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孟母 몰리는 강남3구, '콩나물 교실'도 가장 많다

    입력 : 2017.01.31 01:49

    [오늘의 세상]

    서울 초등학교 '초과밀 학급'79%가 강남3구·양천구 집중

    - 서울 한 반 평균은 23.1명인데…
    도곡동 대도초 37.5명 과밀 1위, 역삼동 도성초 36.9명 2위
    '학군 좋다' 소문나면 집값 껑충

    초등학생(11세) 딸을 둔 주부 김모(41)씨는 자녀 교육을 위해 최근 경기 분당에서 서울 강남구 도곡동으로 이사 가기로 마음먹고 집을 물색했다. 이 일대 30평형(전용면적 84㎡)대 아파트 매매가격이 13억원을 웃돈다는 사실을 접하고 놀랐다. 그런데 딸이 전학 갈 예정인 초등학교 학급당 학생 수가 평균 35명이란 말을 듣곤 더 놀랐다. 서울 초등학교 전체 평균이 23명이란 점을 감안하면 50% 이상 많은 규모. 김씨는 "아이 교육 때문에 무리해서 이사를 하려는데, 교육환경은 더 나빠지는 것 아닌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학원과 학군(學群)이 좋다고 소문난 지역일수록 이사 수요가 몰려 집값은 강세를 보이고 학교는 전입 학생 때문에 '초(超)과밀학급'이 형성되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서울 강남구 도곡동 대도초교 인근 아파트들은 자녀 교육 이사수요가 많은 것으로 유명하다. 이 학교는 학급당 학생 수가 37.5명으로 서울에서 가장 과밀한 학급을 갖고 있다. 대도초교에서 걸어서 15분 거리인 역삼동 도성초교(36.9명)가 과밀학급 2위, 청담동 언북초교(36.1명)가 그 뒤였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강남 3구와 양천구는 자녀 교육을 위해 집을 옮기는 맹모(孟母)들 덕분에 거래가 활발하고, 주택 매매·전세금 시세도 덩달아 오르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콩나물시루' 초교 10곳 중 8곳 강남 3구·양천구에

    서울시교육청 자료에 따르면, 서울의 공립 초등학교 560개 중 학급당 학생 수가 30명이 넘는 '콩나물시루' 학교는 모두 19개로 나타났다. 시교육청은 초등학교 학급당 26명이 넘으면 '과밀학급'으로 분류하는데, 30명이 넘는 곳은 서울 평균(23.1명)보다 30% 이상 학생이 많은 셈이다. 이런 학교의 63%인 12개교가 강남(5곳)·서초(4곳)·송파(3곳) 등 '강남 3구'에 몰려 있으며, 양천구 3곳까지 더하면 그 비율은 79%까지 올라간다.

    서울 구별 학급당 학생 수와 아파트 시세 외
    서울시 25개 자치구별 학급당 평균 학생 수는 서초구가 26.6명으로 가장 많고, 강남구(25.4명)와 양천구(24.6명)가 뒤를 이었다. 송파구(23.8명)는 동작구(24.3명)에 이어 5위였다. 이는 서울 지역별 아파트값 순위와 비슷하다. KB국민은행이 조사한 아파트 3.3㎡당 평균 시세는 강남구(3705만원), 서초구(3263만원), 송파구(2475만원) 순이었고, 양천구(2039만원)도 평균 2000만원이 넘었다.

    맹모(孟母)들이 집값 끌어올려

    특정 학교에 학생이 몰리면 주변 아파트값도 덩달아 뛴다. 대도초교와 맞닿은 '도곡렉슬' 아파트는 3.3㎡당 평균 시세가 3712만원으로 도곡동 평균 시세(2950만원)보다 26% 높았다. 주민 한모(45)씨는 "대치동 학원가가 가깝고, 중·고교 학군도 좋은 점이 주원인"이라고 말했다. 주변 중개업소는 "거래의 99%가 초·중학교 입학 수요"라고 설명했다. 송파구에서 학급당 학생 수가 가장 많은 잠신초교(32.1명)는 잠실 '리센츠' 아파트 단지 안에 있다. 리센츠 3.3㎡당 시세는 3537만원으로 구 평균보다 43% 높다. 양천구 목운초교(학급당 33.5명) 주변 '목동트라팰리스' '현대하이페리온' 등도 주변 시세보다 비쌌다. 강남 3구 지역이라도 학생 수가 적은 초등학교 주변 아파트는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였다. 강남구 일원동 대청초교(학급당 14.8명) 인근 수서 1단지 아파트는 3.3㎡에 2527만원으로 일원동 평균(3102만원)에 못 미쳤다. 서초구 우암초교(17명) 주변 '동양고속'(2138만원), '대림'(2085만원)도 주변보다 시세가 저렴한 편이었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부동산학)는 "교육열에 근거한 주택 수요가 지속한다면 학군에 따른 집값 차등 현상은 더 심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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