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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세게 운좋은 이효성, 개포동 아파트로만 12억 차익

    입력 : 2017.08.23 06:50

    조선일보 부동산 플랫폼 땅집고(realty.chosun.com)는 ‘8·2부동산 대책’을 통해 투기와 전쟁에 나선 문재인 정부 장관급 고위 공직자들의 부동산 보유 현황을 살펴봤다. 인사청문회보고서와 부동산 등기부등본, 정부 관보(官報), 언론 보도 내용 등을 종합해 그들이 보유 중인 부동산의 구입 가격과 현재 시세, 투자 수익률 등을 분석했다.

    [장관들의 부동산] ②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 /연합뉴스
    진보성향의 언론학자 출신인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장관급)은 현재 서울 강서구 가양동과 서울 강남구 개포동에 아파트를 1채씩 갖고 있다. 가양동은 1991년, 개포동은 2000년에 샀다. 두 채 모두 15년 이상 장기 보유한 셈이다.

    오래 갖고 있던 만큼 집값도 상당히 올랐다. 두 채를 합치면 시세가 21억원대다. 최초 구입가격과 비교하면 지금 팔아도 시세 차익만 17억원에 육박한다. 특히 개포동 아파트의 경우, 이 후보자가 약 17년 보유하면서 구입가격(2억9000만원)의 5배가 넘는 15억원대까지 시세가 급등했다. 이 후보자가 2주택자인 데다 오랫동안 실제로 살지는 않았던 만큼 일각에서 ‘투기’ 의혹까지 받는다. 이 후보자는 “제가 운이 좋았던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한 민간은행 부동산 전문가는 “아무리 장기 보유한다고 해도 집값이 이렇게 많이 오르는 경우가 얼마나 되겠느냐”면서 “부동산을 보는 안목이 상당한 것”이라고 했다.

    조선일보 땅집고(realty.chosun.com)가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인사청문보고서와 법원 등기부등본 등을 통해 확인한 결과, 이 위원장은 현재 서울 강서구 가양동 ‘대림경동아파트’와 서울 강남구 개포동 주공1단지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다. 가양동 대림경동아파트에는 직접 살고 있고, 개포동 주공1단지는 세를 놓고 있다.

    대림경동아파트는 1991년 10월 이 위원장이 최초 분양받아 지금까지 살고 있다. 이 아파트는 1993년 입주한 540가구 규모로 전용면적 130㎡로만 구성돼 있다.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이 1991년 분양받아 보유 중인 서울 강서구 가양동 대림경동아파트. /네이버 거리뷰

    이 아파트는 강서구에서도 입지가 가장 뛰어난 편이다. 가양대교 남단 바로 옆에 있어 강북 진입이 편리하고 올림픽대로를 바로 올라탈 수도 있다. 고층에서는 한강이 보이고 단지 옆에 한강시민공원과 구암공원, 탑산초등학교가 있어 주거·교육환경도 좋다.

    다만 지하철이 없던 것이 약점이었는데, 2001년 착공한 9호선이 2007년 개통하면서 시세가 급등했다. 9호선 가양역이 단지에서 걸어서 7분쯤 걸리는 역세권 아파트로 거듭난 것.

    1991년 당시 언론 보도에 따르면 대림경동아파트의 분양가는 약 1억3000만원이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9호선 착공 이후인 2004년엔 시세가 4억4000만원으로 올랐고, 2000년대 중반 주택 경기 호황과 9호선 개통이 맞물리면서 2007년에는 8억2000만원까지 급등했다. 이후 대형 아파트 인기 하락으로 2014년 5억2000만원까지 떨어졌지만 최근 6억7000만원대까지 회복했다. 이달에 실제로 거래된 가격은 6억5000만원으로 확인됐다. 26년간 보유하는 동안 최초 집값보다 4배쯤 오른 셈이다.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이 2000년 매입해 보유 중인 서울 강남구 개포동 주공1차 아파트./조선일보DB

    이 위원장은 가양동 아파트에 살면서 2000년에는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1단지 아파트를 매입했다. 이 위원장의 아내 권모씨는 이 아파트를 2000년 6월 1억2000만원에 샀다고 강남구청에 신고했다. 하지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실제 거래금액은 2억9000만원이었던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됐다. 매입 가격을 실제 거래가격보다 낮게 신고하는 ‘다운계약서’를 작성해 취득세 등 1000만원의 세금을 탈루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대해 이 위원장은 “당시 부동산 관행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원칙에 어긋나는 관행을 무비판적으로 따라간 것에 대해 진심으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었다.

    개포주공1단지 아파트는 1982년 준공한 5040가구 규모 대단지다. 강남구의 대표적 재건축 단지로 공사 끝나면 최고 35층 6642가구 규모의 대단지로 탈바꿈한다. 올해 하반기 중 이주가 시작될 예정이다.

    이 위원장은 이 아파트 가격이 본격적으로 오르기 직전인 2000년에 매입해 현재 상당한 시세 차익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이 위원장이 보유한 개포주공 1단지 전용 56㎡는 2004년까지 7억9000만원대에서 거래됐다가 2008년 13억2000만원까지 급등했다. 이후 경기 침체로 9억5000만원까지 떨어졌지만, 2015년 초부터 개포동 일대 재건축이 주목받으면서 다시 급등하기 시작해 지난해 15억원을 돌파했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이 아파트의 최근 실 거래가격은 15억4000만원(7월)으로 확인됐다.

    이 위원장의 개포주공 1단지 매입을 두고 일각에서 ‘시세 차익을 노린 부동산 투기’라는 의혹도 있다. 실제 이 위원장은 개포주공1단지를 2000년 6월에 매입했지만 8년 동안 한번도 직접 거주하지 않았다가 2008년 9월에 개포주공1단지로 전입 신고를 했다. 하지만 2년 4개월 뒤인 2011년 초 다시 주소를 현재 살고 있는 가양동 아파트로 옮겼다. 이를 두고 양도소득세를 피할 수 있는 ‘실거주 2년’이라는 당시 요건을 채우기 위해 위장 전입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 위원장은 “아내가 강남에 살기를 원해서 구입한 것이고 실제 가양동 집을 오가며 (개포동 아파트는) 화실(畵室)로 사용했다”며 “다만 실제 거주한 날이 그리 많은 것은 아니었지만 위장 전입은 절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 이원장이 집을 구입한 2000년 6월에는 서울 강남권에 대규모 재건축 바람이 강하게 불었던 시기다. 개포동의 부동산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개포주공1단지는 2000년 3월 재건축을 위한 시공사가 결정됐고, 당시 철거 일정까지 제시됐던 만큼 곧 헐리게 될 아파트에 직접 살고 싶어 매입했다는 것은 좀 이상하다”고 했다.

    이효성 위원장은 성균관대 사회과학부 신문방송학전공 교수를 거쳐 같은 대학 명예교수로 재직했었다. 김대중 정부 시절 언론개혁시민연대 공동대표와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이사를 지냈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는 문재인 캠프 중앙선대위에서 정책 제안을 담당한 전문가 그룹인 집단지성센터에 위원으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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