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7.11.06 14:26
다가구·다세대 주택의 소유주가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면 기존 은행 대출을 낮은 금리의 대출로 바꿔주는 방안이 추진된다.
국토교통부는 기존 매입형과 리모델링형으로 구성된 '집주인 임대주택' 사업에 2018년부터 융자형 사업을 추가할 계획이라고 6일 밝혔다.
새로 추진되는 융자형 사업은 다가구·다세대 집주인에게 저리의 주택도시기금을 빌려줘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의 기존 대출을 갚도록 도와주고 정식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집주인은 대출금 상환 부담을 덜고 정부는 공적 임대주택을 더욱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 집주인 임대주택 사업은 다가구·다세대 집주인에게 연 1.5% 수준의 낮은 금리로 주택도시기금을 빌려줘 주택을 리모델링하거나 매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이를 관리하면서 임대 주택으로 공급하고 확정 수입을 집주인에게 주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융자형 사업은 주변 임대료 시세의 85% 수준으로 저렴하게 공급된다는 점에서 기존 매입형·리모델링형 사업과 같다. 그러나 융자형 사업은 LH가 임대관리를 맡는 대신 집주인이 임대사업자로 등록해 직접 임대사업을 한다. 대신 8년간 임대해야 하고, 전자계약시스템을 의무적으로 사용하고 임대료 인상 제한 규제도 받는다. 원한다면 기존 사업처럼 LH에게 관리를 위탁할 수도 있다.
국토부는 내년에 2500억원을 투입해 융자형 사업을 6000실 규모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인 지원 금리나 입주 자격은 확정되지 않았다.
지난해부터 추진된 집주인 임대주택 사업 실적은 좋지 않다. 올해까지 편성된 예산은 1314억5000만원이지만, 지난 10월 말 집행된 금액은 11억9500만원으로 1%에도 못 미쳤다. 사업자 선정 건수는 리모델링형이 71건, 매입형이 28건에 그쳤다.
매입형과 리모델링형 사업 실적이 떨어지는 것은 집주인 선정과 설계·시공 또는 매입, 입주자 모집 등 복잡한 단계를 거쳐야 하고 자격이 맞는 집주인을 찾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융자형 사업은 집을 매입하거나 수리할 필요 없이 기존 대출 문제를 해결해주기만 하면 돼 절차가 복잡하지 않다.
국토부 관계자는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등으로 인해 은행 이자가 부담스러운 다가구, 다세대 집주인들이 대출 부담을 줄이는 대신 임대주택 사업자로 등록하게 해 공적 임대를 확충하자는 취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