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 메뉴 건너뛰기 (컨텐츠영역으로 바로 이동)

과천 전셋값 3.3㎡에 2020만원…강남구보다 비싸

    입력 : 2017.04.11 19:08 | 수정 : 2017.04.11 19:12

    동시다발적인 재건축 사업이 추진되는 경기 과천 일대 풍경. 과천은 재건축 이주 수요 영향으로 아파트 3.3㎡당 전세 가격이 최근 2000만원을 돌파했다./조선일보DB

    “전용 59㎡ 아파트 전세 가격이 매매 가격과 맞먹는 6억원 정도예요. 너무 비싸니 가격만 물어보고는 ‘급전세 나오면 연락달라’는 손님만 많네요.”

    11일 만난 경기 과천시 A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아파트 전세 가격이 폭등하면서 세입자들이 부담을 느껴 계약 자체도 거의 없다”고 전했다. 전세 가격 고공 행진은 서울 강남구도 마찬가지다. 이주 수요가 많은 서울 강남구 개포동 한 아파트 전용면적 84㎡ 전세 시세는 현재 5억5000만원 수준. 작년 말보다 2000만원 정도 올랐다. 개포동 B 중개업소 대표는 “지난 겨울부터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식었다고 하는데, 이 지역 전세 가격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경기 과천시와 서울 강남구의 3.3㎡당 아파트 전세 가격이 2000만원을 돌파했다. 역대 최고가다. 특히 과천시는 4월 현재 아파트 전세 가격이 3.3㎡당 2020만원으로 수도권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전세 가격 폭등 원인으로는 과천시와 강남 일대에 동시다발적으로 진행 중인 재건축 이주 수요가 꼽힌다. 전문가들은 “새 아파트 입주가 본격화되는 2018~2019년까지는 서울 강남권과 과천의 전세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조선일보DB

    ◇2년간 무섭게 오른 전세 가격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2014년까지 서울 강남구와 경기도 과천시 아파트 3.3㎡당 전세 가격은 각각 1602만원, 1309만원에 그쳤다. 전세가율로 보면 61.8%(강남), 49.3%(과천)에 불과했다. 하지만 2015년 봄부터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면서 전세 가격이 급등했다. 2015년 서울 강남구 아파트 3.3㎡당 전세 가격은 1901만원으로 전년에 비해 299만원(3.3㎡당)이 올랐다. 전용 84㎡ 아파트의 경우 1년 새 전세 가격이 7000만~9000만원 오른 것이다.

    과천시도 마찬가지다. 2015년 과천시 아파트 3.3㎡당 전세 가격은 전년에 비해 225만원 올랐고, 작년에는 무려 460만원이 급등했다. 전세 가격 상승세는 올해에도 지속돼, 경기 과천과 서울 강남구는 2월과 3월 각각 3.3㎡당 전세 가격이 2000만원을 돌파했다. 서울 서초구도 4월 현재 3.3㎡당 전세 가격이 1962만원에 달한다.

    ◇재건축 이주수요 전세가격 급등

    전세 가격 급등의 원인은 재건축 이주 수요다. 현재 경기 과천에는 지은 지 30년 넘은 10개 단지 1만여 가구가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특히 올해는 과천 주공 1·2·6·7-1단지 등 4666가구가 이주를 완료하고 신규 분양에 나설 예정. 서울 강남권도 마찬가지이다. 올해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를 중심으로 1만5000여 가구가 재건축 때문에 거처를 옮길 것으로 보고 있다. 함영진 부동산114 센터장은 “서울 강남구는 개포동 등에서 재건축 사업이 활발히 추진되고 있고, 이주 전세 수요들이 주변 새 아파트로 몰리며 전세 가격이 상향 평준화되고 있다”며 “과천도 세종시로 정부 청사가 이전한 자리에 다른 정부기관이 들어오면서 폭락했던 과천 집값이 회복하고 전세 가격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고 했다.
    /조선일보DB

    ◇강남권 당분간 전세 가격 상승

    전문가들은 당분간 전세 가격 상승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올 하반기부터 입주 물량이 쏟아지며 매매 가격과 전세 가격 하락이 우려되는 지방과 달리 서울 강남권과 과천은 입주 물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올해 강남 4구 입주 물량은 이주 수요(1만5000여가구)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8644가구에 불과하다. 특히 올해 하반기부터 개포주공1단지(5040가구), 개포주공4단지(2840가구), 둔촌주공아파트(5930가구) 등이 본격 이주를 하면 전세난은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위원은 “재건축 이주 수요는 학군과 정주여건 등으로 인해 거주하던 인근으로 가는 경향이 많다”며 “당분간 서울 강남권과 과천은 이주량은 많고, 입주 물량은 적어 전세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은 “전세 가격이 많이 올랐어도 집주인들의 월세 선호 현상은 지속되고 있다”며 “결국 재건축 단지들 입주 물량이 늘어나는 2년 후까진 전세 가격과 월세 가격이 동반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전 기사 다음 기사
    sns 공유하기 기사 목록 맨 위로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