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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그래도 오른다" 40% vs "내린다" 30%

    입력 : 2017.06.21 01:15

    ['6·19 부동산 대책' 후 전망은… 전문가 10명 설문조사]

    "강북은 오르거나 보합" 80%, "서울 전·월세 소폭 상승" 70%
    지방은 대체로 "매매·전세 하락"

    정부가 서울 재건축 단지 등에 몰리는 투기 수요를 억제하는 내용의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지만, 상당수 부동산 전문가는 하반기에도 서울 아파트값이 소폭 오르거나 최소한 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본지가 20일 부동산 전문가 10명을 대상으로 '하반기 시장 전망'을 물은 결과 4명은 "서울 아파트값이 오를 것"이라고 답했다. 서울 아파트값이 내릴 것으로 예상한 전문가는 2명뿐이었다.

    정부는 이번 6·19 대책에서 서울과 부산, 세종 등 전국 40곳의 청약 조정대상지역의 LTV(주택담보 인정비율)와 DTI(총부채 상환비율)를 10%포인트씩 내리기로 했다. 서울 전역에서 입주 때까지 분양권 전매를 금지했고, 내년부터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가 시행된다고 발표했다. 전반적으로 하락세인 지방의 경우, 세종·부산 등을 제외하고는 손을 대지 않았다.

    서울 집값, "오른다" 4명 "보합" 4명

    하반기 서울 아파트값 전망을 묻는 말에 8명이 '소폭 상승'(4명) 또는 '보합'(4명)을 선택했다. 매매가격을 비롯해 "전·월세 시세도 내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전문가들의 한마디 정리 표
    심교언 건국대 교수는 "서울은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 때문에 집값이 계속 오를 것"이라며 "정부가 대출 규제를 강화했지만, 집값을 떨어뜨리고 투자 수요를 차단하기엔 강도가 약하다"고 말했다. 천현숙 국토연구원 연구위원도 "이번 대책은 다주택 '갭투자'와 강남 재건축 투자를 전체 시장 가격 상승의 주범이라고 보고, 그 부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만 차단한 것"이라고 했다. 반면 '소폭 하락'을 예상한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이번 6·19 부동산 대책으로 거래가 줄고, 부동산 매수 심리가 위축되는 효과가 적어도 3개월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울 전·월세 시세에 대해서는 7명이 "소폭 오를 것"이라고 답했다. 서울은 기본적으로 거주 수요가 많고, 곳곳에서 속도를 내는 재건축 사업에 따른 이주 수요가 전세금을 끌어올릴 것이라는 분석이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서울 아파트 공급 물량이 재건축 철거에 따른 이주 수요를 감당하지 못한다"며 "이주 수요가 몰리는 곳에서는 전·월세가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값에 대한 전망은 '소폭 상승'(4명)과 '보합'(3명), '소폭 하락'(3명)으로 의견이 갈렸다. 다만 하반기엔 거래량이 줄어들 것이란 의견(6명)이 많았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실장은 "시중에 풀린 유동자금도 여전히 많고, 강남 재건축 아파트에 투자하는 자산가들은 LTV·DTI 등에 영향을 별로 받지 않는다"며 재건축 아파트값 강세를 예상했다. 반면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돈이 풀릴 때 큰 폭으로 오르는 강남 재건축 단지는 반대로 돈을 조이면 가장 충격을 받는 곳"이라며 "폭락까지는 아니지만, 가격이 하락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입주 물량·금리 인상 등 악재(惡材) 대기

    '6·19 대책'으로 분양권 전매 제한이 강화된 서울 강북 지역을 새 정부의 '도시재생 뉴딜' 사업의 수혜지로 꼽는 전문가가 많았다. 김덕례 실장은 "문재인 정부의 도시재생 사업 기대감이 아파트값에도 반영될 것"이라고 했고, 최창욱 건물과사람들 대표는 "강북은 어차피 실수요자 시장이어서 집값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팀장은 "강북 지역도 최근 집값이 많이 올라 추가 상승 여력이 부족하다"며 소폭 하락을 예상했다.

    하반기 부동산 시장 전망 정리 표

    입주 물량이 대폭 증가하는 지방 부동산 시장에 대해서는 대다수 전문가가 매매가와 전·월세 모두 하락할 것으로 봤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하반기 금리 인상이 현실화되고, 새 아파트 입주 물량이 대거 쏟아질 예정이어서 지방 시장은 하방 압력이 높다"고 말했다.

    권대중 명지대 교수는 “하반기 부동산 시장은 이번 대책이 아니라 8월 나오는 가계부채 대책의 수위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며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고강도 대책이 나오면 집값이 큰 폭으로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주식시장은 '건설·부동산 약세' 전망

    정부가 부동산 규제책을 발표하자 건설업종의 주가도 하락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부동산대책 발표 당일이었던 19일 건설업종 주가는 0.69% 하락했으나 20일에는 ‘2.35%’로 하락 폭이 커졌다. 증권업계에서는 “부동산 정책 자체보다 정부가 계속해서 부동산 규제를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으로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고 분석했다.

    이광수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부동산 정책이 추가될 것으로 보이면서 단기적으로는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졌지만, 투기 수요를 억제해 부동산 시장을 안정화하겠다는 것인 만큼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인 효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가 대출·조세 규제를 내놓을 경우 전반적으로 주택 구매 심리가 악화하면서 하반기 부동산 시장이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강북지역 재개발 사업이나 정부 주도형 공공임대 주택사업은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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