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 메뉴 건너뛰기 (컨텐츠영역으로 바로 이동)

"안 오른다더니…" 완전히 빗나간 집값 전망

    입력 : 2018.01.03 06:31

    “올해 집값은 오를까, 내릴까.”

    새해 부동산 시장에 대해 가장 궁금한 걸 꼽으라면 역시 집값 전망을 빼놓을 수 없다. 그러다보니 각종 연구기관들은 연말 연초가 되면 어김없이 새해 집값 전망치를 발표한다.

    그런데 이런 전망치는 과연 얼마나 적중했을까. 땅집고가 부동산 관련 연구기관들의 지난해 주택시장 전망치와 실제 집값 변동률을 분석해 봤다.

    연구기관들이 족집게는 아니지만,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전망치가 실제와는 큰 차이를 보이며 빗나갔다.

    2017년 지역별 아파트 매매·전세 상승률. /자료=한국감정원
    ■크게 빗나간 서울·수도권 전망치

    먼저 2017년 실제 집값 변동률을 살펴보자.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집값은 1.0% 소폭 올랐다. 서울의 상승률은 이보다 높은 3.82%, 수도권은 2.38%였고, 5대 광역시는 0.92%, 지방은 -0.3%였다. 아직 12월 통계치가 나오지 않아 11월말까지 반영된 숫자다.

    다음으로 언론매체 등에 발표한 연구기관들의 집값 전망이 실제와 얼마나 일치했는 지를 기관별로 살펴봤다.

    2017년 주택시장 연구기관 전망치와 실제 상승률. /각 기관, 한국감정원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산업연구원(이하 주산연)은 2017년 수도권의 주택 가격이 0.5% 상승, 지방은 0.7%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와 비교하면 서울·수도권의 강한 상승을 예측하지 못했던 셈이고, 지방도 예측보다는 조금 상승했던 셈이다. 하지만 수도권과 지방의 온도 차가 나타날 것이란 예측 자체는 적중했다.

    전세는 수도권이 0.7%, 지방이 0.2% 각각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는 수도권 전세 상승률은 이보다 높았고, 지방은 하락했다.

    건설산업연구원

    건설산업연구원(이하 건산연)은 2017년 수도권 주택 가격이 보합, 지방은 1.5% 하락할 것으로 각각 예측했다. 역시 서울·수도권 집값이 많이 오르리란 걸 예상하지 못했던 셈이다. 전세는 전국적으로 1%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 역시 실제(0.64% 상승)와는 달랐다.

    한국감정원

    한국감정원은 수도권과 지방을 나눠서 예측하지 않고, 전국 주택가격이 0.2% 하락할 것으로 봤다. 그러나 전국 집값은 1.0% 상승했으니 예상이 크게 빗나간 셈이다. 전세는 0.3% 상승할 것으로 점쳤는데 실제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수도권 ‘예상 외’ 상승 이유

    2017년 서울·수도권 집값 상승세는 연구기관들에게는 예상치 못했던 결과다. 특히, 작년 8월 전격 발표된 ‘8·2 부동산 대책’이 기존에 예상치 못했던 초강력 규제를 다수 포함했던 것을 감안하면 서울·수도권의 상승세는 그야말로 예상 밖의 결과였던 셈이다.

    2017년 8·2대책 전후 지역별 아파트 매매·전세 상승률. /자료=한국감정원

    만약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 재지정, 양도소득세 중과(重課) 등 8·2 대책의 강력한 규제가 발표되지 않았다면 서울을 중심으로 한 집값 상승률은 이보다 더 높았을 공산이 크다. 8·2 대책 발표 전까지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이미 3.13%에 달할 만큼 가팔랐기 때문이다. 반면 8·2대책 후 11월까지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0.67%에 머물렀다.

    지난해 서울과 수도권이 예상보다도 훨씬 강한 상승세를 나타낸 배경에는 서울의 주택 보급이 여전히 부족하고, 개발이 중심되는 서울의 집값은 앞으로도 떨어질 리 없다는 ‘서울 불패론’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올해 주택 시장 규제가 ‘다주택자’를 표적으로 하면서, 다주택자들이 외곽이나 지방의 주택을 처분하고 중심지 한 채에 집중한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앞으로 인구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지방은 비관론이 점차 대두하고 있어 양극화가 심해졌다는 것이다.

    또 연구기관들은 공통적으로 작년 하반기부터 입주 물량 증가로 수도권 외곽과 지방 중심으로 전세금이 하락하는 역(逆) 전세난이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이 역시 아직은 본격적으로 나타나지 않고 있다. 건산연은 2017년 전망 자료에서 “하반기 이후 준공물량이 크게 늘면서 주택 소유주가 임차인 모집에 어려움을 겪게 되고, 새 아파트 분양 계약자들이 기존 주택을 팔지 못해 재고주택은 물론 신규주택 시장까지 리스크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2017년 하반기 지역별 전세금 상승률. /자료=한국감정원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들어 전세금 급락 현상은 지방에만 국한되고 있다. 작년 6월 이후 수도권 전세금은 0.75% 올랐다. 경기도 역시 0.52% 상승했다. 반면 이 기간 경남(-3.16%), 경북(-1.38%), 충남(-0.9%), 울산(-0.84%) 등 지방의 하락세는 뚜렷했다.

    ■“올해도 ‘양극화’는 계속될 것”

    작년 예상이 빗나간 것을 지켜본 연구기관들은 새해 주택시장에 대해 어떤 전망을 내놓고 있을까.

    각 기관들이 내놓은 2018년 집값 전망치는 2017년과 매우 비슷하다. 주산연은 수도권 0.8%, 지방 -0.5%로 내다봤다. 건산연은 수도권 보합, 지방 -1.0%로 예상했다.

    하지만 두 기관 모두 1년 전 전망과 가장 큰 차이는 서울과 지방의 차이가 크게 벌어질 것이란 단서를 달았다는 점이다. 주산연은 “서울의 강세가 수도권 상승세를 이끌 것”이라며 “지방은 대량 입주가 본격화하고 지역 경제도 침체해 하반기에 후퇴기로 진입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서울 집중 현상'을 더 극단적으로 점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내년에 서울이 5% 넘게 상승하고, 지방은 1% 안팎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유진투자증권은 '서울 집값 12% 상승'을 예측했다. 서울의 상승세는 소폭의 금리 인상이나 정부 규제로는 꺾을 수 없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은 “전국적으로 아파트 입주 물량이 많지만 서울은 재건축 이주 수요에 각종 규제로 인한 공급 감소까지 겹쳐 양극화가 심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전 기사 다음 기사
    sns 공유하기 기사 목록 맨 위로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