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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다주택자 대출 반토막난다…임대업자도 돈빌리기 어려워

    입력 : 2017.11.26 15:16

    대출을 받기 위해 시중은행 창구에서 상담을 받고 있는 고객들.

    내년 1월부터 이미 집을 담보로 대출받은 채무자가 추가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려고 하면 대출 가능 금액이 지금보다 최대 절반 이하로 줄어든다. 반면 젊은층과 신혼부부는 상대적으로 대출 한도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금융위원회는 다(多)주택자와 임대사업자에 대한 금융권 대출을 강력하게 규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10·24 가계부채 종합대책’의 후속 대책을 26일 발표했다. 신DTI(총부채상환비율), DSR(총체적상환능력심사제) 등에 대한 세부 기준을 담은 대출 규제 방안(금융회사 여신심사 선진화 방안)을 내놨다. 내년 1월부터 이 같은 규제를 시중은행에 적용할 방침이다

    ■1월부터 신(新) DTI 적용…이자와 원금 함께 고려해 추가 대출

    이번 대출 규제의 목표는 은행의 여신심사 기준을 지금보다 엄격하고 까다롭게 만들어 가계와 임대사업자가 지금보다 대출을 받기 어렵게 하는 것이다.

    먼저 내년 1월부터 기존 DTI 산정방식을 개선한 ‘신 DTI’를 도입한다. 현재 DTI는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한도를 정할 때 기존 대출의 경우 이자상환액만 반영하지만, 신DTI는 기존 대출의 이자는 물론 원금까지(원리금) 고려해 대출 한도를 정한다.

    이렇게 되면 집을 여러 채 가진 사람이 추가 대출을 받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할 수 있다.

    대출자의 소득을 산정할 때 최근 2년간 소득을 기준으로 삼기로 했다. 예외적으로 소득이 없는 퇴직자 등의 소득을 산정할 때는 연금납부액 등 ‘인정 소득’과 카드사용액 등 ‘신고소득’도 인정한다. 다만, 공신력을 높이기 위해 인정소득은 5%, 신고소득은 10%를 차감해 소득으로 인정하고, 소득 인정 기준도 최대 5000만원까지 인정하기로 했다.

    ■연봉 7000만원, 추가 대출한도 3억8900만원→1억8400만원으로

    주담대를 2건 이상 보유했다면 DTI 산정 시 모든 주담대 원리금 상환부담액을 반영한다. 여러 건의 주담대를 받는 경우 두번째 주담대부터는 만기를 15년으로 제한한다. 대출 상환 기간을 30년으로 길게 설정하면 DTI 적용을 피할 수 있는데, 이를 막기 위한 조치다.

    예를 들어 1억8000만원의 주택담보대출 1건(20년 균등분할상환, 금리 3.5%)을 갖고 있는 연소득 7000만원의 A씨가 만기 30년으로 청약조정대상지역에 있는 집을 사기 위해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려 한다고 가정하자.

    이 경우 A씨가 이미 보유한 주택을 2년 내에 팔겠다는 조건을 달면 A씨는 최대 2억9700만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 지금은 3억8900만원까지 가능하다. 새 규제로 대출 금액이 9200만원 줄어든 것. A씨가 기존 주택을 팔지 않겠다고 하면 두번째 대출 만기는 15년이 한도다. 이렇게 되면 대출 가능 금액이 1억8400만원까지 줄어든다. 결과적으로 2주택자가 추가로 대출받는 경우 대출 가능금액이 절반 이상 줄어드는 것이다.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늘어나는 경우도 있다. 장래소득 상승이 예상되는 경우다. 현재는 만 40세 미만 무주택 근로자만 장래예상소득을 반영해 대출 금액이 늘어난다. 앞으로는 차주의 연령 제한 없이 2년간 근로소득 증빙자료를 제출한 차주의 장래소득 증가가 예상되는 경우에도 증가분을 반영하기 때문에 대출한도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실수요자 보호를 위해 청년층과 신혼부부는 2년간 증빙소득을 확인하지 않고도 일반 대출신청자보다 높은 증액한도를 인정하기로 했다.

    주택담보대출 뿐 아니라 마이너스 통장을 포함한 ‘모든 대출’의 원리금을 포함해 대출 한도를 산정하는 DSR은 내년 하반기 은행권부터 도입된다.

    내년 1월부터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대폭 강화된다.

    ■내년 3월부터 부동산 임대사업자 대출도 줄어

    부동산 임대업에 대한 대출 규제도 강화된다. 내년 3월부터는 부동산임대업 여신심사 시 RTI(임대업이자상환비율)를 산출해 대출 적정성 여부를 심사하게 된다. RTI 는 부동산임대업 여신 심사시 연간 임대소득 대비 이자비용이 얼마나 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일반 개인 고객은 소득과 대출 원리금을 비교해 대출 금액을 제한하는 것처럼, 임대사업자에 대해서는 주택과 건물을 빌려주고 받는 임대 소득과 대출 이자를 비교해 대출 금액을 제한하는 것이다. 정부는 RTI 기준으로 주택 1.25배, 상가 등 비주택은 1.5배를 제시했다.

    금융위가 시중 은행에 의뢰해 RTI 도입 시 영향을 분석한 결과, 주택임대업 RTI 1.25배 적용 시 2014~2017년 부동산임대업 대출의 21.2%가 기준에 미달했다. 결과적으로 임대사업자에 대한 대출 금액은 지금보다 크게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중순부터 이미 금융당국이 구두(口頭) 개입으로 은행들은 임대사업자에 대한 대출 규제에 나선 상황이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임대사업자에 대한 대출 중단 등의 사태는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형주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과장은 “RTI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 해도 대출이 안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기준 미달 시에도 심사의견을 별도로 기재하고 금융회사가 사전에 설정한 한도 내에서 취급은 가능하다”고 했다.

    이번에 발표한 여신심사 선진화 방안은 은행권에 우선 적용하고, 저축은행 등 2금융권에 도입 여부에 대해서는 대출 증감 추이와 정책 효과 등을 지켜보며 추후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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