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7.10.30 01:14
분양가 상한제 변천사
분양가 상한제는 부동산 경기의 부침(浮沈)과 집값 등락에 따라 제도의 시행과 폐지가 여러 차례 반복됐다. 정부가 주택 분양 가격을 처음 통제한 것은 1977년이다. 중동 건설 시장에서 벌어들인 자금이 부동산 시장에 유입되면서 아파트값 급등이 사회문제로 떠오른 시기였다. 당시 정부는 모든 신축 주택에 대해 일률적으로 3.3㎡당 55만원으로 상한가를 적용했다.
이런 획일적 규제로 분양 가격과 시장 가격의 괴리가 심해졌고, 1981년 전용면적 84.9㎡ 이상 민간 아파트는 분양가를 자율화했다. 하지만 분양 당첨만 되면 막대한 시세 차익을 거두는 부작용은 여전했다. 또한 주택 공급이 위축돼 1980년대 말 전세금 폭등 등 '부동산 대란'이 일어났다.
주택 200만호 건설을 추진한 노태우 정부는 건설업계 요구를 받아들여 1989년 11월 분양가 상한제를 폐지하고, 분양가를 택지비와 건축비에 연동하는 원가 연동제를 시행했다. 하지만 분양가 규제가 시장경제 논리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고, IMF 외환 위기로 건설사 도산, 미분양 급증 등 부동산 경기가 바닥으로 떨어지자 분양가 자율화가 도입됐다. 1998년 2월 민간 택지에 공급하는 아파트 분양가가 자율화됐고, 1999년 1월 국민주택기금 지원을 받는 일부 소형 아파트를 빼고는 분양가 규제가 사실상 폐지됐다.
2000년대 들어 주택 경기가 살아나면서 분양가 규제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부동산과 '전쟁'을 치렀던 노무현 정부는 2005년 3월 분양가 상한제를 다시 도입했다. 당시 정부는 무주택 서민의 내 집 마련 어려움과 건설사의 폭리 등을 이유로 공공 택지에 짓는 전용 85㎡ 이하 주택의 분양가 규제에 들어갔다. 2006년 2월에는 공공 택지 내 전용 85㎡ 초과 주택에도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됐고, 이후 주택법을 개정해 2007년 9월부터 모든 공동주택으로 분양가 상한제 적용 대상을 확대했다.
이후 세계 금융 위기로 부동산 경기가 침체하면서 적용 대상이 줄기 시작했고, 박근혜 정부 때인 2015년 4월 민간 택지 아파트에 대한 분양가 상한제가 사실상 폐지됐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 9월 8·2 부동산 대책 후속 조치로 민간 택지의 분양가 상한제 적용 요건을 대폭 완화해 '부활'을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