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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 못 추는 다세대∙빌라…경매 몸값도 감정가 30%로 '뚝'

    입력 : 2018.01.03 09:40

    다세대·연립(빌라)이 맥을 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 몇 년간 빌라 주택이 워낙 많이 지어진 데다 잇따른 부동산 대책으로 부동산 경기 전반이 위축되면서 아파트보다 환금성이나 시세 상승 여력이 떨어지는 다세대·빌라 거래도 얼어붙고 있다.

    3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최근 서울 빌라 거래량은 ▲지난해 10월 3287건▲11월 3724건 ▲12월 3695건을 기록하며 지난달까지 석 달 연속 3000건 수준에 머물렀다. 지난해 6~8월 매달 6000건을 넘어섰던 것과 비교하면 반토막에 그친 셈이다.

    연도별로 봐도 감소세는 확연하다. 서울 빌라는 2015년 6만1207건, 2016년에는 6만1595건이 거래돼 2006년 집계 이후 2년 연속 6만건을 넘어섰지만 지난해에는 5만5567건에 그치며 전년보다 5000건 이상 거래가 줄었다.

    경기도 광주시 오포 일대의 한 주택가에 빌라 분양광고가 붙어 있다. /김연정 객원기자
    거래와 수요가 줄면서 경매시장에서 빌라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도 추락하고 있다. 법원경매 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수도권 빌라의 월별 평균 낙찰가율은 지난해 10월까지 꾸준히 85%를 넘어섰지만 11월 84.8%를 기록한 데 이어 12월에는 75.6%를 기록하며 70%대로 주저앉았다. 인천 지역은 지난달 63.8%를 기록해, 70% 선도 무너졌다.

    지난달 28일 네 번째 경매에 부쳐진 인천 남구 용현동의 전용면적 43.9㎡짜리 빌라 사례를 보면 빌라가 얼마나 찬밥 신세를 받는지 짐작할 수 있다. 권리관계가 단순하고 특별한 하자가 없는 물건이었지만 감정가 6300만원의 35%에 불과한 2160만원에 낙찰됐다. 같은 달 12일 다섯 번째 경매가 진행된 전용면적 27㎡의 경기 군포시 산본동 D빌라 역시 감정가(8100만원)에 한참 못 미치는 3317만원에 간신히 주인을 찾았다.

    인천 서구 검암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빌라 물건은 매물로 많이 나왔지만 찾는 사람이 별로 없고, 가격을 시세보다 많이 싸게 내놓아야 겨우 팔린다”면서 “일부 신축빌라의 경우 분양가 아래로 물건을 내놓아도 거래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 몇 년간 수도권을 중심으로 빌라가 워낙 많이 지어진 데다, 정부가 지난해 다주택자를 겨냥한 대책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시세 상승 여력이 약한 빌라부터 먼저 매각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아파트의 경우 서울 지역을 중심으로 최고가를 경신하는 사례가 속속 나오고 있고 위축됐던 거래도 재개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16년 전국에서 준공된 빌라는 12만5590채로, 2002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가장 많다. 이중 80%가 넘는 10만여채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집중됐다. 지난해도 11월 기준 전국에서 9만9917채가 공급돼 10만채를 거뜬히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당분간 빌라시장에 부는 한파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빌라는 보통 아파트의 대체재 역할을 하는데, 올해만 44만가구에 육박하는 아파트가 전국적으로 입주를 시작할 경우 빌라 인기가 상대적으로 시들할 수밖에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전문위원은 “전세난 여파로 빌라가 한동안 전성시대를 맞았지만, 지난해부터 입주물량이 풀려 전세시장이 숨통이 트이면서 빌라가 찬밥신세에 처했다”면서 “빌라와 비슷한 기능을 가진 오피스텔도 공급과잉 상황이고, 공공주택 또한 앞으로 100만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라 다세대∙빌라시장은 겹악재를 맞은 셈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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