입력 : 2018.01.30 19:00
아파트 분양 사상 역대 가장 높은 분양가(3.3㎡당 6360만원)를 책정했던 서울 용산구 ‘나인원 한남’ 아파트의 분양보증이 거절됐다. 분양보증을 받지 못하면 아파트를 분양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30일 주택업계에 따르면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나인원 한남’의 시행사인 대신F&I가 신청한 분양보증 승인 요청을 2개월여 검토 끝에 결국 거절했다.
HUG는 비싼 분양가격이 강남권 등 다른 사업장으로 확산될 경우 집값을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해 분양보증을 내주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HUG 관계자는 “나인원 한남이 분양보증에 필요한 분양가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했다”고 말했다.
HUG가 분양보증을 거절한 것은 2016년 7월 강남구 개포주공3단지를 재건축하는 ‘디에이치 아너힐즈’ 이후 처음이다.
당시에도 HUG는 현대건설이 정한 분양가(3.3㎡당 4310만원)가 너무 높다며 보증서를 발급하지 않았다. 이후 현대건설은 분양가를 조정해 다시 승인받았다. 처음 책정했던 분양가는 당시 강남구 평균 분양가보다 13% 높았다.
대신 F&I는 지난해 9월부터 3개월간 HUG와 실무협의를 거쳐 지난달 초 3.3㎡당 분양가를 6360만원가량(펜트하우스 포함, 제외 시 3.3㎡당 5700만원)으로 정해 분양보증 신청을 했다.
대신F&I는 분양가가 인근 아파트 평균 매매가의 110%를 초과하지 않아야 한다는 HUG 기준에 따라 건너편 ‘한남더힐’ 아파트 평균 시세인 6350만원과 비슷한 수준에서 분양가를 책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HUG는 “기존 최고 분양가를 기록한 서울 성수동 아크로서울포레스트의 3.3㎡당 4750만원을 넘길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남더힐뿐만 아니라 한남힐스테이트 아파트, 주상복합인 리첸시아, 한남동 하이페리온1차, 용산한남아이파크 등을 포함해 총 5곳을 같이 비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HUG는 대신F&I가 합리적 수준으로 분양가를 책정해 재신청하면 보증 발급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대신F&I는 가격을 다시 책정해 재신청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F&I는 분양보증 심사가 늦어지면서 금융비용으로 매일 1억8000만원씩을 지불하고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