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 메뉴 건너뛰기 (컨텐츠영역으로 바로 이동)

아파트 전세금에 치인 신혼부부, 오피스텔 구입한다는데…

    입력 : 2017.02.05 19:46

    롯데건설이 지난달 경기도 용인에 분양한 ‘성복역 롯데캐슬 골드타운’ 오피스텔 모델하우스에서 방문객들이 단지 모형을 보고 있다. 소형 아파트처럼 실제 거주하려는 수요자들이 몰리면서 전용 69·84㎡형이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롯데건설 제공

    롯데건설 마케팅팀은 지난달 15일 경기 용인시 수지구의 ‘성복역 롯데캐슬 골드타운’ 오피스텔 청약 결과에 깜짝 놀랐다. 주력 모델이었던 전용면적 30㎡ 타입의 청약률은 30대1로 평균(43대1)에 못 미쳤고, 전용면적 69㎡형(60실)과 84㎡형(75실)이 각각 78대1, 57대1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보통 오피스텔은 작을수록 분양이 더 잘된다. 이번엔 거꾸로였다. 박손곤 롯데건설 분양소장은 “오피스텔치고는 면적이 큰 편인데, 소형 아파트처럼 사용하려는 실거주 수요자가 대거 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전용면적 60㎡ 이상 대형 면적 오피스텔들이 주거용으로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소형 아파트보다는 가격은 싸고, 방은 2~3개로 구성돼 아파트 못지않은 살기 편한 구조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장점 때문에 주거용 오피스텔은 ‘아파텔(아파트 같은 오피스텔)’이라는 신조어로 통한다.

    ◇가격 싸고, 11·3 대책 적용받지 않아 주목

    그동안 오피스텔은 전용 20~30㎡ 원룸 위주로 시장에 공급됐다. 대학생이나 사회 초년생들이 많이 찾았다. 하지만 최근 2년 사이 집값이 치솟고, 전세금도 급등하면서 방 2~3개를 갖춘 소형 주택을 구하지 못한 신혼부부와 고소득 독신 직장인들이 소형 아파트 면적과 비슷한 주거용 오피스텔로 몰리고 있다.

    가장 큰 장점은 가격이 싸다는 것이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작년 12월 수도권 오피스텔 평균 매매가는 3.3㎡당 744만원이다. 이는 수도권 소형 아파트 3.3㎡당 전세금(902만원)보다 158만원 낮다. 소형 아파트 전세금으로 비슷한 실면적의 오피스텔을 살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경기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에 있는 ‘영조아름다운나날(2008년 입주)’ 오피스텔은 전용 83㎡ 매매가가 2억1000만원이다. 길 건너편 ‘래미안 노블클래스 1단지(2009년 입주)’ 아파트 전용 59㎡의 평균 전세금(3억500만원)보다 1억 가까이 싸다. 작년 10월 경기 안양시 동안구에 분양한 ‘평촌 자이엘라’ 오피스텔도 전용 62㎡ 분양가가 4억500만원으로 같은 지역에 있는 ‘평촌 더샵 센트럴시티(2016년 입주)’ 전용 60㎡형 평균 전세금(4억1500만원)보다 1000만원 낮다.

    최근에 분양하는 주거용 오피스텔은 방과 거실이 발코니 쪽으로 설계돼 채광과 통풍이 잘되는 3베이(Bay)·4베이 구조를 갖춘 곳이 많고, 드레스룸·복층 등을 적용해 아파트 못지않은 평면과 수납 공간을 갖춘 곳이 많다. 일부 가구에 테라스를 서비스 면적으로 제공하고, 단지에 정원을 조성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실장은 “주거용 오피스텔은 11·3 규제의 적용을 받지 않아, 청약 통장이 없어도 분양을 받을 수 있고 전매 제한 기간이 없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아파트보다 세금 더 내고, 공급과잉도 주의해야”

    하지만 주거용 오피스텔은 세금·관리비 등이 아파트보다 불리한 면이 있어 투자할 때 유의해야 한다. 우선 아파트는 주택법, 오피스텔은 건축법을 적용받기 때문에 같은 크기라도 세금에서 차이가 난다. 오피스텔을 사들이면 취득세와 지방교육세 등을 포함해 매매가의 4.6%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 하지만 아파트는 6억원 이하 전용면적 85㎡ 이하일 경우 1.1%만 내면 된다.

    또 오피스텔은 법적으로 발코니를 거실로 만들 수 없고, 계약 면적과 실제 면적의 비율인 전용률이 50~60% 수준으로 아파트(70~80%)보다 낮은 것도 단점이다. 관리비도 더 많이 나온다. 서울시에 따르면 1㎡당 평균 관리비가 아파트는 871원이지만, 원룸 오피스텔은 4861원으로 4배 정도 차이가 난다. 김혜현 알투코리아 부동산투자자문 이사는 “오피스텔은 상업용지에 지어지기 때문에, 교육과 편의시설 등 생활 기반 시설이 미흡할 수도 있다”며 “투자 손해를 보지 않으려면 분양가와 전용률, 관리비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공급과잉으로 임대수익률이 하락 추세인 것도 감안해야 한다. 작년 12월 말 기준 경기도 오피스텔 평균 임대수익률은 5.57%로 역대 최저치이다. 여기에 올해 전국에 입주하는 전용 60㎡ 이상 오피스텔은 3921실, 내년에는 7907실로 추정된다. 최근 3년 평균 입주 물량(2312실)보다 현저히 많다.
    이전 기사 다음 기사
    sns 공유하기 기사 목록 맨 위로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