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 메뉴 건너뛰기 (컨텐츠영역으로 바로 이동)

김포 단독주택 단지, 1만7000명 청약했다는데…

    입력 : 2017.03.02 00:22

    [부동산시장 침체 속 틈새상품 인기]

    펜트하우스·복합단지내 상가, 희소성·조망권 부각되며 흥행
    김포 단독주택 단지 청약 전날 200명이 모여 밤 지새우기도
    "틈새상품이 이목은 끌겠지만 시장 大勢상승 이끌지 못할 것"

    주변이 어두컴컴한 지난 27일 자정. GS건설이 경기 김포 한강신도시에 분양한 단독주택 단지 '자이더빌리지' 모델하우스 앞에 200여 명이 몰려들었다. 이들은 다음 날 날이 밝자마자 청약을 신청하겠다고 모여든 대기자들. 오전 8시가 되자 인파는 800명으로 불었다. 오전 10시 문을 열자마자 이들은 접수대에서 청약을 마치고 내부를 둘러봤다. 525가구를 모집하는 이 단지에 청약을 넣은 사람은 1만7171명. 청약자가 너무 많아 새벽 2시가 돼서야 접수를 마감했다. GS건설 관계자는 "접수 대기 줄이 너무 길어 청약을 포기하고 돌아간 사람이 1000여 명에 달한다"며 "생각보다 사람이 많이 몰려 놀랐다"고 말했다.

    지난 28일 경기 김포 한강신도시에 들어선 ‘자이더빌리지’ 모델하우스. 내방객들이 입장을 기다리며 길게 줄을 서 있다.
    지난 28일 경기 김포 한강신도시에 들어선 ‘자이더빌리지’ 모델하우스. 내방객들이 입장을 기다리며 길게 줄을 서 있다. /GS건설
    전매 제한 강화와 대출 규제 등으로 부동산 시장이 침체를 겪는 가운데, 단독주택 단지나 최상층 펜트하우스 등 기존 시장을 주도했던 상품과는 다른 틈새 상품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침체 속 선전하는 틈새 상품

    전매 제한과 1순위 청약 자격을 강화한 지난 11·3 대책 이후 부동산 시장은 침체기에 빠졌다. 여기에 대출 규제까지 겹치며 작년 청약 열풍이 불었던 경기 화성 동탄2신도시 분양 단지들도 청약에서 미달이 나는 등 시장 분위기는 얼어붙었다. 1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12월(5만6413가구)보다 5% 늘어난 5만9313가구로 늘었다. 올 2월 전국 집값 상승 폭도 작년 10월 이후 지속 하락해 한 달 새 0.01% 오르는 데 그쳤다.

    하지만 단독주택 단지, 펜트하우스, 수요가 확실히 보장된 복합단지 내 상가 등 '틈새 상품'은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다. 호반건설이 지난달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분양한 송도국제도시 호반베르디움3차 에듀시티는 다른 면적형에서 평균 2.5대1이라는 비교적 낮은 청약 경쟁률을 보였지만, 최상층에 들어가는 전용 84㎡ 펜트하우스 10가구는 1941명이 몰려 194대1 경쟁률을 기록했다. 작년 12월 청약을 진행한 동탄2신도시 금호어울림 레이크2차 전용 84㎡C형 펜트하우스는 다른 면적형 경쟁률보다 10배 이상 높은 36대1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서울 금천구 독산동에 분양한 복합단지 내 상업시설 마르쉐도르 960도 청약 경쟁률이 30대1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청약 경쟁률 높은 부동산 틈새 상품 정리 표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부동산 경기가 좋을 때는 일반 아파트나 분양 시장이 뜨지만, 경기가 좋지 않거나 전환기로 접어들 때는 확실히 돈을 벌 수 있는 상품이나 기존 시장에서 보지 못했던 틈새 상품·신상품으로 수요자들이 집중 이동한다"며 "단독주택 단지나 펜트하우스 같은 틈새 상품은 희소성·조망권 등이 부각돼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틈새 상품이 대세 흥행으로 이어지긴 힘들어"

    건설사들도 부동산 침체기 속 수요자를 끌기 위해 틈새 상품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수요자 취향에 따라 평면을 선택할 수 있는 아파트를 만들거나 주방 작업대 높이를 마음대로 높일 수 있는 옵션을 적용하는 식이다. 단독주택 단지나 실버주택 사업에 진출하는 대형 건설사도 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틈새 상품을 발판으로 3월 봄철 분양이 본격화하면 얼어붙었던 부동산 시장이 어느 정도 '해동'될 것으로 기대한다.

    작년에도 1~2월 부동산 시장이 냉각됐으나 봄부터 서울 강남구 개포동 재건축 단지가 분양에 성공하고, 6월 기준금리가 추가로 인하되며 시장이 부활한 것처럼 올해도 시장이 다시 살아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불경기에도 특색 있는 상품은 통한다"며 "이러한 틈새·신상품을 발판으로 침체 전환기에 접어든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틈새 상품이 수요자 이목을 끌겠지만, 침체 중인 부동산 시장을 되살리기엔 무리가 있다"고 분석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센터장은 "분양 물량이 쏟아지는 3월이 되면 분양 마케팅이 활발해지며 부동산 시장에 대한 관심이 다시 살아날 가능성이 있지만, 금리 인상 가능성, 하반기 입주 물량 증가 등 리스크로 작년처럼 수요자들이 공격적일 수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은 "올해 부동산 시장은 호황기에서 침체기로 전환하는 과도기"라면서 "특화된 틈새 상품이 잠시 주목받을 수 있겠으나, 이런 작은 흥행이 부동산 전체 시장 흥행으로 이어진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전 기사 다음 기사
    sns 공유하기 기사 목록 맨 위로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