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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비웃는 청약 광풍....부산 명지더샵에 사상 최대 23만명 몰려

    입력 : 2017.09.22 09:48 | 수정 : 2017.09.22 18:13

    부산 강서구 명지지구에서 포스코건설이 분양한 ‘더샵 퍼스트월드’ 1순위 청약에 22만9000여명의 청약자가 몰렸다. 이는 단일 아파트 청약자 수로는 2000년 이후로는 가장 많은 수다. 강서구 명지지구는 부산 서부권에 속한 지역으로 지금까지는 외곽에 속했지만, 최근 새롭게 도시가 조성되고 있는 지역이다.

    정부가 초강력 규제를 담은 ‘8·2 부동산 대책’과 추가 ‘9·5 부동산 대책’까지 발표하며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 청약조정지역 등 각종 규제를 쏟아냈지만, 보란듯이 ‘청약 광풍’이 재현된 것이다. 부동산 업계에선 부동산 규제를 받지 않는 지역으로 투자자가 몰리는 '풍선 효과'가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역대 최다 청약자가 몰린 부산 명지지구 더샵 퍼스트월드 아파트 견본주택에 들어가기 위해 지난 15일 방문객들이 줄을 서 있다. /포스코건설 제공

    22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21일 실시된 부산 강서구 명지지구 ‘더샵 퍼스트월드’ 아파트 1순위 청약에서 총 1648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부산·기타지역을 통틀어 총 22만9734명이 신청해 평균 139.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부산지역 1순위 청약만 21만9233명에 달한다. 부산 외 지역 청약자(1만501건)를 제외한 실질 경쟁률은 133대 1로 집계됐다. 부산지역 청약통장 가입자 수가 약 70만 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가입자 3.5명 중 1명이 이 아파트 단지 청약에 나선 셈이다.

    2000년 이후 단일 아파트로 청약자 수가 가장 많았던 아파트 단지는 지난해 4월 말 경남 창원시 의창구 중동 옛 39사단 터에서 분양한 '창원 중동 유니시티'(20만6764명)였다.

    부산 ‘명지 더샵’은 아파트 2936가구(80·84·99·113㎡,지하 3~지상 34층 20개 동)와 오피스텔 260실(지하 3~지상 26층)을 짓는 사업이다. 2020년 8월 입주 예정이다. 청약결과를 보면 명지 더샵의 2블록 99㎡는 120가구 모집에 1만7706명이 신청해 203대 1을 기록했고, 3블록 99㎡는 102가구 모집에 1만4453명이 신청해 195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명지 더샵 퍼스트월드’를 짓는 부산 강서구는 최근에 나온 부동산 규제를 거의 받지 않는 지역이다. 현재 부산 해운대·연제·동래·수영·남·부산진구와 기장군 등 7곳은 청약조정지역으로 묶여 이르면 11월부터 분양권 전매가 제한된다.

    청약조정지역에선 분양권 전매제한, 양도세 중과, 1주택 비과세 요건 강화(2년 거주), 가구당중도금 대출 1건 같은 규제가 적용된다. 다만 명지 더샵의 부지는 부산시가 개발 중인 명지국제신도시의 공공택지여서 1년간 전매제한이 시행된다.

    또한 전국적으로 이달 20일 이후 입주자 모집공고를 하는 아파트는 청약통장 가입 후 2년이 지나고 납입횟수가 24회 이상이어야 청약 1순위 자격이 주어지기 때문에, 1순위 요건이 강화되기 전에 청약하려는 사람들이 대거 몰렸다는 분석도 있다.


    부산 강서구 명지지구 '더샵 퍼스트월드' 아파트 조감도. /포스코건설 제공

    명지 더샵은 분양가격도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었다. 이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3.3㎡당 929만원으로 중도금 이자와 발코니 확장비를 감안해도 84㎡기준 3억2000만~3억6000만원 수준이다. 명지국제신도시의 같은 크기의 새 아파트 가격과 비교하면 1억원 정도 분양가격이 낮은 편이다. 강서구의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부산도 수도권처럼 투기수요가 제법 있고, 청약으로 돈을 벌 수 있다는 학습효과도 있어 분양가격이 낮은 명지 더샵에 청약자가 더 몰린 것 같다”고 말했다.

    같은 날 일성건설이 1순위 청약을 받은 대구시 북구 고성동 '오페라 트루엘 시민의 숲' 아파트에도 230가구 모집에 4만5692명(대구·기타지역 포함)이 몰려 평균 198.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올해 대구에서 분양된 아파트 중 최대 청약자다.

    대구에서는 수성구가 지난 5일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면서 이 아파트가 지어지는 북구에도 ‘풍선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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