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7.10.28 06:45
“용산공원 만들려면 앞으로 최소 10년은 걸리겠죠. 그래도 주민들은 미군부대가 떠난 이후의 미래에 대한 기대감이 정말 큽니다.”
지난 25일 서울 용산구 용산동의 고급 주상복합 아파트인 ‘파크타워’. 용산공원 조성 예정지가 바로 코앞이었다. 미군기지가 올해 이전을 시작하고 공원 조성 사업도 내년에 첫삽을 뜨면서 주민들도 한껏 기대에 부푼 모습이다. P부동산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8·2대책이 나왔지만 집값이 3.3㎡(1평)당 4000만원대에서 꿈쩍도 안한다”면서 “공원이 잘 보이는 집은 매물도 없지만, 1억5000만원 이상 더 줘야 할 만큼 공원 프리미엄이 강하다”고 했다.
미군기지 이전이 본격화하면서 서울 강북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핫 플레이스로 떠로은 용산구 한강로 일대에는 어떤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을까. 땅집고 취재팀이 현장을 찾아본 결과, 최근 ‘8·2 대책’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가격은 강세를 유지하고 있었다. 다만 투자 수요가 줄어들면서 거래는 급감했다.
지난 25일 서울 용산구 용산동의 고급 주상복합 아파트인 ‘파크타워’. 용산공원 조성 예정지가 바로 코앞이었다. 미군기지가 올해 이전을 시작하고 공원 조성 사업도 내년에 첫삽을 뜨면서 주민들도 한껏 기대에 부푼 모습이다. P부동산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8·2대책이 나왔지만 집값이 3.3㎡(1평)당 4000만원대에서 꿈쩍도 안한다”면서 “공원이 잘 보이는 집은 매물도 없지만, 1억5000만원 이상 더 줘야 할 만큼 공원 프리미엄이 강하다”고 했다.
미군기지 이전이 본격화하면서 서울 강북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핫 플레이스로 떠로은 용산구 한강로 일대에는 어떤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을까. 땅집고 취재팀이 현장을 찾아본 결과, 최근 ‘8·2 대책’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가격은 강세를 유지하고 있었다. 다만 투자 수요가 줄어들면서 거래는 급감했다.
■8·2대책에도 가격 강세, 거래는 뜸해져
용산공원 예정지에서 서쪽으로 용산역까지 이어지는 대로변에 들어선 ‘파크타워’‘용산 시티파크’‘용산 아스테리움’ 등 고층 주상복합들은 올 들어 몸값이 줄줄이 올랐다.
‘파크타워’의 경우 올 상반기에만 매매가격이 1억원 이상 올랐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 아파트 전용면적 131㎡(34층)는 지난 4월 15억5000만원에 매매가 이뤄졌지만, 석달 후인 7월에는 36층이 18억원에 팔렸다. 거래량도 작년까지 월 평균 2~3건에 그쳤지만 올해는 7월 한달에만 17건이나 계약됐다.
다만 최근 단기 급등한 가격과 8·2 대책으로 인해 거래는 크게 줄었다. 올 8월 거래량이 단 1건에 불과하다. 그렇다고 집주인들이 매물 가격을 낮추지는 않고 있다. 용산동의 B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요즘 아파트 매수 문의가 거의 사라지다시피 했다”면서도 “8·2 대책 직전에 매물이 대부분 소진된데다 아파트 소유자들이 돈많은 부자여서 매물 가격을 내리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동부이촌동도 상황은 비슷하다. 상반기까지 집값이 크게 올랐고 거래도 활발했다가 8·2 대책 발표 이후로 거래가 뜸해졌다. 이촌동 한가람아파트 전용면적 59.8㎡는 올 1월 7억2000만원(13층)에 거래됐는데, 올 7월엔 최고 8억5000만원(13층)에 팔렸다. 반 년 만에 1억원 이상 오른 셈이다.
하지만 8·2 대책의 충격으로 거래는 뚝 끊어졌다. 한강로 일대 공인중개사들은 올 상반기에는 한 달 평균 100건 정도 아파트가 거래됐는데 8·2대책 발표 이후에는 5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고 한다. 다만 집주인들이 매도 호가를 낮추지 않아 급매물만 거래된다. 정두식 한강수부동산 대표는 “미군기지가 옮겨가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주민들 기대감이 더 높아져 아주 급한 사람이 아니면 아예 매물을 내놓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올해 5월과 8월에 각각 입주한 주상복합 아파트인 용산구 한강로동 ‘래미안 용산’과 ‘용산 푸르지오 써밋’의 경우 일시적인 공급 과잉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시세보다 월세를 낮춰도 세입자를 구하기 어렵다. R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전용 50㎡ 오피스텔의 경우 2~3개월전까지 월세가 160만원 정도였는데 최근130만원까지 낮춰도 임차인을 구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용산은 10년 후 내다보는 투자자 많아”
이촌동 일대 노후 아파트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용산국제업무지구·용산공원 등 대형 개발 호재가 있는데다 한강 조망권이 좋기 때문이다.
서울시가 2007년 국제업무지구와 통합 개발한다는 방침을 정하면서 재건축 사업 추진이 중단됐던 서부이촌동 일대는 2013년 국제업무지구 사업이 좌초하면서 다시 개발이 가능해졌다.
곤두박질쳤던 서부이촌동 재건축 아파트 가격도 상당부분 회복했다. 이촌동 북한강성원아파트 전용 59㎡(20층)는 지난 6월 8억2800만원에 거래됐다. 2007년 10월 기록한 최고가 9억원(18층)에는 약간 못 미치지만 최근 10년 내 거래 가운데 최고가다.
동부이촌동에도 한강변을 따라 들어선 한강맨션(660가구), 삼익아파트(252가구), 왕궁맨션(250가구) 등이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한강맨션의 경우 지난 4월 조합설립이 됐지만 ‘8·2 대책’에 따른 재건축 규제에 걸려 투자 열기가 가라앉았다. 앞으로 조합 설립 후 3년이 되지 않은 단지는 조합원 지위 양도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한강맨션은 한강 조망권이 좋고 대지지분도 넓어 사업성이 좋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가장 작은 전용 87㎡ 매매가격이 15억원에 달한다.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들은 용산의 입지나 각종 개발 호재를 감안하면 현재 부동산 가격에 거품이 낀 것은 아니라고 분석한다. 윤광정 용산일등공인중개소 중개사는 “용산의 경우 1~2년을 보는 게 아니라 10년 앞을 내다보고 하는 투자자들이 대부분이어서 단기적인 규제 정책이나 시장 상황 변동에 크게 영향받지 않고 지속적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