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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대책 풍선효과… 지방 아파트 청약 열풍

    입력 : 2017.08.05 00:33

    규제 적용 안돼 전매 가능한 부산 서구서 254대 1 경쟁률 기록
    세종시로 이동했던 투자 수요, 다시 대전으로 대거 유턴… 사흘간 수만명 모델하우스 찾아

    "8·2 대책에서 부산이 투기과열지구에서 빠졌잖아요. 규제가 집중된 서울의 투자 수요까지 가세하면 부산 아파트값이 더 오르지 않겠어요?"(이정수 부산 수영구 공인중개사지회장)

    정부가 세금·대출·청약 등 전방위 규제가 담긴 '8·2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이튿날 부산의 한 아파트 청약에 8만명이 넘게 몰렸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실수요와 함께 8·2 대책 이후 강화된 규제를 피하려는 투자 수요까지 더해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 정부의 고강도 규제를 피한 틈새시장으로 투자자가 몰리는 '풍선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254대1' 부산 최고 경쟁률

    4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대우건설이 부산 서구 대신동에 공급한 '대신 2차 푸르지오' 아파트의 1순위 청약 접수에 8만752명이 몰렸다. 313가구 모집에 부산에서만 7만9758건이 접수돼 254.8대1의 1순위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 3월 '부산 연지 꿈에그린'의 평균 청약 경쟁률(228.3대1)을 경신했다. 41가구를 모집한 전용면적 84.9㎡ A형은 2만166명이 몰려 491대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6·19 대책 이후 아파트값 주간 상승률 외
    부산 서구는 신규 주택 공급이 적고, 노후 주택이 많아 실수요자도 많이 몰렸다. 대우건설에 따르면 2001년부터 올해까지 부산 지역에 32만8383가구가 분양됐는데, 이 중 서구에는 7280가구만이 공급됐다. 그러나 부동산 전문가들은 "투자 수요가 가세하지 않고서는 그렇게 높은 경쟁률이 나오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부산 서구는 8·2 대책은 물론 작년 11·3 대책과 올해 6·19 대책 때 규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분양권 전매(轉賣)가 자유롭다. 청약 당첨자가 발표되지도 않았는데, 일선 중개업소와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 등에선 벌써 분양권에 웃돈이 얼마나 붙을지 얘기가 활발하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갈 곳을 잃은 뭉칫돈들이 분양권 전매가 자유롭고 청약도 쉬운 지역으로 몰리면서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규제 피해 세종서 대전으로 '유턴'

    8·2 대책으로 세종시가 투기과열지구·투기지역으로 지정되면서 규제가 없는 대전에도 청약자가 몰렸다. 세종시에 도시 인프라가 갖춰지고 새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대전에서 세종시로 이동했던 실수요자와 투자자들이 다시 대전으로 '유턴'하는 모습이다. 포스코건설이 3일 1순위 청약을 받은 대전 유성구 '반석 더샵' 아파트는 481가구에 2만7764건의 청약이 접수됐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올해 유성구에 처음 분양하는 단지이고, 최근 대전에 신규 아파트 공급이 적어 청약자가 많이 몰린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의 8·2 부동산 대책이 시행된 지 이틀째인 4일 서울에 있는 한 모델하우스가 관람객들의 발길이 끊겨 한산한 모습이다.
    썰렁한 서울 지역 모델하우스 - 정부의 8·2 부동산 대책이 시행된 지 이틀째인 4일 서울에 있는 한 모델하우스가 관람객들의 발길이 끊겨 한산한 모습이다. 정부는 서울 전역과 경기 과천, 세종을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했고, 서울 내 11개 구(區)와 세종은 투기지역으로 묶어 규제 강도를 더했다. /뉴시스
    전문가들은 8·2 부동산 대책에 따른 투자 수요의 변화도 영향을 줬다고 분석한다. 이 단지는 세종시에서 차로 20분 거리에 있어 세종시 접근성이 좋다. 8·2 대책으로 세종시가 직격탄을 맞자, 분양권 전매 제한 등 규제가 없고 입지 조건이 좋은 이곳으로 투자 수요가 옮겨 왔다는 것이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는 "8·2 대책으로 세종시가 집값 하락 압력을 받자 불안감을 느낀 투자자들이 대전에 나온 분양 물량에 갑자기 관심을 가지면서 빚어진 '풍선 효과'"라고 말했다.

    ◇수도권 인기 지역 아파트'막차 타기'

    앞서 정부가 8·2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당일 청약 접수를 한 수도권 아파트에도 '막차'를 타려는 사람들이 몰리면서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GS건설이 서울 서대문구 가재울뉴타운에 공급하는 'DMC에코자이' 아파트는 416가구 모집에 8216건이 접수, 19.8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GS건설 관계자는 "부동산 대책 발표 당일이라 걱정했는데 청약 접수 첫날 서울 1순위에서 마감됐다"며 "인근에 직장이 있는 실수요자들이 대거 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8·2 대책으로 서울 전역이 투기과열지구가 됐지만, 이 단지는 대책 발표 이전에 분양 승인을 받아 강화된 청약 조건이 적용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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