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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TALK] 실적 개선 장담하는 건설사들… 호재보다 중요한 건 실력

    입력 : 2017.03.02 00:05

    올 들어 건설업계 임직원을 만나면 "올해 두고보십쇼. 실적 엄청 좋아질 겁니다"란 장담을 자주 듣습니다. 작년 11월부터 주택 경기는 얼어붙고 해외 수주액이 지난해 10년 만에 최저로 떨어지는 등 악재(惡材)가 줄줄 이어지는데 이런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요.

    일단 청약 열기가 뜨겁던 2015~2016년 팔아치운 아파트 중도금이 올해 본격적으로 들어옵니다. 지난 2년간 국내 분양 물량이 97만 가구에 이르니 건설사마다 수조원을 현금으로 손에 쥘 수 있는 상황입니다. 해외 사업장에도 오랜만에 봄볕이 비추기 시작했습니다. 과거 실적 악화 주범이던 저가 수주 해외 공사 현장은 지난해를 끝으로 대부분 마무리됐습니다. A 건설사 임원은 "골칫거리 해외 악성 공사장이 거의 마무리되면서 이젠 전체 사업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한자릿 수"라면서 "최근엔 저가 수주 경쟁을 자제했기 때문에 앞으로 해외 사업 부실로 인한 실적 악화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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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설사들이 회계 기준을 강화한 것도 기대감을 갖게 합니다. 금융 당국이 미청구공사 금액(매출로 잡혀 있지만 실제 아직 발주처에 청구하지 않은 공사대금)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면서 건설사들은 장부상 손실로 바뀔 수 있는 미청구공사 금액을 미리 회계에 반영해 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덕분에 10대 건설사 미청구공사 금액은 2015년 말 12조8600억원에서 작년 말엔 11조3400억원까지 감소했고, 앞으로도 꾸준히 줄어들 가능성이 높습니다.

    유가 상승도 희망의 신호입니다. 작년 초 20달러대까지 내려간 국제 유가가 최근 60달러에 육박하면서 재정 상황이 개선되고 있는 중동 산유국들이 미뤘던 공사를 발주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중동과 북아프리카에서만 올해 플랜트 발주액이 761억달러에 달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습니다. 지난해 국내 건설사 전체 해외 건설 수주액 282억달러의 3배 가까운 규모입니다.

    건설업체가 살아나 외화를 벌어오고 수익성이 나아지는 건 반가운 일입니다. 그런데 국내 건설사들 세계시장 경쟁력은 여전히 시공 능력·가격에서만 돋보일 뿐 고부가가치인 설계에선 좀처럼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최근 잇따라 세워지는 국내 초고층 빌딩들도 설계는 대부분 외국 회사에 맡겨야 하는 게 현실입니다. 건설사들이 이런 근원적 경쟁력 확보에도 더 선명한 비전을 제시해줬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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