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7.11.30 03:11
[주거복지 로드맵] 공공택지 9개 지구 우선 공개
- 수도권 8곳 모두 그린벨트 지역
시세 80% 신혼주택 1만가구 포함, 전문가 "그린벨트 8곳 입지 좋아"
경북 경산에 1만900가구도 추가… 전국엔 16만가구 규모 공공택지
- 수도권 집값에 영향은
그린벨트, 서울 중심서 15~23㎞… 더 먼 동탄2·양주 집값 변수로
시세 차익 큰 '로또 분양' 될 수도
◇성남 금토·복정, 구리 갈매 주목
국토교통부는 이날 "전국 곳곳에 16만가구가 입주할 수 있는 공공택지 40여곳을 새롭게 만들겠다"면서 9개 지구를 우선 공개했다. 성남 금토, 성남 복정, 의왕 월암, 구리 갈매역세권, 남양주 진접2, 부천 괴안, 부천 원종, 군포 대야미, 경산 대임 등이다. 이 중 경북 경산 대임지구를 제외한 수도권 8개 지구는 모두 그린벨트다. 판교신도시와 인접한 금토, 위례신도시와 인접한 복정, 남양주 별내신도시·다산신도시와 가까운 구리 갈매 등이 주거 환경 면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국토부는 8개 지구에 신혼부부를 위한 임대·분양 주택 신혼희망타운 1만200가구를 포함, 4만가구를 지을 계획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센터장은 "그린벨트 해제 대상 지역은 입지가 좋은 편이라 개발했을 때 집값 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도 "실제 입주까지는 적어도 5년 이상 걸리기 때문에 당장 시장에 충격을 줄 정도는 아니다"고 말했다. 실제 경기 수원 광교신도시는 2004년 지구 지정된 뒤 입주는 2011년 6월에 이뤄졌다. 위례신도시도 2008년 계획안이 만들어진 뒤 입주까지 5년 걸렸다.
그린벨트 해제 규모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아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도 있다. 이번에 1차로 해제하기로 한 그린벨트 면적은 4.8㎢. 반면 2008년 이명박 정부가 추진했던 보금자리주택 그린벨트 해제 규모는 100㎢였다. 한 전문가는 "특히 서울 시내 집값은 거의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분양 '로또'화·환경단체 반대 등 과제
향후 추가로 지정할 30여곳의 택지 지역에도 관심이 쏠린다. 수도권 그린벨트 8곳만큼 조건이 좋은 곳은 찾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그린벨트 해제가 기존 수도권 신도시 집값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번에 해제 대상인 수도권 그린벨트는 서울 중심에서 반경 15~23㎞ 사이. 그런데 개발 중인 검단·김포·동탄2·양주 등 기존 신도시·택지지구는 그보다 먼 30~40㎞ 정도에 자리 잡고 있다. 더욱이 동탄2신도시 등 일부 지역은 올 하반기 대규모 입주가 시작되면서 가격 하락이 시작된 상태. 심교언 건국대 교수는 "이명박 정부 시절 강남 그린벨트에 보금자리주택을 쏟아내면서 김포신도시 등에 미분양이 속출했던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공공 분양이 '로또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신혼희망타운은 도시 근로자 평균 소득의 120% 이하(올해 3인 이하 가구 기준 월 586만원 이하)인 결혼 7년차 이내 신혼부부가 시세 80% 가격에 분양받을 수 있다. 과거 서울 강남·서초 등 보금자리지구에 들어선 공공 분양 아파트는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분양했지만 주변 시세만큼 가격이 올라 막대한 시세 차익을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9월 4억4000만원에 분양한 공공 분양 아파트 '강남데시앙포레'(전용 84㎡ 기준)는 올 3분기 10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추진 과정에서 반대도 예상된다. 그린벨트를 푸는 과정에서 시민, 환경 단체가 반발할 가능성이 크다. 2015년 박근혜 정부가 기업형 민간 임대주택 사업을 위해 그린벨트 해제를 추진하자 환경운동연합 등이 "그린벨트는 미래 세대를 위해 반드시 물려줘야 할 녹색 공간"이라며 강력하게 반발한 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