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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9에도 청약 열풍… 실수요자가 주도했다

    입력 : 2017.07.06 19:48 | 수정 : 2017.07.07 09:15

    서울 등 분양권 전매 금지했지만 신규 분양마다 청약자 몰려
    3년 정도는 분양권 팔 수 없어
    단타 매매로 시세 차익 못 내
    결국 더 좋은 주거 환경 찾는
    이주 수요가 시장 떠받치는 셈
    "투기 세력이 부동산 과열 주범"
    정부, 시장과 동떨어진 진단
    "최대한도 대출 받는 경우 적어
    LTV·DTI 강화도 영향 못미쳐"

     

    정부가 분양권 전매(轉賣) 제한 등을 내용으로 하는 6·19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음에도 서울과 수도권에 신규 분양하는 아파트마다 청약 열기가 뜨겁다. 투기 수요가 아닌 실수요자들이 대거 청약시장에 몰리면서 대부분 단지가 높은 경쟁률을 보이며 1순위 마감에 성공하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정부는 다주택자 등 투기 세력을 부동산 시장 과열의 '주범'으로 진단했지만, 최근 주택시장 호황과 집값 상승은 탄탄한 실수요층 덕분"이라고 지적한다.

    ◇'전매 금지'에도 여전한 청약 열기

    6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5일 청약 신청을 받은 6개 아파트가 전 주택형에서 1순위 마감됐다. 현대산업개발이 서울 강동구 상일동에 공급한 '고덕 센트럴 아이파크'는 540가구 모집에 1만2734명이 지원해 평균 23.6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용면적 59㎡ A타입은 31가구에 3003명이 몰려 경쟁률이 96.9대1에 달했다.

    효성이 서울 용산구 용산국제빌딩 4구역에서 선보인 '용산 센트럴파크 해링턴 스퀘어'는 3.3㎡당 평균 3630만원이라는 높은 분양가에도 평균 3.2대1로 1순위 마감에 성공했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에서 분양한 '판교 더샵 퍼스트파크' 845가구에도 1만1437명이 청약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실장은 "청약에 당첨돼도 3년 정도는 분양권을 팔 수 없기 때문에 '단타 매매'로 시세 차익을 노리는 가수요가 배제됐다고 봐야 한다"면서 "앞으로도 입지가 좋은 수도권 지역에 공급되는 아파트는 청약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투기 세력 아닌 실수요자가 시장 주도

    정부는 6·19 대책을 내놓으면서 시장을 어지럽히는 '투기 수요'를 잡겠다고 공언했다. 특히 서울을 집값 과열의 진앙(震央)으로 판단, 기존에 강남 4구(서초·강남·송파·강동)에만 적용되던 입주 때까지 전매 금지를 서울 모든 지역으로 확대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다주택 보유자들이 투기 목적으로 거래를 주도해 서울 집값이 급등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런 정부 진단을 두고 "시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소수의 투기 세력이 시장을 좌우하는 게 아니라, 더 좋은 주거 환경을 찾는 실수요자의 이주 수요가 몰리는 지역의 집값이 오른다는 뜻이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은 "각종 개발 호재가 많은 용산의 경우, 분양가가 비싸도 기존 집을 처분하고 이주하겠다는 사람들이 많았다"며 "정부가 아무리 규제책을 내놓아도 서울 인기 주거 지역은 수요가 공급보다 월등히 많아 집값이 계속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도 청약시장이 붐비는 것은 새 아파트를 선호하는 수요자들 덕분"이라고 했다.

    이달 3일부터 청약 조정 대상 지역에서 LTV(주택담보인정비율)·DTI(총부채상환비율)가 10%포인트 강화됐다. 그러나 이런 대출 규제가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을 최대한도까지 받아 집을 사는 경우가 많지 않고, 잔금 대출에 DTI 50%를 새로 적용했지만, 대출이 막히면 전세 세입자를 구하면 된다"고 말했다.

    ◇오피스텔 시장 '풍선 효과' 어쩌나

    정부가 새로 규제 지역으로 추가한 부산 부산진구와 기장군, 경기도 광명 역시 실수요를 바탕으로 집값 상승세가 여전하다. 한국감정원 조사에 따르면, 6·19 대책 발표 이후 일주일 동안 부산진구 아파트값은 0.1% 올라 부산 평균 상승률(0.06%)을 웃돌았다. 광명도 같은 기간 0.06% 올라 0.01~0.02% 상승에 그친 주변 도시(시흥·화성·안산 등)를 압도했다.

    정부 규제 대상에서 빠진 오피스텔 시장은 '풍선 효과'로 일부 지역에선 과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포스코건설이 4일부터 이틀 동안 청약을 받은 인천 송도 '랜드마크시티 센트럴 더샵' 오피스텔은 1242실 공급에 총 4만5516건이 접수돼 평균 36.7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세종시에서 분양한 '힐스테이트 세종 리버파크' 오피스텔은 64실 공급에 2만4244건이 접수돼 평균 378.8대1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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