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7.01.15 12:00
공장에서 미리 만들어 현장에서 레고블럭처럼 조립만 하는 이른바 ‘모듈러 주택’ 시대가 국내에도 본격 개막한다. 오는 11월 서울 가양동에 모듈러 공동주택 1호가 들어선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모듈러 공법 문제점으로 지적된 구조안전성과 차음성, 내화성을 확보한 새로운 모듈러 공법을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며 “이 기술이 적용된 국내 1호 모듈러 공공임대주택을 오는 11월 준공한다”고 15일 밝혔다.
모듈러 공법은 집의 골조와 내장, 전기·설비 등 부품의 70% 이상을 공장에서 미리 만들고, 이를 현장으로 옮겨 레고블럭처럼 쌓아올리는 방식이다. 기존 공법보다 50% 이상 공사 기간을 줄일 수 있고, 도시 곳곳의 작은 자투리땅에도 지을 수 있다. 모듈러 공법으로 지은 주택은 해체한 뒤에도 새 주택에 부품을 재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국내 모듈러 공법은 공동주택에는 적용할 수 없었다. 층간소음을 차단하는 차음성, 불에 타지 않고 견딜 수 있는 내화성 등이 공공주택 기준에 미달했던 탓이다. 기존 모듈러 공법으로는 3층 이하만 지을 수 있었다.
건설기술연구원의 임석호 박사 연구팀은 차음성 관련 특허 출현을 완료했고, 내화 구조 인증서도 받았다. 또 제조업체마다 달랐던 설계기준을 하나로 통일해 모듈러 부품의 대량 생산이 가능해졌다. 5층 이상, 최고 11층의 구조안전성과 내진성능 기술을 개발해 모듈러 공법의 중고층화 기술을 확보했다.
이태식 원장은 “현재 국내 주택시장은 저가수주 과열로 사업성이 악화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해외시장에 진출해도 고용 창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제품으로서 수출이 가능한 모듈러 건축공법이 활성화할 경우, 고용창출은 물론 해외시장의 수익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SH공사는 국내 1호 모듈러 공공임대주택을 오는 11월까지 서울시 가양동에 준공하기로 했다. 총 30가구로 도시근로자, 신혼부부, 사회초년생과 대학생 등 주거취약계층에 공급할 예정이다.
연구원은 2018년에는 한국토지주택공사와 함께 충남 천안시에 제2호 모듈러 공공임대주택을 선보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