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 메뉴 건너뛰기 (컨텐츠영역으로 바로 이동)

전문가 8명이 보는 추석 이후 부동산 전망

    입력 : 2017.10.05 07:00

    추석 이후 부동산 시장은 과연 어떻게 움직일까.

    조선일보 땅집고가 부동산 전문가 8명으로부터 추석 이후 시장 전망을 물어봤다. 전문가들은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하기 위해 사업 속도를 내면서 서울 강남 재건축 단지 중심으로 가격 상승 요인이 있는 반면 정부의 추가 대책으로 인한 하락 요인이 충돌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재건축 단지는 일시적으로 반등하겠지만 결국 서울 집값은 전체적으로 하향 안정세에 접어들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다. 추석 이후 새 아파트 공급이 쏟아질 경기·인천의 경우 역(逆) 전세난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왼쪽부터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전문위원,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 부장, 양지영 리얼투데이 콘텐츠본부장,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팀장,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

    아파트 분양 시장에서는 최근 공급한 서울 잠원동 ‘신반포센트럴자이’처럼 투자 가치가 높고 분양가가 예상보다 낮은 곳에만 수요가 몰리는 양극화가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물샐틈없는 대책에 “집값 오르기 어려워”

    정부는 집값 안정을 위해 추석 이후 추가 규제 카드를 꺼낼 수 있다고 예고했다. 당장 가계부채 대책으로 신(新) 총부채상환비율(DTI)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도입해 부동산 대출을 더 조일 방침이다. 전·월세 인상률을 제한하는 '전·월세 상한제'와 현행 2년인 전·월세 계약 보장 기간을 4년으로 늘리는 '계약갱신청구권' 등도 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재건축발(發) 집값 상승 요인은 크지 않다고 본다. 오히려 정부 규제 정책에 하반기 입주물량 증가, 금리 인상 등 악재가 겹쳐 하락 요인이 더 클 것으로 전망했다.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 추이. /부동산114 제공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재건축 단지들이 최근 사업 속도를 내면서 가격이 일부 오르기는 했지만, 거래량이 별로 없어 상승 동력이 크지 않은 ‘일시적 반등’으로 봐야 한다”면서 “거래량은 집값보다 1~2분기 선행하는데, 8·2 대책 이후 거래량이 반토막났기 때문에 10월부터 거래량이 증가하지 않는 한 집값이 오른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그는 “이사철이 끝나는 11월이나 내년 이후부터 집값이 하락 국면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도 “재건축 아파트 위주로 가격이 오르고 있지만, 거래량이 받쳐주지 못해 (상승세가) 장기화하기는 어렵다”면서 “8·2 대책 이후 9·5 조치까지 규제가 물샐틈없이 이어져 추석 이후 집값이 상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박원갑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전문위원은 “정부 정책이 시장을 압박하고 수요를 둔화시키는 요인”이라며 “뿐만 아니라 하반기 금리 인상과 입주 물량 본격화 등으로 시장이 좀 답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위원은 집을 팔지, 버틸지 선택의 기로에 있는 다주택자들이 “현재로선 의사결정을 못하는 모습”이라며 “추가 대책이 나오면 다주택자들의 행보가 뚜렷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집값이 하락하기 어렵다는 전망도 있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은 “결국 투자처가 없다 보니 시장에 부동자금이 너무 많고, 자꾸 부동산으로 (자금이) 들어오는 상황”이라며 “정부 정책이 나와도 가격이 그렇게 꺾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기·인천 역전세난 우려…분양시장은 양극화

    일부 지역에서는 아파트 입주 물량이 늘어나는 탓에 역전세난 우려가 나왔다. 이광수 미래에셋대우 애널리스트는 “경기도는 올 3분기부터 내년 4분기까지 분기당 평균 아파트 입주 물량이 4만3000가구에 달해 2013~2016년(1만6000가구)을 크게 웃돈다”면서 “입주 물량 증가에 따른 전셋값 하락과 주택가격 변화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분기별 전국 아파트 입주물량 추이. /부동산114·삼성증권 제공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팀장도 “본격적인 이사철인 데다 서울은 재건축 이주 수요가 많고 매매시장이 불안해 올 4분기나 내년 초까지 전세가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면서 “반면 경기·인천은 입주 물량이 많아 역전세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아파트 분양 시장은 청약가점제 확대와 분양가 상한제 영향으로 양극화가 더 심해질 전망이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콘텐츠본부장은 “서울은 아직도 공급이 부족해 새 아파트 대기 수요가 여전하고 청약가점제 적용도 강화돼 결국 돈되는 곳에만 몰릴 것”이라고 했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 부장은 “(분양가 상한제 도입으로) 분양가가 싸지니까 신규 분양 시장에 대한 관심은 높을 것”이라며 “다만 이전처럼 분양권 전매를 못하기 때문에 어차피 한번 쓰는 통장 입지가 좋은 곳으로 몰리고 옥석 가리기가 치열해질 것 같다”고 예상했다.

    고준석 센터장은 “무주택 청약 수요자들은 청약가점 관리를 미리미리 해둬야 한다”면서 “부모님이 무주택자라면 합가해서 부양가족을 늘리고, 부모님이 유주택자라면 독립가구주로 떨어지는 등 합가와 분가를 상황에 따라 잘 활용해서 청약가점을 높이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이전 기사 다음 기사
    sns 공유하기 기사 목록 맨 위로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