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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될만한 재개발 투자처, 이렇게 골라낸다"

    입력 : 2017.10.22 06:51

    [원포인트레슨] 돈될만한 재개발 사업 골라내는 실전 노하우

    부동산 투자자들은 재개발 사업에 투자할 때 수익성을 분석하기가 정말 까다롭다고 입을 모은다. 돈될만한 사업장 찾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재개발 사업성 여부는 조합원의 추가분담금 규모를 결정하는 ‘비례율’에 의존해 판단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비례율이란 재개발 사업으로 분양하는 아파트와 상가의 총 분양가에서 총 사업비를 뺀 금액을 조합원들이 가진 종전자산의 총 평가액으로 나눈 금액을 말한다. 조합원의 토지나 건물 지분 평가액에 비례율을 곱하면 조합원 권리가액이 된다. 비례율이 100%보다 높으면 사업성이 좋은 것이다. 비례율이 높을수록 조합원에게 돌아가는 이익이 커진다.

    문제는 사업 초기 110%가 넘던 비례율도 사업 도중 90%대로 뚝 떨어지는 경험을 몇 차례 겪고 나면 결국 자신의 감(感)이나 지인의 추천에 의존하는 ‘묻지마 투자’로 돌아선다. 또는 재개발 투자의 꽃이라고 불리는 높은 수익률을 포기하고 사업이 무르익어야만 움직이곤 한다.

    '돈되는 재건축 재개발'의 저자 이정열(41)씨. /고성민 기자

    현업 부동산 투자자이자 부동산 강사, 공인중개사인 이정열(41) 열정공인중개사 대표는 과거 재개발 조합에서 근무하고, 재개발 사업에 여러 차례 투자한 경험을 토대로 만든 자신만의 독창적인 투자 분석 노하우가 있다고 말한다. 이 대표는 “재개발은 워낙 변동성이 많다”면서도 실전 투자에서 당장 써먹을 만한 실용적인 분석틀을 몇 가지 소개했다.

    이 대표는 모토로라코리아와 국방과학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일했고, 이후 전업 투자자로 전향해 공인중개사와 강사로 활동 중이다. 최근 ‘돈되는 재건축 재개발’을 출간한 이 대표를 지난 10일 땅집고(realty.chosun.com)가 만났다.

    -IT에서 국방으로 이직한 뒤 지금은 공인중개사다. 생소한 분야로 이직을 거듭했는데.
    “대학에 입학할 땐 전자공학과의 인기가 높아서 전공했고, 취업할 땐 연봉을 보고 모토로라에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모토로라에서 매일 밤 12시까지 야근하면서 문득 ‘이렇게 살다간 죽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공기업인 국방과학연구소로 이직했죠. 문제는 연구소가 충남 태안에 있어서 경기도 성남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일하는 아내와 주말 부부로 지내야 했다는 것이죠. 가족과 함께 하는 삶이 그리워서 제가 일을 그만두고 성남으로 돌아왔어요.”

    -부동산 투자에 뛰어든 계기는.
    “연구소에 다닐 때부터 재테크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부동산 경매와 관련한 인터넷 강의를 찾아 들으면서 공부할 정도였죠. 연구소를 그만둔 이후 자연스레 경매 학원에 다니면서 투자에 관심을 쏟았습니다. 처음 재개발 지역의 빌라를 샀는데 한 달에 1000만원씩 오르더니 불과 1년 만에 1억5000만원이나 급등했습니다. 첫 투자에 성공하고 월세도 조금 받으면서 재미를 느꼈고, 부동산 투자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습니다.”

