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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대 도시 아파트값, 서울·부산·광주는 前고점 넘었다

    입력 : 2017.07.16 22:45

    [상반기 집값 상승 들여다보니]

    전국 집값 상승률 작년 웃돌아… 서울·부산·세종, 상승 폭 확대 주도
    전세금 상승률은 작년의 3분의1… 입주 물량 쏟아진 세종 9% 급락
    서울 아파트값 9년간 2.5% 올라 "일부지역 급등, 부동산 과열 착시… 전국 주택시장 상당히 안정적"

    2003년 이후 집값 추이를 비교하면 전국 7대 도시 중 아파트값(6월 말 기준)이 이전 고점(高點)을 넘어선 지역은 서울과 부산, 광주 등 세 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상반기 전국 집값 상승률은 작년 같은 기간을 웃돌았고, 서울과 부산·세종이 상승 폭 확대를 주도했다. 반면 전국 전세금 상승률은 작년 상반기의 3분의 1 아래로 줄었고, 새 아파트 입주 물량이 쏟아진 세종시는 전세금 시세가 급락했다.

    '과열'이라는 서울, 8년 10개월간 2.5% 올라

    2000년대 전국 아파트 가격은 꾸준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감정원이 집계를 시작한 2003년 12월과 현재(2017년 6월 말 기준)의 아파트값을 비교하면, 전국 평균은 58% 올랐다.

    전국 집값 변동률
    /김연정 객원기자
    하지만 지역별로 전고점과 비교하면 편차가 있다. 2003년 12월의 가격을 '1'로 놓은 '가격지수'로 비교했을 때, 서울 아파트값 지수는 2008년 9월 1.57까지 올라갔다가 미국발(發) 금융 위기의 여파로 내려앉았고, 이후 2012~2013년 한 차례 더 불황을 겪으며 회복하는 데 8년 이상 걸렸다. 현재 1.61로 이전 고점을 갱신했지만, 이 8년 10개월간만 놓고 보면 상승 폭이 2.54%에 불과하다. 14년째 큰 하락 없이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는 부산의 가격지수는 1.68, 광주는 1.71을 기록 중이다.

    전국 7대 도시 중 나머지 4개 광역시의 아파트값은 아직 전고점 아래에 있다. 고점 대비 가격이 가장 낮은 곳은 대구다. 현재 대구의 아파트값은 2015년 11월 고점 대비 96.05% 수준이다. 이 밖에 인천이 97.34%, 대전이 97.86%, 울산은 99.03%에 각각 머문다. 대도시는 아니지만, 경기도의 아파트 매매가도 2008년 9월 대비 97.94% 수준이다.

    서울·부산·세종시만 집값 상승 폭 확대

    한국감정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 6개월(1~6월)간 전국 집값은 0.6%, 그중 아파트값은 0.4% 올랐다. 작년 같은 기간 상승률은 전체 집값 0.1%, 아파트 0.1%였다. 올 상반기 집값 상승 폭이 확대된 지역은 서울, 부산, 대전, 세종시 등이었다. 서울은 작년 상반기엔 0.6% 올랐지만, 올해는 1.5%로 상승 폭이 커졌다. 부산도 작년 상반기 0.6%에서 올해 1.6%로 상승률이 높아졌다. 한국감정원은 "서울·부산 모두 재건축 사업 추진 단지의 아파트값이 많이 올랐지만, 그것이 도시 내 다른 지역의 집값까지 끌어올리는 상황으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은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대전은 -0.1→0.4%, 세종시가 0.2→2.6%, 강원이 0.6→1%로 각각 상승 폭이 확대됐다. 반면 제주는 2015년 상반기 2.6%, 작년 상반기엔 3.8%가 올랐지만, 올해는 상승률이 0.3%에 그쳤다.

    올 상반기 전국 전세금 상승률과 아파트 전세금 상승률은 똑같이 0.4%를 기록했다. '전세 대란'이란 표현이 최근 사라진 현실을 반영하듯, 상승률이 작년(주택 0.7%, 아파트 1.1%·이하 상반기), 재작년(주택 2.7%, 아파트 3.8%)에 비해 크게 둔화했다.

    특히 세종시는 작년 2% 올랐던 전세금 시세가 올해는 9% 급락했다. 전세 계약 만기가 한꺼번에 돌아온 데다, 입주 물량도 많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감정원 측은 설명했다. 울산과 경남도 소폭 하락으로 전환됐다. 조선업 침체에 따른 매매·투자 위축의 결과라는 분석이다.

    "시장 안정적이지만, 차별화 심화 가능성"

    한국감정원은 "올 하반기에도 집값 상승세는 이어지겠지만, 그 상승률은 상반기의 절반 수준인 0.3%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6·19 부동산 대책과 8월 예정된 가계부채관리대책 등 규제가 강화되면서 전국적으로 가격 조정이 이뤄지고, 시장에서는 관망세가 나타날 것이라는 예측이다. 거래량도 상반기보다 5.2% 줄어들 전망. 다만 재건축이나 개발 호재가 있는 지역은 실수요자 중심의 거래가 꾸준할 것이라고 감정원은 설명했다.

    하반기 전세 시세는 상승 폭이 상반기보다 더욱 낮아진 0.2% 상승을 기록할 전망이다. 서울은 강남 4구(서초·강남·송파·강동구)에서 재건축에 착수하는 단지 거주자들이 전세 시장으로 쏟아지면서 전세 시세 상승 폭이 다소 확대되겠지만, 수도권 외곽과 지방은 대규모 신규 아파트 입주가 이뤄지고 있어 전국 평균으로는 보합에 가까울 것이라는 분석이었다.

    이준용 한국감정원 시장분석연구부장은 "서울 강남 재건축 아파트와 일부 호재 지역이 지나치게 국민적 관심을 끈 탓에 마치 전체 시장이 과열인 것 같은 착시를 일으키지만, 세밀하게 들여다보면 현재 전국 주택 시장은 상당히 안정적인 상태"라며 "다만 상당한 입주 물량이 대기 중인 지방과 그렇지 않은 서울의 차별화 현상은 하반기 더 심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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