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7.04.12 07:10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대표적 수익형 부동산인 상가(商街) 시장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급하는 아파트 단지 내 상가는 민간 분양 상가보다 가격이 저렴해 인기가 높다. 부동산 리서치업체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2014~2016년 LH가 공급한 단지 내 상가의 평균 낙찰가율은 191%에 달한다. 당초 공급예정가격이 2억원이면 평균 3억8000만원을 써내야 낙찰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LH는 올해 전국 36곳에서 총 307개 단지 내 상가를 분양한다. 이달 중 경기 파주 운정·하남 미사, 5월에 경기 화성 동탄2, 8월에 경기 시흥 은계, 9월에 부산 명지 등지에서 분양이 이어진다.
LH는 올해 전국 36곳에서 총 307개 단지 내 상가를 분양한다. 이달 중 경기 파주 운정·하남 미사, 5월에 경기 화성 동탄2, 8월에 경기 시흥 은계, 9월에 부산 명지 등지에서 분양이 이어진다.

■“배후 단지 700가구 이상 노려야”
단지 내 상가는 대형 마트나 근생시설 등이 밀집한 핵심 상가와 달리 입주민을 고정 배후 수요로 둔다는 점이 특징이다. 현명하게 투자하려면 주변 입지와 상권 분석에 더해 단지의 주택 유형과 가구 수, 입주민 소비력 등도 살펴야 한다.
우선 단지 내 상가는 입주민이 주요 소비자인 만큼 대단지일수록 높은 매출과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600가구급 단지 내 상가는 할인마트와 복합상권에 밀려 힘들다”며 “최소 700가구는 넘어야 한다”고 말했다. 물론 경우에 따라 소규모 단지 내 상가가 유리할 수도 있다. 가구당 점포가 부족하고, 서로 겹치는 업종이 들어서지 않고, 독점적 상가로 자리잡는 조건을 갖춘 경우다.
주택 유형에 따라선 임대주택보다 분양형·분양전환형 아파트 내 상가가 일반적으로 유리하다. 선 대표는 “국민임대나 영구임대 아파트는 시간이 흐르면 입주민층이 급격히 고령화되면서 소비력이 없어지는 현상이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그는 “대단지라도 중대형 위주의 고급 아파트 단지 내 상가는 입주민 대부분이 원정쇼핑을 가기 때문에 소비 충성도가 낮다”며 입주민 소비력과 생활방식도 살펴보라고 덧붙였다.
주변 상권과 입지도 살펴야 한다. 안민석 FR인베스트먼트 연구원은 “근거리에 근린상권이 있으면 마트나 병원이 근린상권에 들어가면서 수요자를 뺏겨 단지 내 상가가 외로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장을 찾아 버스정류장이나 횡단보도가 가까이 있는지 확인하는 등 상가의 위치와 동선도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올해 최고 기대주는 ‘파주 운정’
올해 공급될 LH 단지 내 상가로는 경기 파주 운정지구가 가장 관심을 끈다. 파주 운정지구는 이달에 A21블록에 들어서는 전용면적 16~36㎡ 행복주택(8개동 1700가구) 단지 내 상가 9개를 공급한다. 올해 LH 단지 내 상가 물량 전체 가운데 단지 규모가 가장 크다. 선 대표는 “행복주택은 주로 젊은층에 공급돼 입주민 소비력은 약하지만, 소비 충성도가 높다”며 대규모 행복주택의 단지 내 상가는 투자가치가 높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바로 옆 A20블록 단지 내 상가는 평균 287%의 높은 낙찰가율을 기록했다.
마찬가지로 2015년 평균 287%(A24블록)의 낙찰가율을 기록한 화성 동탄2지구에서도 단지 내 상가를 공급한다. 오는 5월 화성 동탄2지구는 10년 공공임대인 A50블록에 8개 점포, A69블록에 8개 점포를 각각 공급한다. A50블록은 전용면적 51~84㎡ 876가구, A69블록은 전용면적 74~84㎡ 882가구로 구성됐다.
시흥 은계·의정부 민락2·부산 명지 등은 1000가구급 이상 대단지 내 상가를 공급한다. 시흥 은계지구는 8월 S2블록(1594가구) 단지 내 상가 10개 점포를 공급한다. 같은달 의정부 민락2(A6블록·1540가구), 9월 부산 명지(B1블록·1201가구) 등에서도 분양이 이어진다.
최근 아파트 청약 열기가 뜨거운 하남 미사지구는 이달 중 A20블록(655가구·공공분양) 5개, A14블록(1632가구·국민임대) 8개의 상가를 분양한다. A14블록은 배후 단지가 크지만 평가는 박하다. 안 연구원은 “미사지구 역세권에 매머드급 상권이 형성된다”며 “아파트 단지 내 상가가 매머드급 역세권 상가를 이길 수 있을지 비관적”이라고 말했다. 스타필드 등 대형 편의시설이 가까운 점이 단지 내 상가 투자에서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지방은 세종·혁신도시 주목”
지방에서는 세종시와 혁신도시 단지 내 상가가 기대주로 꼽힌다. 일정 소득 수준이 갖춰진 공무원들이 거주하면서 수요를 받쳐줄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행정중심복합도시는 이달 2-2M8블록에 들어서는 국민임대아파트(906가구) 내 점포 5개를 공급한다. 10월에는 3-2M2블록에 지어지는 국민임대아파트(674가구) 내 점포 4개를 분양한다. 혁신도시의 경우 5월 대구 신서혁신도시에서 10년 공공임대 822가구(A7블록) 내 점포 4개를 분양한다. 경남혁신도시는 7월 A10블록(404가구) 3개 점포, 10월 A3블록(1256가구) 5개 점포 등을 공급한다.
단지 내 상가 청약은 LH 아파트와 달리 따로 자격 제한이 없다. 공급예정가격 이상의 최고가격을 입찰한 사람이 낙찰자로 결정된다.
김민영 부동산114 연구원은 “올해는 지난해보다 100여개 줄어든 상가가 공급되지만, 하반기부터 수익형 부동산에도 대출 규제가 적용돼 투자자들의 시각은 밝지만은 않다”며 “공급이 줄더라도 성급하게 투자하지는 말아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