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7.10.18 14:57
서울 성수동 삼표레미콘 공장이 45년만에 ‘서울숲공원’으로 변신해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다. 이 공장은 한때 현대자동차그룹이 100층짜리 신사옥을 짓는 방안을 추진했다가 서울시 반대로 포기했다.
서울시는 2022년 6월30일까지 2만7828㎡ 규모의 삼표레미콘 공장을 이전·철거하고 부지를 포함한 서울숲 일대 개발구상을 내년 2월까지 수립키로 했다고 18일 밝혔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오전 성동구와 부지 소유주인 현대제철, 공장 운영사인 삼표산업측과 ‘서울숲 완성을 위한 ㈜삼표산업 성수공장 이전 협약’을 체결했다.
서울시는 “철거·이전 시점을 2022년 6월30일까지로 유예한 것은 레미콘공장이 옮겨 갈 대체부지를 추가적으로 검토하고 공장 노동자와 레미콘 차량 운전자(지입차주) 등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했다.
1977년 문을 연 삼표레미콘공장이 철거되면 바로 옆 서울숲으로 이어지는 공원으로 꾸며진다.
서울시는 2004년 서울숲 조성계획 당시 공원 규모를 61만㎡로 잡았지만 레미콘공장과 유수지(遊水池), 승마장 등을 포함하지 못해 48만㎡로 축소했다.
시는 레미콘 공장 부지와 함께 현재 절반 정도만 체육공원으로 활용 중인 유수지와 리모델링이 중단된 승마장 등에 대한 '통합 조성계획'을 내년 2월까지 수립할 계획이다.
레미콘 공장 부지 이전은 20여년전부터 추진됐었다. 1998년 서울시 신청사 이전 부지로 검토된 적이 있고, 2004년엔 서울숲 공원에 포함하려다가 막판에 빠졌다. 2010년엔 현대자동차그룹이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건립을 추진했으나 한강변 초고층 건설에 대한 반대 여론 등으로 백지화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레미콘 공장을 포함한 서울숲 일대를 세운상가나 마포문화기지와 같은 도시재생 방식을 적용해 세계적 명소로 만들어 시민들에게 돌려드리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