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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 10분, 강남 25분…수지 원룸촌이 뜬다

    입력 : 2017.11.21 06:31

    2016년 1월 개통한 신분당선 수지구청역. /이윤정 기자

    “집 앞 수지구청역에서 신분당선 지하철을 타면 회사가 있는 판교까지 10분이면 도착해요. 집에서 나와 회사 사무실 책상에 앉는 시간을 합해도 30분이면 충분하죠. 야근이 많은 직업이어서 길에서 버리는 시간이 많았다면 몸이 버텨내질 못했을 거에요.”

    경기도 성남시 판교신도시의 IT(정보기술) 업체에서 근무하는 이모(30·남)씨. 1년 전 취업에 성공한 후 신분당선 수지구청역 앞 원룸에서 자취를 시작했다. 인천에 살면서 대학원까지 졸업했지만 판교 출퇴근은 도저히 불가능할 것 같아 부모님과 상의 끝에 독립을 결정했다. 그는 “오히려 서울에서 출퇴근하는 직장 동료들을 보면 이사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경기 용인시 수지읍 풍덕천동 일대가 새로운 원룸타운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신분당선 지하철 수지구청역이 뚫리면서 분당·판교는 물론 서울 강남권 출퇴근이 편리해지면서 직장인 주거 수요가 몰리고 있다. 실제 수지구청역에서 지하철을 타면 판교까지 10분, 강남까지 25분이면 각각 도착한다. 분당이나 강남보다 원룸 임대료도 싸다.

    원룸주택 투자 문의도 빗발치고 있지만 매물을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 수준이다.

    수지구청역에서 나와 수지구청 뒤쪽으로 가면 원룸촌이 형성돼 있다. 대부분이 다가구주택이다./이윤정 기자

    ■신분당선 개통 이후 치솟은 몸값

    수지구청역 일대 원룸촌은 2년전만해도 관심 지역이 아니었다. 수지구의 중심지역이지만 교통이 불편했다. 지하철을 타려면 분당 구미동의 오리역까지 20분 정도 버스를 타고 했다. 분당선이 연장돼 생긴 죽전역도 버스를 타고 가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지난해 1월 신분당선 수지구청역이 개통하면서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 지하철역이 걸어서 5분쯤 걸리는 초역세권으로 탈바꿈한데다, 업무중심지구인 판교신도시와 강남까지 30분 이내 출퇴근이 가능해진 것.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이전엔 죽전디지털밸리에 근무하는 직장인과 단국대 죽전캠퍼스 학생들이 많이 살았는데 신분당선이 뚫린 이후 판교, 강남 출퇴근 직장인들이 훨씬 많아졌다"며 "수요가 워낙 많아 방을 내놓기만 하면 바로 계약된다"고 했다.

    수지구청역 앞 로얄스포츠센터사거리. 이 일대 최대 상권이다. /이윤정 기자

    생활편의시설이 많은 것도 인기 요인이다. 수지구청역이 있는 로얄스포츠센터사거리와 현대그린프라자삼거리는 상권이 어느 정도 형성돼 있어 유동인구가 많다. 수지구청 맞은편 롯데마트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다. 더 필요하면 지하철을 타고 분당신도시로 나갈 수도 있다.

    원룸 수요가 늘어나면서 이를 겨냥한 대형 오피스텔도 대거 들어서고 있다. '수지풍덕천 한샘더랜드마크(400실)는 입주가 1년 이상 남았지만 완판(完販)된 것으로 알려졌다. 풍덕천동 뿐만 아니다. 성복역 일대에도 오피스텔 개발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8월 ‘수지e편한세상시티’(280실)가 입주한데 이어, ‘성복역롯데캐슬골드타운’(375실)이 2019년 6월 입주를 앞두고 한창 공사 중이다.

    임대료는 강남이나 판교보다 훨씬 싸다. 다가구주택 원룸의 경우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35만~45만원, 오피스텔 원룸의 경우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60만~70만원이다. 판교(평균 월세 70만원), 강남(평균 월세 100만원)과 비교하면 절반 이하 수준이다.

    전세도 비교적 저렴하다. 다가구주택의 경우 원룸 전세는 평균 1억2000만원, 투룸 전세는 1억원 중반~2억원 초반이다. 오피스텔 원룸 전세는 1억2000만~1억3000만원선이다.

    풍덕천사거리에서 한창 공사 중인 한샘더랜드마크. 400여실 규모인데 완판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윤정 기자

    ■“다가구주택 매물 없어…1채당 10억대 호가”

    “판교, 강남 직장인들이 워낙 많다보니 공실이 아예 없다. 투자 문의는 계속 들어오는데 이곳 수익률이 워낙 좋다보니 물건 내놓는 집주인들이 없다.”

    수지구청 일대 원룸타운에 대한 투자 문의도 이어지고 있다. 현지 부동산 공인중개사들에 따르면 이곳 원룸주택은 주로 지상 3~4층 다가구주택으로 적게는 5가구, 많게는 24가구가 들어간다. 1층을 상가로 넣는 이른바 상가주택도 많다.

    원룸주택은 평균 10억원대 중후반을 호가한다. B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전세를 많이 낀다고 하면 자기자금 2억~3억원 정도에도 살 수 있다"고 했다. 14억원대인 상가주택의 경우 1층 상가를 제외한 원룸 5가구를 모두 전세로 놓으면 보증금으로 6억원 정도를 받을 수 있다. B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아무래도 안전하게 투자하려면 70%(10억원) 정도는 자기자금으로 넣는 것이 좋다"고 했다.

    수지구청 원룸촌은 대형 상권 바로 옆에 있어 1층을 상가로 쓰는 상가주택이 많다 ./이윤정 기자

    자금력이 부족하면 오피스텔을 사는 것도 방법이다. 수지샤르망 전용 29㎡는 1억4000만~1억6000만원, 수지푸르지오월드마크 전용 38㎡는 1억8000만원 안팎에 거래된다. 한샘더랜드마크 전용 6.49㎡는 1억7000만~1억8000만원이다.

    수지구청 인근 원룸의 투자수익률은 평균 연 5~7%선이다. C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다가구주택 원룸의 경우 월세가 다른 지역보다 높은 편은 아니지만, 공실이 없어 수익이 꾸준하다"고 했다. 다만 초기 자기자본을 얼마나 투자하냐에 따라 수익률은 달라질 수 있다. D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건물을 통째로 사든, 오피스텔 1실을 사든 수익을 내려면 전세 비중은 줄이고 월세 비중을 높여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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