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7.08.02 15:03 | 수정 : 2017.08.02 15:05
“도봉구 집값이 올라봐야 얼마나 올랐다고… 우리 동네는 예외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곳까지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됐다니 황당합니다. 강남은 몇 억씩 올랐고, 이 동네는 기껏해서 2000만~3000만원씩 오르기 시작했는데….”
정부는 2일 '실수요 보호와 단기투기수요 억제를 통한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에선 서울 25개구 전역과 경기 과천, 세종이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됐다. 주택시장에선 강남권이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될 것이라는 전망은 많았지만, 서울 전역이 투기과열지구로 지정 된 것에 대해선 예상 밖이라는 반응이 많았다.
정부 대책 발표를 앞두고 관망세에 접어들었던 시장은 막상 대책이 발표되자 예상보다 강도높은 규제에 깜짝 놀란 모습이다. 특히 도봉, 은평, 구로 등 서울 변두리지역까지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자, 이 일대 부동산 시장은 '급랭'에 가까울 정도로 거래가 멈출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반면 강남 4구는 이미 시장에 선반영 돼 있었다며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정부는 2일 '실수요 보호와 단기투기수요 억제를 통한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에선 서울 25개구 전역과 경기 과천, 세종이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됐다. 주택시장에선 강남권이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될 것이라는 전망은 많았지만, 서울 전역이 투기과열지구로 지정 된 것에 대해선 예상 밖이라는 반응이 많았다.
정부 대책 발표를 앞두고 관망세에 접어들었던 시장은 막상 대책이 발표되자 예상보다 강도높은 규제에 깜짝 놀란 모습이다. 특히 도봉, 은평, 구로 등 서울 변두리지역까지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자, 이 일대 부동산 시장은 '급랭'에 가까울 정도로 거래가 멈출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반면 강남 4구는 이미 시장에 선반영 돼 있었다며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전혀 예상 못했다"다는 강북 vs "이정도는 예상했었다"는 강남
정부는 서울의 경우 강남 11개구 뿐만 아니라 강북 14개구도 주택가격 상승률이 높고, 두 지역 모두 상승폭이 확대되는 등 서울 전역에 과열이 발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7월 4주, 5주 서울 주간 아파트 상승률은 각각 0.24%, 0.33%로, 6.19 대책 발표 직전인 지난 5월 5주, 6월 1주(0.28%)보다도 높았다.
이 때문에 정부는 서울 전역을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했지만, 시장에서는 강남 4구와 재개발 사업이 활발한 용산, 마포 등을 제외하고는 예상치 못했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은평구 불광동에 위치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이런 서울 변두리까지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될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다"며 "지금도 거래가 잘 안되고 있는데,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됐다니 앞으로 거래는 아예 뚝 끊길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서울 전역이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될 만 하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구로구 구로동에 위치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구로동은 실거주자가 많다고는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여기도 강남서 온 투기꾼들이 싹 휩쓸고 갔다"며 "강남 투기가 막히니까 서울에서 저평가 돼 있는 지역들을 위주로 투기 수요가 분산되고 있고, 이 때문에 투기꾼들이 올려놓은 집값에 실수요자만 피해를 입고 있다. 서울 전 지역의 투기가 과열돼 있는 것은 맞다"고 했다.
다만 이전부터 정부의 규제 대상이었던 강남 4구의 경우 이번 정부 발표에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이번에 강남 4구는 투기과열지구와 투기지역으로 중복 지정됐는데, 정부 규제 강도가 높긴 하지만 '최악의 경우'로 이 정도는 예상해 왔다는 것이다.
강남구 개포동의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이미 정부 대책이 나오기 전부터 거래는 끊긴 상황이었다"며 "이번 대책은 거래 자체를 아예 못하게 막아둔 것인데, 이 정도는 예상했었기 때문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서초구 방배동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 역시 "어차피 그 전부터 거래가 없어서 개점휴업 상태였다"며 "정부가 가장 쎄게 규제를 때린다면 '이 정도 아닐까' 생각했었고, 지켜보긴 해야겠지만 크게 충격받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부산 "투기과열지구는 서울부터"
지난 6.19 대책에서 정부는 청약조정지역에 광명시와 부산시 기장군, 부산진구 등 3곳을 추가했다. 청약 경쟁률이 지나치게 높고, 주택 가격 상승률을 봐도 과열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지역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이번 대책에서는 부산 지역이 투기과열지구, 투기지구 지정에서 제외됐다.
이에 대해 부산 지역에서는 '빠지는 것이 당연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부산 해운대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부산 집값이 급격하게 많이 올랐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고 조용하다"며 "요즘엔 거래가 1건도 없는 날이 많고, 급매도 종종 나오는 상황이라 여기서 투기과열지구까지 지정해버리면 타격이 굉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진구 가야동에 위치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도 "부산 집값이 많이 오르고 있다고 말들이 많지만, 투기과열지구가 새로 지정된다면 서울이 먼저 그 타깃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전히 안심하기엔 이른 상황이다. 정부가 "투기과열지구를 추가로 지정할 수 있다"는 방침을 밝혔기 때문이다. 박선호 국토교통부 주택토지실장은 "이번 투기과열지구와 투기지역은 현재 과열이 발생한 지역, 그런 과열이 지속될 것으로 우려되는 지역 등의 기준을 가지고 굉장히 신중히 선정했다"며 "이 때문에 투기과열지구 지정의 1차적 정량요건에 해당되지만,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지 않은 지역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투기과열지구가 지정되지 않은 지역에서 과열이 더 심화되거나 주변지역으로 확산될 수 있는 우려가 분명하다고 판단된다면 추가로 즉시 지정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