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7.07.26 22:33
[진화하는 3세대 주상복합 아파트]
거실 양옆 벽에 개폐식 창문 달아 일반아파트처럼 '맞통풍' 구조
창틀 없는 통유리창 줄지어 설치… 바깥풍경이 액자 속 그림 같아
설계 개선해 전용면적 크게 늘려… 슬라이딩 창호로 통풍 개선하기도
26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아크로 서울포레스트' 모델하우스 전용면적 198㎡ 거실 내부. 거실 양옆 벽에 개폐(開閉) 가능한 창문이 있었다. 일반 아파트처럼 맞통풍이 가능한 구조였다. 거실 전면에는 가로·세로 2m가 넘는 통유리창이 늘어서 있었다. 바깥 풍경을 재현한 이미지가 마치 초대형 액자 속 그림처럼 보였다. 이런 통유리창은 개별 방은 물론 욕실에도 설치돼 있었다. 분양 대행사 측은 "주상 복합 아파트와 일반 아파트의 장점을 결합한 구조"라고 말했다. 이 아파트는 '평균 금액'으로는 역대 최고가인 3.3㎡당 4750만원에 분양한다. 종전 기록은 2011년 입주한 '갤러리아 포레'의 3.3㎡당 4535만원이다.
주상 복합 아파트가 진화하고 있다. 1968년 서울 종로구 '세운상가 아파트'로 국내에 처음 선보였고, 2000년대 초·중반 '타워팰리스'로 대표되던 주상 복합 아파트는 한때 '부(富)의 상징'으로 통했다. 하지만 2008년 부동산 침체기를 거치며 통풍·환기와 관리비 문제 등 단점이 드러나면서 가격이 내려가고, 신규 분양도 뜸해졌다. 이런 분위기는 소비자가 꺼리던 단점을 보완한 상품이 잇달아 시장에 나오며 바뀌었다. 최근 등장한 '3세대 주상 복합'은 가격도 상승세다.
◇부의 상징에서 단점 부각되며 침체
2000년대 초반 지어진 주상 복합 아파트들의 침체는 시장 가격이 말해준다. 국토교통부 자료를 보면,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전용 223㎡는 지난달 33억원에 거래됐다. 2007년에는 39억5000만원에 팔렸던 물건이다. 이 10년 사이 서울 전체 아파트 값은 평균 18% 올랐다.
주상 복합 아파트가 진화하고 있다. 1968년 서울 종로구 '세운상가 아파트'로 국내에 처음 선보였고, 2000년대 초·중반 '타워팰리스'로 대표되던 주상 복합 아파트는 한때 '부(富)의 상징'으로 통했다. 하지만 2008년 부동산 침체기를 거치며 통풍·환기와 관리비 문제 등 단점이 드러나면서 가격이 내려가고, 신규 분양도 뜸해졌다. 이런 분위기는 소비자가 꺼리던 단점을 보완한 상품이 잇달아 시장에 나오며 바뀌었다. 최근 등장한 '3세대 주상 복합'은 가격도 상승세다.
◇부의 상징에서 단점 부각되며 침체
2000년대 초반 지어진 주상 복합 아파트들의 침체는 시장 가격이 말해준다. 국토교통부 자료를 보면,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전용 223㎡는 지난달 33억원에 거래됐다. 2007년에는 39억5000만원에 팔렸던 물건이다. 이 10년 사이 서울 전체 아파트 값은 평균 18% 올랐다.
가격 하락 원인은 시장의 부정적 평가였다. 타워팰리스나 잠실 '롯데캐슬골드' 등은 고급스러운 외관과 조망권 확보를 위해 외벽을 유리로 만든 '커튼월(curtainwall)' 방식을 채택했다. 분양 당시엔 평가가 좋았지만, 태양열이 그대로 실내로 쏟아지면서 '거대한 비닐하우스'라는 오명(汚名)의 원인이 됐다.
