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7.09.13 09:09
이젠 큰 집에 대한 생각을 바꿀 차례입니다. ‘부동산의 중심’ 조선일보 땅집고와 ㈜얼론투게더가 손잡고 최근 골칫덩이가 된 대형 아파트를 효자로 만드는 『투·하우스』 프로젝트를 진행합니다. 아파트 1채를 2채로 쪼개 작은 집은 월세를 놓는 사업입니다. 집 소유주에겐 월세 수입을, 젊은층에겐 저렴하고 쾌적한 주거공간을 제공하는 주택 공유 경제 모델이 될 것입니다.
[투·하우스 프로젝트] “방 2개쯤 비워놓고 사는 대형 아파트 많죠”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이매동 아름3단지 태영아파트에 사는 김모(63)씨. 분당신도시 개발 초기였던 1993년 서울 송파구에 살다가 분당으로 옮겼다. 당시엔 큰 아파트의 인기가 높아 김씨도 가장 큰 전용면적 164㎡를 분양받아 입주했다. 가족 4명이 살기에 그리 크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자식들이 모두 출가한 뒤 방 5개짜리 집에 달랑 부부 둘이 산다. 그는 “부부가 각자 방 하나씩 쓰고 하나는 옷방으로 쓴다”면서 “나머지 방 2개는 그냥 비워놓고 있다”고 했다. 작은 집으로 이사가기 위해 기존 집을 부동산 중개업소에 내놨지만 집 보러 오는 사람이 없어 마냥 기다리고 있다. 김씨는 “젊은 사람들은 방 한칸 못구해 아우성인데, 우리는 이렇게 방을 텅텅 비워놓게 사는게 국가적인 낭비라는 생각이 들때가 있다”며 “분당에 우리처럼 넓은 집에 살면서 방 몇 개씩 비워놓고 사는 노부부가 한둘이 아니다”고 했다.
[투·하우스 프로젝트] “방 2개쯤 비워놓고 사는 대형 아파트 많죠”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이매동 아름3단지 태영아파트에 사는 김모(63)씨. 분당신도시 개발 초기였던 1993년 서울 송파구에 살다가 분당으로 옮겼다. 당시엔 큰 아파트의 인기가 높아 김씨도 가장 큰 전용면적 164㎡를 분양받아 입주했다. 가족 4명이 살기에 그리 크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자식들이 모두 출가한 뒤 방 5개짜리 집에 달랑 부부 둘이 산다. 그는 “부부가 각자 방 하나씩 쓰고 하나는 옷방으로 쓴다”면서 “나머지 방 2개는 그냥 비워놓고 있다”고 했다. 작은 집으로 이사가기 위해 기존 집을 부동산 중개업소에 내놨지만 집 보러 오는 사람이 없어 마냥 기다리고 있다. 김씨는 “젊은 사람들은 방 한칸 못구해 아우성인데, 우리는 이렇게 방을 텅텅 비워놓게 사는게 국가적인 낭비라는 생각이 들때가 있다”며 “분당에 우리처럼 넓은 집에 살면서 방 몇 개씩 비워놓고 사는 노부부가 한둘이 아니다”고 했다.
■10년 넘은 대형 아파트 전국 290만채
1980년대 후반 이후 인기를 끌었던 중대형 아파트가 이젠 애물단지가 됐다. 당시 중대형 아파트는 ‘부(富)의 상징’으로 인식됐다. 서울과 경기도 분당·일산·용인·수원 일대는 물론 부산, 광주 등 전국 곳곳에 전용 100㎡(옛 40평대)가 넘는 대형 아파트가 대거 들어섰다. 200㎡(옛 70평대)가 넘는 초대형 아파트도 적지 않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용 99㎡ 이상 대형 아파트는 아시안게임이 열렸던 1986년을 제외하면 전국적으로 연 평균 1만~4만 가구 정도 공급됐다. 하지만 1기 신도시 개발이 시작된 1990년 대형 아파트가 6만9000가구 공급된 것을 시작으로 이후 매년 10만 가구 규모의 대형 아파트가 쏟아졌다.
