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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을 때렸는데, 지방이 쓰러졌다

    입력 : 2018.01.16 03:15 | 수정 : 2018.01.16 08:31

    강남 집값 규제 쏟아내는 사이
    거제 -6.1%, 창원 -5.1%, 구미 -3.8%, 청주 -2.8% '비명'
    "한 주에 1억 뛰는 강남은 딴세상"

    "작년 초 3억2000만원 하던 30평대 아파트를 2억2000만원에 팔겠다고 해도 문의가 없어요. 거래가 완전히 끊겼습니다."(경남 창원시 상남동 M공인중개)

    "아파트값이 수천만원씩 떨어져 전세 보증금을 못 돌려주는 집주인이 생기고 있습니다. 세입자는 '날벼락'을 맞은 거죠."(충남 천안시 두정동 K중개업소)

    정부가 서울 강남 집값 잡기에만 골몰한 사이 지방 부동산 경기는 역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충청·경상권을 중심으로 아파트 매매가와 전세금이 속절없이 떨어지면서 "부동산 경기가 파탄 직전"이라는 위기감이 치솟고 있다. 값을 내려도 사겠다는 사람이 없자 초조한 집주인은 가격을 더 내리는 악순환이다. 비수도권 주민에게 일주일 사이 아파트 값이 수천만원에서 1억원씩 오르는 서울 강남 분위기는 그야말로 '딴 세상 이야기'이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실장은 "정부가 모든 관심을 서울 강남 아파트, 다(多)주택자에게 집중한 것이 문제"라며 "지방은 몇 년 전부터 공급 과잉 등 위기 신호가 나왔음에도 정부는 아무런 관심을 두지 않았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 조사에 따르면 작년 서울 아파트값이 평균 5.3% 오를 때 경남은 3.2% 내렸다. 거제(-6.1%), 창원(-5.1%)은 조선업 불황까지 겹쳐 지역 경제가 붕괴 직전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경북·충북 아파트도 2.8%, 2.4%씩 하락했다. 2015년 3월부터 34개월 연속 아파트값이 내린 경북 구미엔 불황으로 장사를 접는 식당·모텔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신규 아파트 청약시장도 비상이다. 이달 초 전남 강진에서 분양한 '강진 코아루 블루핀'은 194가구 모집에 1·2순위 합쳐 단 7명이 청약했다. 제주 '한림 오션캐슬'(68가구)은 1순위 청약 접수가 '0'이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가 강남 아파트값을 잡겠다고 내놓은 각종 규제 때문에 '기초 체력'이 약한 지방 부동산 시장만 상처를 입는 치명적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전체 시장 흐름을 돌아보면서 정책의 완급 조절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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