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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갑질에 분노한 부동산 중개업계, 매물 광고 전면 중단

    입력 : 2017.12.14 15:25 | 수정 : 2017.12.14 15:26

    포털사이트 네이버가 운영하는 부동산 서비스에서 최근 세종시와 서울 목동 지역의 아파트 매물이 한꺼번에 사라졌다. 이 지역의 부동산 공인중개사들이 네이버가 지난달부터 시작한 ‘우수중개업소 인증제’에 반발해 매물 광고를 전면 중단한 탓이다.

    지난달 15일부터 시작한 우수중개업소 인증제는 “허위매물 광고를 없앤다”는 취지로 현장확인 물건을 많이 등록하면 '우수중개업소'로 선정하고 네이버 화면 상단에 노출해 광고 효과를 높여주는 제도다. 문제는 우수업체가 되려면 현장확인 매물 광고를 더 많이 해야 하기때문에 결과적으로 광고를 많이 하는 업소가 우수중개업소로 인증받는 구조라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포털의 ‘갑질’에도 울며 겨자 먹기로 비싼 돈을 주고 광고했던 중개사들이 적극 동참하면서 이번 광고 중단 사태가 전국으로 확산할 조짐도 보이고 있다.

    14일 부동산 중개업계에 따르면 서울시 양천구 목동과 세종시에서 공인중개사들이 네이버에 광고하는 매물을 대부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14일 오후 현재 네이버 부동산에 올라온 목동 신시가지 5단지 매물은 5건 뿐이다. /네이버 부동산

    이날 오후 현재 네이버 부동산에서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를 검색하면 1848가구인 5단지를 통틀어 전세 5건만 검색된다. 다른 아파트도 비슷하다. 6단지(1368가구)는 전체 매물이 7건, 7단지(2550가구)는 28건에 불과하다.

    다음 부동산 등 다른 포털사이트의 부동산 매물 서비스에는 단지별로 최소 300건 안팎 매물이 등록돼 있는 것과 비교하면 90% 이상의 매물이 철회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목동 신시가지 1~7단지에서 영업하는 중개업소 100여곳이 올 연말까지 네이버 매물을 올리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했다.

    세종시에서도 같은 이유로 중개사들이 집단으로 네이버 광고 중단을 선언했다. 네이버에 올라온 세종시 아파트 매물 광고는 이달 초 9000여건에서 현재 750건 안팎으로 90% 이상 줄었다.

    세종시 아파트 전경. /신현종 기자

    세종시 중개업소들의 네이버 매물 광고 중단은 중개사협회 세종지부 결정에 따른 것으로, 900여개 중개업소 중 80% 정도가 동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시 한 부동산 공인중개사는 "우수업체로 선정되기 위해 서로 경쟁하다 보면 광고비가 끝도 없이 오를 수 밖에 없다"며 "결국 네이버에 광고를 많이 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갑질'과 다름없는 것 아니냐"고 했다.

    부동산 중개업소의 반발에 놀란 네이버가 제도를 폐지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업계의 반발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네이버 광고 중단을 전국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협회 관계자는 “중개업소가 개별적으로 포털사이트에 대응하기 어려운 만큼 협회 차원에서 적극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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