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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한푼 안 들이고 사업 가능...강남에 10m 흉물도 사라져"

    입력 : 2017.01.18 15:11

    경부고속도로 방음벽

    서울 서초구가 18일 경부고속도로 양재~한남IC 6.4㎞ 구간을 지하화하는 사업을 추진하는데, 약 3조3000억원의 공사비가 필요하고, 이 비용은 세금이 아닌 주변 지역에 각종 시설을 유치해 마련할 수 있다는 연구용역결과를 발표했다.

    서울 서초구가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 등 5대 학회에 의뢰한 ‘서울 도시경쟁력 강화를 위한 공간 구조 개편 타당성 조사 연구’ 용역 결과다.

    용역을 맡았던 김갑성 연세대 교수는 이 사업의 총 공사비는 총 3조3159억원으로 추산했다. 강북권 급행 12차로와 지하 저류조 등 스피드웨이(Speed Way) 공사비가 1조9070억원, 강남권 완행 8차로 로컬웨이(Local Way) 공사비가 7687억원, 지하화로 생기는 지상구간 휴먼웨이(Human Way) 공사비 1715억원이 각각 필요하다는 것이다. 기존 경부고속도로 철거비 1200억원, 기타 공사에 따른 제반 비용 및 30년간 운영비용으로 3485억원이 들 것으로 추계됐다.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구상

    재원 마련 방안으로 공공기여와 신규 부지 개발을 통해 총 5조2430억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됐다. 서초구 관내에 있는 롯데칠성부지, 코오롱 부지 등 대규모 개발부지와 양재동 R&D 개발에 따른 공공기여금 2조1063억원, 양재·서초·반포 IC 부지와 개발 가능한 맹지 매각금액 2조6045억원, 반포고속버스터미널과 남부터미널 이전에 따른 공공기여금 5322억원 등이다.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사업은 경부고속도로 서울 구간(한남IC~양재IC)을 지하화하고 지상은 공원과 복합시설로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말한다. 서울 서초구가 2015년 하반기부터 공론화하기 시작했다.

    서초구는 서울 구간이 6.4㎞로 길지는 않지만 왕복 8~10차로에 달해 이 구간을 지하화하면 지상에 56만㎡ 규모의 개발 가능한 땅이 생길 것으로 예상한다. 이곳에 폭 60~70m 규모 대형 공원을 중심으로 상업·문화 시설 등을 복합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서초구 관계자는 “사업이 완성되면 현재 시간당 35㎞에 불과한 차량 평균 속도가 50㎞로 올라가고 반포와 강남대로 일대 교통 여건도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사업이 계획대로 추진된다면 서울 강남권 부동산 시장에도 대형 호재(好材)가 될 가능성이 크다. 우선 고속도로 주변 아파트에 소음과 분진을 막기 위해 10m 안팎 높이로 세워져 있는 방음벽이 철거돼 도시 미관이 크게 좋아진다. 경부고속도로 방음벽은 서울시의 대표적 흉물로 강남을 벽으로 쌓아 갈라놓는 역할을 하고 있다.

    경부고속도로로 갈라진 서초동과 잠원동 지역이 연결돼 전철역과의 거리, 쇼핑편의 시설 접근성 등도 개선된다. 고속도로 위에 녹지가 들어서거나 상업 시설이 들어서는 것도 주변 부동산 시장에는 호재가 될 전망이다.

    반포동의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고속도로가 지하로 들어가면 주변 아파트들은 공짜로 대규모 공원을 확보하게 되고 시야가 탁 트여 집값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경부고속도로 방음벽

    이 사업은 서초구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국토교통부 입장은 원론적인 수준이다. 국토부는 “대도시권 내 부족한 공간 확보와 도시 교통난 완화를 위해 도로공간에 대한 규제를 완화해 나갈 계획이며 이를 특정 지역으로 구체화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실제 사업이 추진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연구 결과를 토대로 서울시와 중앙정부에 경부고속도로 지하화사업을 강력히 건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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