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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8.01.11 22:41

    송파구 아파트 1주일새 1.1% 올라… 주간 상승률로는 역대 최대
    준공 30년 돼 재건축 가능해진 아파트 단지 6곳, 1만2000가구
    올림픽선수기자촌 5540가구 중 거래 가능한 매물은 1~2개뿐
    서울시 50층 재건축 허용하며 잠실 집값 상승세에 가속도 붙어

    "집값이 너무 무섭게 오르니까 '정부가 마구잡이로 돈을 찍어내나'라는 생각마저 들었어요."

    11일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작년 5월 대통령 선거 때부터 주변 아파트값이 줄곧 오르기만 했다"며 "새 정부가 줄기차게 대책을 내놓았지만, 잠실 주변은 '무풍지대'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입주한 지 40년이 다 돼가는 28평짜리 아파트가 호가 13억원을 찍었다. 이게 2012년엔 5억원이었다는 게 믿어지느냐"고 했다.

    11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기자촌 아파트 단지 전경.
    11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기자촌 아파트 단지 전경. 작년 1월 9억5000만원이었던 전용 면적 83㎡는 지난 달 12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주완중 기자
    최근 급등세를 보이는 서울 아파트값의 '진앙(震央)'으로 송파구가 꼽힌다. 재건축 단지와 일반 아파트 매매가격 모두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재건축 호재가 있는 대단지가 먼저 시세를 끌어올리면 주변 일반 아파트가 뒤쫓아 오르는 모양새다. 한국감정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송파구 아파트값은 1주일 전보다 1.1%가 올랐다. 한국감정원이 주간 아파트 시세를 조사하기 시작한 2013년 이후 주간 상승률로는 최대 상승률이다.

    잠실 주공 5단지, 1년 만에 4억원 올라

    송파구 아파트 시장의 '대장주'는 50층 재건축을 추진 중인 잠실동 '주공 5단지'이다. 이 아파트 전용면적 82㎡은 지난달 18억6000만원에 거래됐다. 작년 초만 해도 14억원대 후반에 거래되던 것과 비교하면 1년 만에 약 4억원이 오른 셈이다. 8·2 대책 발표 직전인 7월 실거래가(16억7000만원)보다도 2억원 정도 올랐다. 9월 초 서울시가 50층 재건축을 사실상 통과시키면서 집값 상승세에 가속도가 붙었다.

    잠실 주공 5단지 주변 J중개업소 대표는 "지난달만 해도 하루에 30~40통씩 매수 문의 전화가 밀려왔는데, 새해 들어서는 가격이 좀 부담스러운지 20통 남짓으로 줄었다"며 "하지만 거래 가능한 물건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집을 팔려고 내놓았던 사람도 최근 가격이 무섭게 오르니까 매수자가 나타나면 호가를 대폭 올리거나 물건을 거둬들이기 일쑤"라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중개업소 관계자는 "집값이 너무 오르자 정부의 부동산 규제 '타깃'이 될 것을 우려한 재건축조합 측에서 신문이나 방송 인터뷰를 자제하는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 외
    '잠실 엘스' '리센츠' '트리지움' 등 잠실 주공 5단지 인근 일반 아파트 가격도 1년 새 수억원이 올랐다. 올해 입주 10년이 되는 리센츠 전용 84㎡는 지난달 실거래가가 15억원을 돌파했고, 전용 59㎡도 11억원이 넘는다.

    입주 30년 맞은 대단지는 재건축 호재

    송파구에는 올해로 준공 30년을 맞아 재건축이 가능해진 단지가 6곳, 1만2000여가구에 달한다. 그중 눈길을 끄는 것이 방이동 '올림픽선수기자촌'이다. 총 5540가구의 대단지인 데다가 현재 용적률이 137%에 불과해 사업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아파트 전용 83㎡은 지난해 1월 9억5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최근엔 12억8000만원에 팔렸다. 단지 내 중개업소에 따르면 "재건축 호재로 값이 더 오를 것으로 기대감이 팽배해 전체 단지에서 거래 가능한 매물이 1~2개뿐"이라고 말했다. 문정동 '올림픽훼밀리타운'(4494가구)도 올해 말이면 입주 30년이 되면서 집값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박합수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전국 최고 '부촌'인 강남구 진입이 어려운 수요자들이 차선책으로 잠실 등 송파구에 몰리고 있다"며 "삼성동 일대 개발 호재와 휘문고·경기고 등 학군 수요도 집값 상승세를 부추기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박 위원은 "올해 말 가락동 '송파헬리오시티' 9510가구를 비롯해 내년 초 강남구 개포동 일대 재건축 단지 입주가 시작되면 송파구 아파트값도 조정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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