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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주택값 상승세 꺾여도 폭락은 없을 듯

    입력 : 2016.12.08 03:07

    부동산 시장 전망 보고서 종합해보니…
    수도권 보합세 지속될 가능성… 지방은 하락세로 접어들 듯

    올 한 해 주택 시장은 수도권과 지방 주택시장의 '양극화(兩極化)'가 극심하게 나타났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올해 11월까지 전국 집값은 작년보다 1.3% 오르는 데 그쳤다. 대구·경남·충북·충남 등 지방 주택 시장은 하락세를 보였지만, 주택 시장의 중심 지역인 수도권 주택 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시장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호황세를 이어갔다. 특히 수도권 분양 시장과 재건축 시장의 분위기는 올해 2분기부터 과열 상태에 접어들었다. 수도권에선 아파트 청약에 당첨만 되면 수천만원의 웃돈(프리미엄)이 붙고, 청약 시장에 투기 세력이 몰렸다. 서울 강남 재건축 아파트 시장도 강세를 보이며 7~8월 사이에는 한두 달 새 가격이 1억~2억원씩 치솟기도 했다.

    내년 주택값 상승세 꺾여도 폭락은 없을 듯
    Getty Image Bank 그래픽=김란희
    하지만 연말에 접어들면서 정부가 '11·3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고, 시중 금리가 인상되면서 수도권 주택 시장의 분위기도 한풀 꺾이고 있다. 그렇다면 내년 주택 시장의 상황은 어떻게 움직일까. 본지는 주택산업연구원, 한국건설연구원, 교보증권, 하나금융투자 등 민간 연구기관과 금융권의 내년 전망 보고서를 토대로 내년 주택 시장을 내다봤다.

    "정부 규제 정책으로 내년 부동산 시장은 후퇴기 접어들 것"

    결론부터 말하자면, 각 연구기관과 전문가들은 내년 주택 시장의 분위기는 '약보합세'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4개 민간 연구기관은 모두 내년 전국 주택 매매 가격 상승세는 0%에 머물거나, 오르더라도 1% 이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은 '2017년 주택 시장 전망'에서 내년 전국 주택 매매 가격은 보합세(0%)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도권의 경우 미미하게 0.5%가량 상승할 것으로 보이지만, 공공기관 이전이 마무리되고 입주 물량이 많은 지방은 본격적인 집값 하락세에 접어들어 전국적으로는 보합세라는 것이다. 주산연은 "올해 여신 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이 적용되고 가계부채 관리 방안(8·25 대책)과 후속 조치 시행, 11·3 부동산 대책 등 주택 관련 대출 규제가 강화돼 앞으로 주택 시장이 위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하 건산연)의 전망도 비슷했다. 수도권의 경우 주택 매매 가격이 보합세(0%)이지만 지방의 매매가는 1.5%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국적으로는 0.8%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허윤경 건산연 연구위원은 “금리 상승 압박과 입주 물량의 증가로 서울과 수도권 외곽지역 사이의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하반기의 집값 하락폭이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세금은 하락하거나 상승세가 멈출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주산연은 내년 전국 전세금은 아파트 입주 물량이 증가하면서 0.4% 상승하는 데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년 입주 예정 물량은 올해보다 11% 늘어난 60만6000가구로 집계돼, 일부 지역에서는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전세금이 내려가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역(逆)전세난’이 나타날 수도 있다. 건산연도 내년 입주 물량이 증가하면서 전세금이 1%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집값 하락 우려는 기우” 주장도

    금융기관의 전문가 중에선 우리나라의 주택 시장은 안정되겠지만, 본격 하락세에 접어들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나금융투자 채상욱 애널리스트는 “노후화된 기존 단독주택 440만 가구와 노후화가 시작된 공동주택 280만 가구의 교체 주기가 2017년에 시작된다”며 “한국은 만성적인 주택 공급 부족 상태이기 때문에 최근 11·3 부동산 정책으로 하락세를 보인 주택 가격이 내년에는 안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교보증권도 ‘2017 부동산 시장 전망’을 통해 비슷한 분석을 내놓았다. 11·3 부동산 정책과 미국 대통령에 트럼프가 당선되는 등 급격한 시장 환경의 변화로 부동산 시장의 호황이 끝났다는 평가가 많지만 이러한 우려는 과장된 측면이 크다는 것이다. 교보증권은 그 이유로 ▲정부가 부동산 시장 수요를 억누를 만큼 강한 규제를 하지 않았고 ▲2000년대 후반 이후 7~8년간 주택 공급량이 부족했으며 ▲금리가 오르더라도 여전히 저금리 기조가 유지돼 부동산 등에 투자하려는 사람이 많다는 점 등을 들었다.

    백광제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대구, 경북, 충남·북 등의 매매가 하락을 부동산 경기 침체의 신호로 보는 사람이 많지만 이들 지역의 매매가가 2007년 이후 지금까지 40~76%가량 올랐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11·3 부동산 정책이 시행된 이후에도 여전히 수십 대 일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는 단지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내년에는 금리 인상이나 정국 혼란 등으로 인해 주택 시장에 불안 요인이 많은 것이 사실”이라며 “그러나 가격이 폭락하는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은 적고, 정부도 주택 시장이 ‘미지근한’ 강세를 보이는 수준으로 관리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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