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7.06.15 00:47
미분양 관리지역 지정된 평택 고덕신도시, 청약 경쟁률 62대 1
인천·송도도 집값 희비 엇갈려… 3.3㎡당 평균 460만원 차이
최근 수도권을 비롯해 지방 중소도시 부동산 시장은 국지적인 온도(溫度) 차가 더욱 크게 벌어지는 분위기다. 같은 도시 안에서도 '뜨는' 지역과 '가라앉는' 지역의 희비(喜悲)가 갈리고 있다. 특히 원도심을 중심으로 모(母)도시의 부동산 시장은 침체했지만, 새로 조성 중인 신도시나 택지지구는 활황(活況)을 보이는 지역이 늘고 있다. 도시 전체로 봤을 때는 미분양 물량이 쌓이고 가격이 약세를 보이지만, 지역 내 신도시에만 청약자가 몰리고 집값이 급등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역 내 부동산 경기 온도 차 심해
도시 내 부동산 경기가 다르게 움직이는 대표적인 지역이 경기도 평택이다. 평택은 지난 4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지정됐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3월 기준, 평택 지역 미분양 주택 수는 2950가구로 경기도에서 용인 다음으로 미분양 주택이 많다. 올해 2월 분양한 A아파트는 1순위 청약 경쟁률 0.5대 1로 대거 미달했고, 작년 6월 공급된 B아파트는 1년째 분양 중이다. 평택은 올해 하반기 3000여 가구가 추가 공급될 예정이어서 미분양 해소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그러나 평택 고덕신도시의 분위기는 정반대이다. 올해 평택에서 처음으로 분양된 동양건설산업의 '고덕 동양파라곤'은 1순위 청약에서 평균 49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GS건설이 분양한 '고덕 자연앤자이'도 1순위 청약 경쟁률 28.8 대 1을 기록했다.
이런 차이는 신도시와 신규 택지지구에 도시 인프라가 집중되고, 대기업 공장 설립 등에 따라 일자리가 늘고 인구 유입이 활발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고덕신도시는 세계 최대 규모의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이 이달부터 가동을 시작하고, LG전자 평택 디지털파크도 최근 완공됐다.
고덕신도시에 주목하는 투자 수요가 늘면서, 상업형 부동산 공급도 활기를 띠고 있다. ㈜솔라즈가 19층 454실 규모 대형 분양형 호텔 '솔라즈 스텔라'를 분양하고, 외국인 거주자를 겨냥한 수익형 단독주택 등도 잇달아 들어서고 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최근 평택에서 부동산 사업의 성패(成敗)는 '고덕신도시냐 아니냐'가 모든 것을 결정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신도시·택지지구 위주로 뛰는 몸값
인천과 송도국제도시 부동산 시장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인천 지역 미분양 주택은 4월 현재 3703가구이다. '악성 미분양'으로 통하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도 1167가구나 된다. 반면 송도국제도시는 4월 379가구였던 미분양 물량이 한 달 사이 모두 주인을 찾아 현재는 미분양 물량이 '제로(0)'다.
아파트 가격도 차이가 난다. 인천 전체 아파트 값 평균은 3.3㎡당 861만원이지만 송도신도시의 경우 3.3㎡당 1320여 만원 수준이다. 아파트 가격 상승률도 큰 차이가 난다. 지난해 4분기 대비 올해 1분기 인천시 아파트 가격은 3.3㎡당 0.45% 올랐지만, 송도국제도시가 속해있는 연수구는 3배에 가까운 1.16% 올랐다.
인근 지역에 비해 높은 가격 상승률 덕분에 투자 수요도 많다. 올해 1분기 인천시 분양권 거래 건수(1100건)의 53.5%가 송도국제도시가 있는 연수구에서 이뤄진 것이었다.
경기도 고양시와 새로 조성된 삼송신도시도 '몸값'이 차이가 난다. 경기도 고양시 아파트 매매가는 지난 5월 기준 3.3㎡당 1032만원이었지만 삼송신도시는 3.3㎡당 1626만원으로 600여 만원이 더 비싸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최근에는 대규모 신도시보다 수도권의 소규모 특화도시가 대세(大勢)로 떠올랐다"라며 "이런 지역은 서울 접근성이 좋고, 계획적으로 인프라 시설을 구축해 주거 환경이 좋아 실거주와 투자 수요가 동시에 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