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7.04.19 01:17
1분기 가입자 65% 증가
대출 낀 주택도 가능하고 신청 문턱 더 낮추기로
◇"비교적 유리할 때 더 가입"… 1분기 가입자 급증
주택금융공사는 올해 1분기 중 주택연금 가입자가 392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384명)보다 65% 늘었다고 18일 전했다. 주택연금이 출시된 지난 2007년 7월 이후 분기별 가입자 기준으로 최대치이다. 2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가입자가 2.6배 수준으로 늘었다. 가입자가 급증하면서 지난 1분기 주택연금 보증공급액(연금을 지급하기로 주택금융공사가 보증한 돈)도 4조5155억원으로 역대 최고액을 기록했다.
고령화가 가속화하면서 100세 넘어 가입한 최고령 가입자도 나왔다. 상품 출시 이후 가장 많은 나이인 107세에 주택연금에 든 것이다. 이 가입자는 매월 168만원을 사망할 때까지 받게 된다. 지금까지 가입 시점 기준 최고령자는 99세였다. 주택연금을 받는 연금 수령자 중엔 17명이 100세 이상이고, 현재 최고령 연금수령자는 111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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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연금은 주택을 담보로 잡고 연금을 준다. 평균 수명이 늘어 가입자가 오래 살 가능성이 커지고 장기 금리가 낮아지면 같은 가격의 주택을 맡기고 받을 수 있는 연금액은 감소한다. 주택 가격 상승 가능성이 작아져도, 주택금융공사가 나중에 주택을 팔아 회수할 수 있는 돈이 줄기 때문에 연금 수령액은 줄어든다.
주택금융공사는 주택 가격 예상 상승률이 하락한 점을 감안해 지난 2월 가입자부터 주택연금의 월 지급금을 기존보다 평균 3.2% 줄였는데, 지급금이 줄기 전에 가입하려는 사람들이 몰리면서 올 1분기 가입자가 크게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주택금융공사 신월선 팀장은 "출시 10주년을 맞는 주택연금이 고령층의 안정적인 노후 생활을 돕는 수단으로 정착해가는 중"이라며 "앞으로 신청 문턱이 더 낮아지는 등 제도가 지속적으로 보완되면 가입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연금 받는 법 다양… "대출 낀 주택도 가능"
주택연금은 만 60세 이상인 1주택 보유자, 혹은 보유 주택 합산 가격이 9억원 이하인 다주택자면 가입이 가능하다. 연금을 받는 방식은 선택이 가능하다. 평생 같은 금액을 받는 종신지급형, 큰돈이 필요한 경우를 대비해 수시로 찾을 수 있는 한도액을 설정하고 나머지를 연금으로 평생 받는 종신혼합형, 10~30년 동안 기간을 정해놓고 이 기간만 연금을 받는 확정혼합형 등이다.
만 70세가 3억원짜리 주택으로 주택연금에 가입하고 평생, 매월 일정한 금액을 받는 종신지급형을 선택하면 매월 92만4000원을 받을 수 있다.
주택담보대출을 받고 있어 은행에 주택이 담보로 잡혀 있더라도 가입할 수 있다. 은행 등의 주택담보대출을 주택금융공사 대출로 갈아타는 방식인데, 이 경우엔 대출금을 갚고 남은 돈을 연금으로 받는 형태이기 때문에 연금 수령액은 줄어든다.
정부는 국민의 노후 생활비 마련을 돕기 위해 주택연금 신청 문턱을 점점 낮추는 중이다. 지난해부터 가입 기준이 완화돼 주택 소유자의 나이가 만 60세 미만이어도, 배우자가 만 60세 이상이면 주택연금 신청이 가능토록 했다. 금융위원회는 또 자녀의 동의가 없어도 연금 수급권을 배우자에게 이전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제도 개편안을 올해 초 발표하고 세부 방안을 만들고 있다.
주택연금에 가입하려면 주택금융공사 지사를 방문해야 하고, 주택금융공사 홈페이지(www.hf.go.kr)나 전화(1688-8114)로 상담 예약을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