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12.14 15:35
지난달 30일 청약을 접수한 경기도 ‘평택 소사벌 푸르지오’ 아파트(566가구)는 단지 이름만 보면 대우건설이 단독 시공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제는 대림산업과 대우건설이 LH(한국토지주택공사)로부터 땅을 제공받아 공동 시공하는 단지다. 시공 지분도 대림산업이 60%, 대우건설이 40%로 대림산업이 더 많다. 보통 2개 이상 건설사가 함께 아파트를 지으면 건설사 브랜드를 나란히 붙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림산업과 대우건설이 함께 아파트를 지으면 ‘e편한세상 푸르지오’가 되는 식이다. 하지만 이 단지에서는 어찌된 일인지 시공지분이 더 많은 대림산업의 ‘e편한세상’ 이름이 쏙 빠졌다. 이유가 뭘까.
건설업계에서는 혹시나 있을 지 모를 대량 미분양 후유증으로 자사 이미지가 하락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대림산업 브랜드를 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평택을 ‘미분양의 무덤’이라고 부를 만큼 최근 공급 과잉으로 인한 미분양 몸살을 앓고 있다. 실제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10월말 현재 평택의 미분양 아파트는 3394가구로 경기도 용인에 이어 수도권에서 두번째로 많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대림산업은 용인에서도 대규모 미분양 단지를 시공하고 있는 상황에서 평택까지 미분양이 나오면 이미지에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고 단지명에서 ‘e편한세상’을 뺀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이 단지는 청약 1순위에서 평균 0.07대1의 경쟁률에 그치는 등 대량 미분양이 났다.
그런데 같은 방식으로 대림산업과 대우건설이 세종시에서 공동 시공하는 ‘세종 e편한세상 푸르지오’에는 대림산업의 브랜드가 보란듯이 단지명에 포함됐다. 업계에서는 “세종시는 분양 열기가 뜨거워 e편한세상 브랜드를 단 것 아니겠느냐”고 해석한다.
건설사가 짓는 아파트에 브랜드명을 달고 빼는 것은 건설사 선택에 달린 문제다. 대림산업 측은 “평택에서 분양하는 단지는 대우건설이, 세종시에 분양하는 단지는 대림산업이 각각 설계를 맡았다”면서 “평택의 경우 e편한세상 콘셉트가 반영되지 않아 이름을 뺀 것”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