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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정부때 부동산 규제, 무더기로 되살린다

    입력 : 2017.08.02 01:19 | 수정 : 2017.08.02 09:29

    [부동산 대책 발표에 숨죽인 시장]

    '갭 투자' 막는 주택거래신고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부활

    - 전문가 전망 엇갈려
    "상당 기간 시장 안정될 듯" "물건 줄어 되레 가격 뛸 수도"

    최근 2개월간의 서울 아파트값 누적 상승세
    "며칠 전만 해도 '내 집 얼마나 올랐느냐'는 집주인들의 문의 전화가 많았는데, 어제부터 뚝 끊겼어요. 대신 '물건만 나오면 안 보고 사겠다'던 매수인들이 '혹시 좀 내렸느냐'고 물어오네요."(서울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2차 앞 강철수공인중개사 대표)

    "두 달 새 5000만원 올랐는데도 손님이 몰리고 매물이 없어 못 파는 상황이었는데 갑자기 잠잠하네요."(서울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8단지 앞 L공인중개사 대표)

    정부가 2일 예상보다 일찍 강력한 부동산 대책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뜨겁게 달아올랐던 서울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정부는 이번 대책을 통해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 완화된 부동산 관련 규제를 무더기로 환원하고, 본격적으로 '투기와의 전쟁'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보수 정권 완화한 규제, 대거 '원위치'

    문재인 정부는 노무현 정부 때 도입됐다가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 완화·폐지된 부동산 규제들을 대거 되살릴 계획이다. 익명의 한 부동산 전문가는 "여권 일각에 '부동산과의 전쟁'을 '보수 정권과의 전쟁'으로 보는 시각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실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등 여권(與圈) 주요 인사들은 '작금의 부동산 시장 과열은 박근혜 정부의 규제 완화 때문'이라는 취지로 공·사석에서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번에 환원이 유력한 정책 중 하나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重課) 제도다. 과거 2주택자에게는 주택 양도차익의 50%, 3주택자 이상에게는 60%를 양도소득세로 부과하던 것이 2014년 폐지됐다. 김현미 장관이 개편을 공언한 현행 청약 제도 역시 박근혜 정부 때인 2014년 수도권은 1순위 자격을 2년에서 1년으로, 지방은 1년에서 6개월로 완화했다. 전세금과 매매가격의 차액(差額·gap)을 투자금으로 삼아 집을 사들이는 '갭 투자'를 막기 위해 도입할 것으로 보이는 주택거래신고제도 2015년 폐지된 것이다.

    재건축 논의가 진행 중인 서울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1단지 아파트.
    정부가 2일 투기과열지구 지정 등을 골자로 한 강도 높은 부동산 대책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서울 부동산 시장이 숨을 죽이고 있다. 사진은 재건축 논의가 진행 중인 서울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1단지 아파트. /김연정 객원기자
    일부 지역에서 1가구 1주택자의 양도세 면제 요건을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2년 이상 보유'에서 '2년 이상 실거주'로 바꾸는 것이 유력하다. 이 같은 '실거주' 요건은 과거 서울과 과천, 수도권 주요 신도시에서 양도세 과세에 적용되다가 2011년 이명박 정부 시절 폐지됐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실거주 요건은 갖추지 못하는 사람이 많아 파급 효과가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6·19 대책 때 청약조정 지역을 대상으로 강화한 LTV(담보대출인정비율)·DTI(총부채상환비율) 등 금융 규제도 박근혜 정부가 완화한 것을 되돌린 것이다.

    "매도 물량 줄어 가격 더 뛸 수도" 우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다양한 전망과 의견이 나왔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청약, 세금, 재건축 등을 망라한 대책이 나올 것 같다"며 "상당 기간 시장 안정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는 "일부 지역에만 고강도 규제를 집중하면 다른 지역 가격이 오르는 풍선 효과가 날 수 있고, 저금리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시장 흐름을 무리하게 틀어막았을 때 부작용이 어떻게 나타날지 알 수 없다"고 했다.

    권대중 한국부동산학회장은 "수요가 분명히 있는데 투기 탓만 하면서 양도세를 올리고 재건축을 막으면 집 가진 자산가 입장에선 '기다리면 되지'라는 생각이 들기 마련"이라며 "시중 유통 물량이 줄면서 오히려 가격이 더 뛸 수 있고, 실제로 노무현 정부 때 벌어졌던 일"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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