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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일탈 위해 20년 경험 모두 녹여"

    입력 : 2017.06.30 03:04

    설해원 설계·디자인한 양진석 와이그룹 대표 건축가

    "사람들은 도심에서 벗어나는 일탈(逸脫)을 기대하고 리조트를 찾죠. 그래서 좋은 리조트는 아파트와 다른 이색적인 공간 경험을 제공해야 합니다. 디즈니랜드 같은 테마파크로 리조트를 꾸미는 건 가짜를 옮겨온 것이죠."

    강원도 양양 골든비치 리조트가 새로 선보이는 '설해원'을 직접 설계하고 디자인한 양진석(52·사진) 와이그룹 대표 건축가는 최근 본지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3주 동안 체중이 5㎏이나 빠질 정도로 설해원 설계에 지난 20여년의 경험을 모두 녹여냈다"며 "설해원은 내 건축가 인생에서 정점을 찍을 만한 프로젝트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양 대표가 보는 리조트의 본질은 뭘까. 그는 '일탈'로 정의했다. "워터파크에서 노는 것도 본질적으론 이색적인 공간 경험을 준다는 의미죠. 하지만 워터파크는 서울에도 있지 않습니까. 좋은 리조트라면 도심에서 느끼지 못하는, 일탈했을 때의 공간 경험을 충분히 주어야 하죠."

    그런 다양한 경험을 위해 그가 내세운 설계 콘셉트는 '오리엔탈 모더니즘'이다. 이를 바탕으로 설해원 객실은 동양적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수십 가지 타입으로 짓는다. 히노키탕을 테마로 한 객실이 있는가 하면 전통 한옥 방을 연상시키는 객실도 있다. 그의 철학은 실내 인테리어에도 고스란히 배어있다. 객실에 콘트리트를 거의 쓰지 않은 것. 중목 구조(기둥과 보를 나무로 잇는 방식)를 사용해 객실 이곳저곳에 옹이가 선명한 나무 기둥이 툭툭 튀어나와 있다. 색다른 공간 경험과 동양적 자연미를 강조한 것이다.

    양 대표는 "리조트는 휴식과 사색, 사람과 자연 등 모든 것을 충족시켜야 한다"면서 건축이 이를 방해하지 않도록 절제했다고 강조했다. 건물 내·외부를 직접조명이 아닌 간접조명으로 처리하고, 가구와 벽지는 차분한 무채색 계열로 배색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설해원 내 마운틴스테이 건물의 외관을 칠흑 같은 검은색으로 만든 것도 마찬가지다. 그는 "건축물만 도드라지지 않고 건축물이 주변 환경에 자연스럽게 동화돼 자연에 묻히게끔 건물 외관 색깔을 일부러 죽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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