    -재개발 사업성을 분석하는 노하우는 뭔가요.
    “조합이 발행하는 사업 책자를 꼼꼼히 살펴보면 사업성을 예측할 수 있습니다. 우선 공사비와 총사업비 비율부터 파악해야 합니다. 통상 책자에 나오는 ‘소요비용추산액’의 합계가 총사업비가 됩니다. 소요비용추산액 중 ‘건축시설공사비’ 등 공사비 항목만 더한 것이 공사비입니다. 총사업비에서 공사비를 뺀 나머지 금액은 모두 ‘기타사업비’입니다. 이 때 일반적으로 공사비는 총사업비의 75%를 차지합니다. 공사비가 총사업비의 85%에 달할 만큼 비율이 높다면, 저는 그 사업장에 투자하지 않습니다.”

    재개발 사업 초반인 조합창립총회시와 후반부인 관리처분계획시 사업비 비율 변화. /잇콘 제공

    -무슨 의미인가요.
    “상대적으로 기타사업비가 너무 적게 책정돼 있다는 뜻입니다. 재개발은 사업이 진행될수록 기타사업비가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사업 초반에 기타사업비를 25% 정도로 넉넉하게 잡아도 나중에 추가될 판인데 15%밖에 잡지 않은 것은 앞으로 기타사업비가 엄청나게 추가되고 분담금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죠. 조합이 사업성을 좋게 보이게 하려고 기타사업비를 최대한 적게 잡았다고 의심할 수 있는 부분이죠. 간혹 일부 추진위원회가 조합설립 동의서를 빨리 받아낼 목적으로 사업성을 좋게 포장하는 경우가 있거든요.”

    -공사비 비율은 왜 75%여야 하나요.
    “여러 사례를 살펴보면 대부분의 재건축·재개발 사업장에서 큰 오차 없이 일반적으로 공사비는 총사업비의 75%를 차지합니다. 공사비가 75%, 기타사업비가 25%입니다. 2~3% 차이나면 몰라도 10% 정도 차이나면 문제가 있는 겁니다. 물론 재개발은 사업 후반부로 갈수록 현금청산자 보상비, 세입자 주거이전비 등으로 기타사업비 비중이 40%까지 늘어나는 등 변동성이 큽니다. 하지만 사업 초기인 조합설립단계에서는 대체로 공사비가 총사업비의 75%를 차지합니다.”

    -조합이 비례율을 부풀렸다고 의심할 만한 또 다른 지표가 있다면.
    “3.3㎡(1평)당 공사비도 눈여겨봐야 합니다. 주변 사업장의 평당 공사비가 대체로 400만원인데 우리 사업장은 350만원이라면 실제론 사업이 진행되면서 공사비가 400만원으로 올라가고, 처음 봤던 비례율이 점차 줄어들 수 있습니다.”

    평당 공사비 변화에 따른 비례율 변화 예시(공사비가 총사업비의 75%를 차지한다고 가정함). /잇콘 제공

    -반대로 비례율이 낮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걸 보여주는 지표는.
    “소요비용추산액 중 ‘예비비’가 높다면 그렇게 판단할 수 있습니다. 예비비는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책정하는 예산으로 통상 총사업비의 1% 정도입니다. 예비비가 4~5% 책정됐다면 비례율이 낮아질 가능성은 적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 ‘미분양 대책비’가 넉넉했을 때도 일반분양이 잘 됐을 때 환급금을 받을 수 있다고 기대할 수 있죠. 물론 반대로 이 항목의 금액이 너무 낮거나 아예 없다면 돌발상황이 발생할 경우 사업비가 추가돼 비례율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이럴 경우 추가분담금을 각오해야겠죠.”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비례율은 사업성을 보여주는 대표적 지표이기는 하지만 맹신하면 절대 안 됩니다. 조합은 총사업비를 줄이거나 늘리면서 비례율을 조정할 수 있습니다. 조합이나 시공사가 발표한 비례율만 믿다간 잘못된 판단을 내리기 쉽고, 그 피해는 투자자 본인 외에는 아무도 책임질 수 없습니다. 결국 책자에 나온 비례율을 그대로 믿기보다는 스스로 비례율이 정확히 산출됐는지 꼼꼼히 따져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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