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7.01.03 04:00
[아름다운 집] 70대 노부부의 예천 ‘은퇴별장’
교직을 은퇴한 70대 부부는 서울과 고향인 경북 예천을 오가면서 머물 곳이 필요했다. 노부부는 당분간 별장으로 쓰다가 나중에 아예 내려가 살 수 있는 특별한 집을 짓고 싶었다. 올해 4월 완공된 예천의 ‘시어하우스(shear house)’는 노부부가 그리던 그림같은 ‘은퇴별장’이다.
시어하우스는 직사각형 몸체에 박공 지붕(양쪽으로 경사진 지붕)을 얹은 정갈한 목조 주택이다. 겉보기에는 디자인이 단순하지만 가까이에서 보면 지붕의 한쪽 끝이 살짝 틀어져 있다. 지붕이 밀려 드러난 공간에는 작은 테라스가 만들어졌다. 내부는 거실이 일반적인 집보다 길고 크다. 이 집을 설계한 건축가는 제사를 지낼 공간이 필요하다는 노부부의 요청에 1층 절반을 거실로 할애했다. 남은 공간에 방 2개와 주방, 화장실을 넣었다.
교직을 은퇴한 70대 부부는 서울과 고향인 경북 예천을 오가면서 머물 곳이 필요했다. 노부부는 당분간 별장으로 쓰다가 나중에 아예 내려가 살 수 있는 특별한 집을 짓고 싶었다. 올해 4월 완공된 예천의 ‘시어하우스(shear house)’는 노부부가 그리던 그림같은 ‘은퇴별장’이다.
시어하우스는 직사각형 몸체에 박공 지붕(양쪽으로 경사진 지붕)을 얹은 정갈한 목조 주택이다. 겉보기에는 디자인이 단순하지만 가까이에서 보면 지붕의 한쪽 끝이 살짝 틀어져 있다. 지붕이 밀려 드러난 공간에는 작은 테라스가 만들어졌다. 내부는 거실이 일반적인 집보다 길고 크다. 이 집을 설계한 건축가는 제사를 지낼 공간이 필요하다는 노부부의 요청에 1층 절반을 거실로 할애했다. 남은 공간에 방 2개와 주방, 화장실을 넣었다.
땅집고(realty.chosun.com)는 시어하우스의 설계를 맡은 stpmj 건축사무소의 이승택(38)·임미정(36) 건축가를 만나 ‘시어하우스’의 탄생 과정을 들어봤다.
―건축주가 어떤 집을 원했나요.
“건축주가 문중의 장남이어서 제사를 지낼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했어요. 또 주변 숲과 어우러질 수 있는 나무를 선호했고, 지붕은 박공지붕이 좋다고 하셨죠. 처음에 의뢰받을 때는 별장을 짓기로 했는데, 궁극적으로는 내려가 살 집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건축주가 문중의 장남이어서 제사를 지낼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했어요. 또 주변 숲과 어우러질 수 있는 나무를 선호했고, 지붕은 박공지붕이 좋다고 하셨죠. 처음에 의뢰받을 때는 별장을 짓기로 했는데, 궁극적으로는 내려가 살 집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지붕이 인상적입니다.
“사실 박공지붕만으로 할 수 있는 디자인에 한계가 있어요. 박공지붕에도 특색을 주고 싶었습니다. 지붕의 한쪽을 살짝 틀었는데, 지붕이 밀려난 쪽이 남향에 걸려있으면 처마가 생겨 여름과 겨울에 온도 조절이 가능하죠. 밀어낸 쪽에는 테라스가 생깁니다. 이렇게 하는게 환경적으로도 좋을 것 같다고 건축주를 설득했어요. 처음에는 집이 비뚤어졌다고 뭐라고 하셨는데, 지금은 좋아하십니다.”
-어떤 부분에 신경을 많이 썼나요.