아파트보다 실내 공간의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도 단점으로 지적됐다. 예컨대 똑같은 '60평(198㎡)형'일 경우, 일반 아파트는 전용면적이 158㎡이지만, 주거용지보다 비싼 상업용지에 촘촘하게 지은 주상 복합의 가구당 전용면적은 148㎡ 안팎이었다. '한 집에서 된장찌개를 끓이면 동(棟) 전체에 냄새가 난다'는 등 통풍(通風)과 환기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설계·기술 진화로 부활
주상 복합 아파트가 다시 살아나기 시작한 것은 기존 단점들이 개선되기 시작하면서다. 목동 센트럴 푸르지오는 2012년 분양 당시 청약 경쟁률이 1.52대1에 그쳤지만, 2015년 입주한 뒤 가격은 상승세다. 전용 84㎡의 분양가는 7억4000만원 안팎이었지만, 지난 3월 10억5000만원에 실거래됐고, 현재 호가(呼價)는 12억원이다. 조문형 대우건설 상무는 "슬라이딩 창호를 도입해 통풍 문제를 개선했고, 기술 발달로 환기 시스템 성능도 대폭 강화된 결과"라고 했다. 2013년 분양해 이달 입주하는 '래미안 강동팰리스'도 4억3900만원에 분양한 전용 59㎡가 지난 5월 6억5600만원에 팔렸다. 2015년 이후 분양한 '광명역 푸르지오', '광명역 파크자이' 등의 주상 복합 아파트는 모두 일주일 내 완판(完販)됐다.
대림산업의 아크로 서울포레스트는 더욱 진화했다. 설계 개선으로 전용률을 일반 아파트 수준인 79%까지 끌어올렸고, 외벽을 일반 아파트처럼 대부분 콘크리트로 만들면서도 대형 통유리창으로 조망권을 확보했다. 벽(壁)이 아닌 4개 기둥이 건물 무게를 지탱하게 해, 오래 살면서 내부 공간을 바꿀 수 있게 했다. 부대시설도 상업시설 외에 문화공간과 오피스 등을 복합적으로 구성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주상 복합이 최근 몇 년 사이 기술과 설계 발전으로 고가 주택 시장에서 다시 경쟁력을 되찾은 모습"이라고 말했다.
아파트보다 실내 공간의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도 단점으로 지적됐다. 예컨대 똑같은 '60평(198㎡)형'일 경우, 일반 아파트는 전용면적이 158㎡이지만, 주거용지보다 비싼 상업용지에 촘촘하게 지은 주상 복합의 가구당 전용면적은 148㎡ 안팎이었다. '한 집에서 된장찌개를 끓이면 동(棟) 전체에 냄새가 난다'는 등 통풍(通風)과 환기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설계·기술 진화로 부활
주상 복합 아파트가 다시 살아나기 시작한 것은 기존 단점들이 개선되기 시작하면서다. 목동 센트럴 푸르지오는 2012년 분양 당시 청약 경쟁률이 1.52대1에 그쳤지만, 2015년 입주한 뒤 가격은 상승세다. 전용 84㎡의 분양가는 7억4000만원 안팎이었지만, 지난 3월 10억5000만원에 실거래됐고, 현재 호가(呼價)는 12억원이다. 조문형 대우건설 상무는 "슬라이딩 창호를 도입해 통풍 문제를 개선했고, 기술 발달로 환기 시스템 성능도 대폭 강화된 결과"라고 했다. 2013년 분양해 이달 입주하는 '래미안 강동팰리스'도 4억3900만원에 분양한 전용 59㎡가 지난 5월 6억5600만원에 팔렸다. 2015년 이후 분양한 '광명역 푸르지오', '광명역 파크자이' 등의 주상 복합 아파트는 모두 일주일 내 완판(完販)됐다.
대림산업의 아크로 서울포레스트는 더욱 진화했다. 설계 개선으로 전용률을 일반 아파트 수준인 79%까지 끌어올렸고, 외벽을 일반 아파트처럼 대부분 콘크리트로 만들면서도 대형 통유리창으로 조망권을 확보했다. 벽(壁)이 아닌 4개 기둥이 건물 무게를 지탱하게 해, 오래 살면서 내부 공간을 바꿀 수 있게 했다. 부대시설도 상업시설 외에 문화공간과 오피스 등을 복합적으로 구성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주상 복합이 최근 몇 년 사이 기술과 설계 발전으로 고가 주택 시장에서 다시 경쟁력을 되찾은 모습"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