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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던스 한 채에 380억… 특급 호텔처럼 도어맨·발레파킹

    입력 : 2017.03.06 23:53

    - 분양중인 '시그니엘' 가보니
    특급 한강뷰·최고급 인테리어… 3.3㎡당 8000만원에도 상담러시
    서울시내 30억 이상 아파트, 4년 만에 거래량 3배로 늘어… 희소성 높아 자산가들에게 인기

    3일 오후 엘리베이터를 타고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레지던스 62층에 내려 오피스텔 안으로 들어서자 통유리창 너머로 한강과 석촌호수가 펼쳐졌다. 실내는 최고급 이탈리아산 타일과 가구, 국내·외 유명 작가 조각품이 장식하고 있었고, 히노키(檜·편백나무) 욕조가 있는 욕실에선 리모컨을 조작하니 반투명 유리 욕실 벽이 투명하게 바뀌면서 바깥 풍경이 파노라마처럼 열렸다.

    이곳은 롯데월드타워 내 주거용 오피스텔 '롯데 시그니엘 레지던스'(이하 '시그니엘') 전용면적 248㎡ 내부. 42~71층 223가구로 이뤄진 이 오피스텔 가격은 42억원(전용 133㎡)에서 380억원(829㎡·복층 펜트하우스)에 달한다. 3.3㎡당 평균 7500만~8000만원 수준. 42층 로비에선 분양 상담이 한창이었다. 상담을 진행하는 공간은 농구장 3배 넓이였지만 상담자는 중년 부부 2명뿐. 롯데 측은 "VIP 손님 편의를 위해 30분에 한 팀씩만 상담을 진행한다"면서 "그래도 1주일 예약이 꽉 찼다"고 전했다.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내 주거용 오피스텔‘롯데 시그니엘 레지던스’(46층) 내부.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내 주거용 오피스텔‘롯데 시그니엘 레지던스’(46층) 내부. 모든 가구에 짐 운반, 호텔 조식 등 서비스가 제공된다. 전용면적 252㎡로 가격은 90억원대 초반이다. /이미지 기자
    시그니엘뿐 아니다. 국내 초고가(超高價) 주택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서울 시내 30억원 이상 아파트 매매 거래는 4년 만에 3배로 늘었다. 수십억~수백억원대 고급 주택 분양이 잇따르고 있다.

    가구별 디자인 차별화

    시그니엘은 '하나뿐'이란 차별성을 강조한다. 시그니엘 223가구는 면적·구조가 모두 다르다. 롯데월드타워 자체가 위로 갈수록 좁아지는 구조인 데다 집집마다 건축 디자이너도 다르다. 모든 가구가 롯데월드타워 둘레에 원형으로 배치, 전경도 각각 다르다. 짐 운반, 도어맨 서비스, 발레파킹, 하우스키핑, 호텔 조식 등 특급 호텔 서비스가 제공된다.

    지하 1층에는 개인별 자전거 보관 공간과 산책 후 애완동물을 씻길 수 있는 전용 욕실이 있다. 방음 처리된 악기 연주실도 보였다. 박동준 롯데건설 차장은 "자산 300억원 이상 부자 50여명을 개인 면담하고 강남에 50억원 이상 자산을 가진 100명에게 설문 조사해 이들이 선호하는 서비스를 넣었다"고 말했다. 시그니엘은 상담자도 철저히 가려 받는다. 방문 신청 단계에서 신분과 자산·수입 등을 따지고 동의를 얻어 신용 조회도 진행한다.

    초고가 주택 거래 증가세

    잠실 롯데월드타워 '시그니엘 레지던스' 개요
    부동산 정보업체 '리얼투데이'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서울 시내 30억원 이상 아파트 매매 거래 건수는 2013년 45건에서 작년 158건으로 뛰었다. 현재 강남 지역에는 초고가 주택(주거용 오피스텔 포함)들이 잇달아 만들어지고 분양 실적도 좋다. 지난해 6월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서 분양한 '아노블리 81'은 전용면적 3.3㎡당 최대 6200만원 수준 가격을 책정했지만 분양 한 달 만에 완판(完販)됐다. 서울 청담동 엘루이호텔을 재건축해 올해 70억~180억원대에 분양할 예정인 '더 펜트하우스 청담'은 분양을 시작하기도 전에 29가구 중 12가구가 입도선매로 팔렸다. 지하 6층~지상 20층 규모로 전용 273~396㎡이며 모든 가구에서 한강을 볼 수 있는 오피스텔이다.

    초고가 주택 시장은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 영향도 크게 받지 않고 있다. 도곡동 타워팰리스 전용 174㎡는 '11·3 대책'으로 시장이 급랭하던 작년 12월에 26억4000만원에 팔렸다. 대책 이전인 9월 실거래가보다 오히려 2억원 올랐다. 올해 1월에는 여기서 1억원이 더 올랐다. 유명 연예인들이 거주해 유명해진 성수동 갤러리아포레도 마찬가지이다. 부동산 호황기인 작년 1월 40억5000만원에 팔린 전용 217㎡가 올해 1월 42억3000만원에 판매됐다.

    주택 시행 회사인 빌폴라리스 민돈기 대표는 "경관·희소성·상징성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여기는 고액 자산가들이 초고가 주택 주요 고객"이라고 말했다. 심교언 건국대(부동산학) 교수는 "초호화 주택 시장의 경우 기존 부동산 시장과 전혀 다른 소수 사람을 타깃으로 하고, 공급량이 많지 않기 때문에 가격보다는 희소성에 따라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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