“제사를 지내는 집이다 보니 길고 큰 거실을 구상했어요. 1층 절반이 거실입니다. 나머지 절반에 방 2개와 주방, 화장실이 들어가요. 보통 아파트 평면과 비교하면 거실이 유난히 큽니다. 건축주가 거실을 남향으로 길게 만들어달라고 했어요. 평소에 거실은 TV 보는 공간과 차를 마시는 공간으로 나뉘어 있지만 가구를 치우면 20~30명이 제사를 지낼 수 있는 긴 공간이 됩니다.
자연스럽게 방을 포함한 다른 공간은 뒤로 갔어요. 추가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작은 다락도 만들었어요.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주방 바로 앞에 있는데, 올라가면 작은 서재 겸 다락이 있습니다.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요.
“집 전체를 나무로 만드는 게 가장 어려웠어요. 우리나라에 나무로 집 전체를 만든 경우는 드물죠. 나무는 자외선이나 비의 영향을 받아 썩을 수 있고, 모양과 색이 쉽게 변형된다는 단점이 있어요. 미국과 달리 한국에서는 집을 지은 후 유지나 보수에 인색한 경향이 있습니다. 집을 지으면 ‘영원불변해야 한다’는 인식이 만연해 콘크리트를 주로 사용합니다. 그래서인지 시공·건축 과정에서 수없이 반대에 부딪혔어요.
‘시어하우스’의 경우 나무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탄화목을 사용했습니다. 탄화목은 나무를 고온고압에서 쪄서 물기를 다 뺐습니다. 나무는 물에 담가놓으면 붇는 특성이 있어 여름에 늘어나고 겨울에 줄어들어요. 그래서 수분을 없앤거죠. 탄화목은 두드리면 통통 소리가 나고 가볍죠.
지붕이나 테라스처럼 물이 고일 수 있는 곳은 다 이중구조로 만들었어요. 지붕을 두겹으로 만들면 여름에 뜨거운 열기가 실내로 유입되는 것을 차단시켜줍니다. 두겹 사이로 공기층이 있는데, 지붕이 받는 뜨거운 열기가 공기층을 통해 배출돼 온도조절이 됩니다.”
이승택·임미정 부부는 올해 6월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젊은 건축가상’을 탔다. 심사위원단은 두 건축가에 대해 “건축을 구축하는 기본적인 재료와 물성에 대한 주의 깊은 관찰을 토대로 이를 재해석하고 새로운 건축 도구로 만들어내는 태도와 재능이 인상적”이라고 평가했다. 하버드대학교 건축석사 출신인 두 건축가는 수년간 미국에서 활동하다가 2015년 3월 서울에 사무소를 열었다.
미국 뉴욕에도 사무소를 두고 있는 stpmj는 뉴욕과 서울을 오가며 활동한다. 지난 1월 stpmj는 미국건축사협회(AIA)가 주관하는 뉴욕신진건축가상(New Practices New York 2016)도 받았다.
-stpmj만의 건축 철학이 있나요.
“도발적 현실주의(Provocative Realism)를 추구합니다. 도발적이고 색다른 건축을 추구하지만, 예산과 같은 현실적인 제약이 있잖아요. 정해진 조건 내에서 건축물에 독창성을 부여하고자 합니다. ‘시어하우스’의 틀어진 지붕도 그런 시도의 일환이에요. 작은 변화로 익숙한 것을 낯설게 만드는 것이죠.”
미국 뉴욕에도 사무소를 두고 있는 stpmj는 뉴욕과 서울을 오가며 활동한다. 지난 1월 stpmj는 미국건축사협회(AIA)가 주관하는 뉴욕신진건축가상(New Practices New York 2016)도 받았다.
-stpmj만의 건축 철학이 있나요.
“도발적 현실주의(Provocative Realism)를 추구합니다. 도발적이고 색다른 건축을 추구하지만, 예산과 같은 현실적인 제약이 있잖아요. 정해진 조건 내에서 건축물에 독창성을 부여하고자 합니다. ‘시어하우스’의 틀어진 지붕도 그런 시도의 일환이에요. 작은 변화로 익숙한 것을 낯설게 만드는 것이죠.”
-앞으로 짓고 싶은 건축물은.
“주택을 해왔는데 갤러리나 작은 오피스 건물, 공공 디자인 등 다양하게 도전해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