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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연립도 양극화… 서울 곳곳 수천만원 뛸때, 지방 대부분 잠잠

    입력 : 2018.01.17 02:56

    서울, 폐철로 공원화·도시재생 등 개발계획 주변 단독주택 급등
    연남동 경의선숲길 옆은 3.3㎡당 9000만원에 거래되기도

    지방 일부선 "빌라 팝니다" 현수막
    경남은 개발 호재에도 큰폭 하락
    충남 연립주택은 7개월째 떨어져

    #1. 16일 오후 서울역 인근 만리동 뒷골목 단층 주택 사이로 알록달록한 외관의 카페들이 보였다. '서울로7017'이 개장한 작년 5월 이후 나타난 변화다. 재작년까지 3.3㎡당 1000만원 수준이던 이 일대 연립·단독주택 가격은 최근 4000만원 선까지 올랐다. 공원 옆 대로변은 3.3㎡당 7000만~8000만원에 달한다. A공인중개사는 "물건이 없어서 못 판다"고 했다.

    #2. 경북 구미시 인동동(仁同洞) 국가산업3단지의 배후 주거지인 인의초등학교 인근 빌라촌. 동네 전봇대마다 세입자를 찾는 전단이 수십 장씩 붙어 있었다. 3~4층 빌라 벽면 곳곳엔 '매매' 현수막이 걸렸다. B공인중개사는 "12억원까지 하던 빌라가 10억원에도 안 나간다"고 말했다.

    단독·연립주택을 카페나 레스토랑으로 개조해 임대하는 게 유행하고, 각종 재개발 사업이 본격화하면서 서울의 단독·연립주택 가격이 오르고 있다.
    단독·연립주택을 카페나 레스토랑으로 개조해 임대하는 게 유행하고, 각종 재개발 사업이 본격화하면서 서울의 단독·연립주택 가격이 오르고 있다. /김연정 객원기자
    지난달 경북 구미시 인동동 주택가에 세입자와 매수자를 찾는 전단이 붙어 있다.
    지난달 경북 구미시 인동동 주택가에 세입자와 매수자를 찾는 전단이 붙어 있다. 지방에서는 각종 혜택을 주겠다고 해도 세입자가 없고 가격도 하락세인 주택이 늘고 있다. / 장상진 기자
    단독·연립주택도 서울과 비(非)서울 간 양극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아파트 평균 매매 가격이 1년 새 10%가량 오른 서울은 단독·연립주택도 5% 가까이 올랐다. 반면 서울 밖, 특히 비수도권 중소 도시는 아파트에 이어 단독·연립주택 가격까지 정체했거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심해진 서울과 지방의 아파트 값 양극화가 단독·연립주택에 대한 투자 심리까지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아파트 값 오른 서울, 단독주택도 올라

    서울 단독주택 평균 매매 가격은 2016년 말 7억1831만원에서 작년 말 7억5185만원으로 올랐다. 상승률은 4.7%에 이른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단독·연립주택 가격은 기본적으로 아파트 가격을 따라간다"며 "서울 아파트에 각종 규제가 가해지자 일부 유동 자금이 단독·연립주택으로 흘러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양지영 R&C연구소장은 "서울 밖 부동산이 내리면서 안전자산인 '서울 땅'에 유동자금이 몰리고 있다"고 했다.

    최근 서울 각지에서 진행되는 고가도로·폐(廢)철로 공원화 사업 등 개발 사업도 가격을 밀어올리고 있다. 경의선숲길 공덕역~서강대 구간 인접 주택가는 상권(商圈)이 활성화하기 시작하면서 집값이 1년 사이에만 20% 이상 올랐다. 지난달에는 연남동 경의선숲길 옆 단독주택이 3.3㎡당 9000만원에 거래됐다. C공인중개사 측은 "집을 상가로 리모델링해 월세 받으려는 사람이 많아 부르는 게 값"이라고 했다.

    2017년 4분기 주요 시·도 연립주택 가격 변동률
    정부의 도시 재생 사업 기대감은 가격 상승세를 더욱 부추겼다. 새 정부가 출범한 지난해 5월부터 4개월간 서울 단독주택 가격 상승률(2.1%)은 이전 4개월 상승률(1.4%)의 1.5배 수준이다. 정부가 8월 "서울 전역을 첫해 도시 재생 대상지에서 제외한다"고 발표했지만, 한번 불붙은 상승세는 쉽게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중산층 은퇴 준비 세대가 가격 상승을 주도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자문센터장은 "월세 소득원을 만들려는 50~60대가 서울 단독·연립주택으로 몰려 가격이 오른다"고 했다.

    지방 주택 상승률 서울의 절반

    아파트 값 하락세가 완연한 지방은 단독·연립주택 가격도 지지부진하다. 지난 1년간 비수도권 지역 단독주택 가격은 2.1% 올랐다. 상승률이 서울(4.7%)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경기도 단독주택 상승률도 2.5%에 그쳤다.

    충남 지역 연립주택 가격 변동률은 작년 5월(-0.05%) 하락세로 돌아선 뒤 7개월째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부산도 작년 12월 연립주택 매매 가격 변동률(-0.06%)이 49개월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미분양 아파트가 전국에서 제일 많은 경남 지역은 6곳이 도시 재생 뉴딜 시범 사업지로 선정되는 등 호재에도 작년 12월 단독주택(-0.31%)과 연립주택(-0.28%) 가격이 대폭 하락했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는 "인구가 감소하는 지방 단독·연립은 재개발 희망이 없는 상태에서 노후화까지 진행되며 가격이 더욱 하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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