대형 아파트가 마지막으로 인기를 끌었던 2000년대 중반에는 매년 20만 가구씩 공급됐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2000년대 중반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앞두고 건설사들이 중대형 아파트를 비싼 가격으로 밀어내기 분양하면서 과도하게 공급됐다”고 말했다. 1980년 이후 공급된 대형 아파트 중 10년 이상된 아파트가 290만 가구나 된다.
하지만 요즘엔 대형 아파트를 찾는 사람이 거의 없다. 대형 아파트는 재건축도 힘들다. 1980년대 이후 지었던 아파트는 대부분 지상 15층 이상에 용적률도 높다. 중대형 아파트는 리모델링을 해봐야 실익이 없다.
■임대시장에서도 인기없는 대형 아파트
당연히 대형 아파트 값도 약세다. 분당신도시 아름3단지 태영아파트의 경우 가장 작은 101㎡는 매매가격이 하한가를 기준으로 6억2000만원, 134㎡는 6억3000만원, 164㎡는 7억원이다. 면적에 따른 가격 차이가 거의 없는 셈이다.
분당의 B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일산과 분당에는 1990년대 신도시 조성 당시 입주했던 ‘베이비부머’들이 지금까지 살면서 50~60대가 됐다”며 “대형 아파트는 팔지도 않고, 전·월세도 나가지 않다보니 그냥 넓은 집을 비워놓고 산다”고 말했다.
대형 아파트는 임대 시장에선 더 인기가 없다. 서울 서대문구 D아파트 전용 102㎡에 사는 이모(67)씨는 자식들이 결혼해 아내와 둘만 산다. 이씨는 지금 사는 집을 반전세로 주고 여기서 나오는 월세를 생활비 삼아 서울 외곽에 작은 집을 얻어 살려고 하지만 생각처럼 안된다. 이씨는 “우리 아파트는 직장인이 많은 광화문 오피스 밀집지역과 가까워 소형 아파트는 반전세나 월세가 정말 잘나가는 편인데, 우리집은 덩치가 커서 세입자 구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7월 ‘기존 공동주택 세대구분 설치 가이드 라인’을 발표하며, 중대형 아파트의 세대분리 사업을 장려하고 나선 것도 이 같은 상황과 관련이 있다. 정부에선 중대형 아파트에 묶여 오도가도 못하는 50~60대 베이비부머들이 주택을 2채로 쪼개 원룸 1채를 월세 받으면서 현금 소득이 생기면 자연스럽게 소비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베이비부머들은 자산이 가장 많은 그룹이지만 대부분이 부동산에 묶여 있어 소비가 위축돼 있다”며 “이들이 소비를 하려면 부동산 자산 일부에서 ‘현금’이 들어와야 한다”고 했다.
■골칫덩이 대형 주택, 세대분할이 해법
대형 아파트 1채를 쪼개 원룸이 있는 2채로 만드는 ‘세대 분할형 공동주택’ 사업은 거시경제 측면에서 필요한 사업이라고 볼 수 있다. 국토교통부 가이드 라인에 따르면 ‘세대 구분형 공동주택’은 주택 내부 공간의 일부를 세대별로 구분해 생활은 따로 할 수 있도록 하되, 소유는 나눠서 할 수 없는 주택을 말한다. 세대분할 전문기업인 얼론투게더 최한희 대표는 “다주택자 중과 대상도 아니다”면서 “집 소유주 입장에선 월세 소득을 올리면서 다주택자로 불이익을 당하지 않는 절묘한 ‘한 수’가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아파트 세대 분할은 장점이 많지만 실제 공사하려면 집 소유주 입장에서는 번거로운 게 사실이다. 공사에 앞서 주민 동의를 받고 관할 관청에서 인·허가도 받아야 한다. 월세 놓을 원룸에 세입자를 구하는 것도 만만치 않다.
조선일보 땅집고와 얼론투게더가 추진하는 ‘투·하우스(Two·House)’ 프로젝트는 이런 문제점을 해결해 총괄 위탁 시스템을 도입한 것이 특징이다. 최한희 얼론투게더 대표는 “세대 분할 공사 뿐만 아니라 공사에 수반되는 모든 업무를 주인을 대신해 원스톱으로 처리해 준다”면서 “준공 후 최장 1년간 첫 세입자를 구해주는 ‘책임임차 보장제’도 도입해 공실 부담을 덜어줄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