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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례신도시 상가 절반이 텅텅 빈 이유

    입력 : 2017.05.12 11:21 | 수정 : 2017.05.12 11:21

    위례신도시에 들어선 상가. 현재 대다수 상가가 절반 이상 비어있다. /상가정보연구소 제공

    수도권 최고 인기지역으로 꼽히는 위례신도시 내 상가의 절반 이상이 대량 미분양되고 입주한 상가도 상당수 비어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2일 부동산시장조사업체인 상가정보연구소에 따르면 현재 위례신도시에서 공급한 일반상가의 약 50%, 근린상가의 약 70%가 미분양으로 남아 있다. 특히 상업·업무복합건물의 경우 1층이 아닌 2층 이상 상층부 상가 분양 실적이 저조하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위례신도시가 상가가 들어서기에 좋은 입지라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 위례신도시의 상업용지 비율은 신도시 가용 토지 면적의1.9%로 다른 2기 신도시인 판교(3%)나 동탄(4%)에 비해 낮다. 그만큼 희소성이 있다는 것이다. 반면 인구밀도는 15.6%로 판교(9.5%), 동탄(6.9%)보다 높아 상가가 잘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현재 위례신도시는 총 계획 가구 4만2392가구 가운데 2만가구 이상이 입주를 마쳤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위례신도시 대량 미분양 사태 원인으로 턱없이 비싼 분양가를 지목한다. 위례신도시 상가의 분양가격은 3.3㎡(1평)당 평균 4000만~5000만원선이다. 중심상권인 트랜짓몰 부근 상가에는 1억원 안팎 프리미엄(웃돈)도 붙어 있다. 신도시의 경우 입주 초기에는 인프라 부족 등으로 인해 상권 형성이 더뎌 상가의 수익성이 불안정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금 분양가는 다소 비싸다는 지적이다.

    이상혁 상가정보연구소 연구원은 “높은 임대료를 감당할 만한 업종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며 “그나마 입점을 마친 1층 상가 대다수는 분양권 거래 중개를 위해 들어선 부동산 중개업소가 차지하고 있고, 간간이 보이는 편의점이나 프랜차이즈 상점 외에는 주민 편의·쇼핑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분양가가 비싸다보니 임대료도 높아 분양을 마친 상가도 세입자 구하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트랜짓몰 부근 1층 상가 임대료는 전용면적 33㎡ 기준 보증금 5000만~1억원, 월세 300만~400만원 선으로 높다.

    전문가들은 위례신도시 인프라 구축이 지연된 탓에 상권 위축 현상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하철 8호선 우남역은 올해 개통할 예정이었지만 2년 연기된 2019년으로 미뤄졌다. 지난해 시공사 변경 등 진통을 겪은 위례신사선 경전철도 예정(2024년)대로 개통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이상혁 연구원은 “위례신도시 상권이 전형적인 신도시 개발 초기의 정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신도시나 택지지구에 투자할 때는 동원할 수 있는 자금 여력을 충분히 점검한 후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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