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7.05.14 19:13
오는 9월 서울 노원구 하계동 1만1344㎡ 부지에 들어서는 ‘제로 에너지 주택’ 121가구는 석유·가스 같은 화석 연료를 일절 사용하지 않는다. 난방과 전기 등 에너지 소비량을 절반으로 줄이고, 나머지 절반은 태양광 발전과 지열(地熱)로 공급한다. 기존 주택과 달리 콘크리트 외부에 단열재를 설치해 뜨겁거나 차가운 공기가 실내로 들어오는 것도 막는다.
통상 햇빛에 직접 노출된 콘크리트는 낮에 열에너지를 저장했다가 밤에 실내로 방출한다. 하지만 이 주택은 콘크리트 바깥에 설치한 단열재가 이를 막아 여름철 전력 사용량을 줄일 수 있다. 환기 중 실내에서 발생한 열을 회수해 재활용하는 환기 장치와 삼중 유리 시스템 창호로 냉·난방 효율도 높인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냉난방·온수·조명·환기 등 생활에 필요한 에너지를 자체 충당해 입주자들이 전기·난방비 등을 획기적으로 아낄 수 있다”고 했다.
이런 제로 에너지 건물 등 ‘꿈의 집’을 지을 수 있는 첨단 기술이 한자리에 모인다. 이달 24일부터 사흘 동안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KINTEX)에서 열리는 ‘2017 국토교통기술대전’은 건설·건축 신기술 외에 스마트시티, 자율주행차, 드론(무인기), 해수담수화 등 국토교통 분야 첨단기술과 연구 성과를 엿볼 수 있는 국내 유일 행사이다. 기술 전시뿐만 아니라 연구 성과가 실제 사업화로 이어지는 걸 돕는 상담과 투자 유치 설명회 등 다양한 비즈니스 지원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국가 연구·개발 사업은 아니지만 우수 기술을 자체 개발한 중소기업들도 참여하는 ‘중소기업 특별관’도 설치된다. 중소 기업이 개발한 우수 기술이 홍보 기회를 갖지 못해 사장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4회째를 맞는 이번 전시회는 학생 등 일반 참관객들이 흥미를 갖고 국토교통 관련 신기술을 체험하는 기회가 많아졌다. 작년 말 개발된 국내 첫 레저용 2인승 경비행기 ‘KLA-100’도 처음으로 일반 공개된다. 앞으로 전 세계 항공기 시장의 50% 이상을 경비행기가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최근 국내 레저용 경비행기 수요가 늘고 있지만 수입에만 의존하고 있어 개발한 것이다. 가볍고 강한 복합재로 기체를 만들고, 고효율 저탄소 엔진을 달았다. 참관객들이 실제 비행기 조종석에 앉아 내부를 살펴볼 수 있다.
교통안전공단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이동식 이륜자동차 안전 검사 스테이션’은 할리데이비슨 오토바이 등과 함께 선보인다. 이륜자동차의 경우 장거리 운전이 어려운 것을 감안해 공단이 국민을 직접 찾아가서 제동력·속도계·전조등 등 안전 검사를 하기 위해 개발했다. 동남아시아 등 오토바이 사용이 많은 국가에 수출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연구원 20명이 단체 관람객에게 기술을 설명하는 ‘도슨트(전시 해설사)’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주제로 로봇공학자로 유명한 데니스 홍 미국 UCLA 교수, 최재붕 성균관대 교수 등 국내·외 석학의 강연도 진행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행사를 통해 소개되는 많은 연구 성과들이 더 혁신적인 기술과 융복합돼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주도하는 핵심 기술로 활용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2017국토교통기술대전에 대한 보다 상세한 정보는 홈페이지(http://techfai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