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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전세값, 올해는 주춤

    입력 : 2016.11.16 23:41

    작년 10% 가까운 전세값 상승률, 올해 10월까지 2.68%로 둔화
    아파트 매매가 대비 전세금 비율 7월부터 4개월 연속 하락세

    경기도는 전세가율 고공행진… 10월 기준 78.3% 전국 최고
    서울 전세난 피해 경기도 이주… 수요 많아지며 상승한 측면도

    서울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형은 최근 전세 가격이 여름보다 5000만원 정도 떨어진 6억5000만원 안팎의 전세 매물 10여개가 나왔다. 2년 전과 비교해 전세값이 너무 오르자 전세를 빼겠다는 세입자들이 속출하면서 전세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마포구 H공인중개사무소 담당자는 "입주한 지 2년이 지나자 너무 높아진 전세금을 감당 못하는 세입자들이 하나둘 나가면서 전세 물량이 갑자기 늘었고, 다음 달 인근에 1900가구에 달하는 'e편한세상 신촌' 단지가 입주를 시작하면서 전세 시세 약세를 부추겼다"고 말했다.

    무섭게 치솟던 서울 아파트 전세 가격 상승률이 주춤하고 있다. 작년부터 전세 가격이 너무 많이 올라 추가 상승 여력이 떨어졌고, 내년과 내후년 입주 물량이 평년보다는 많아졌기 때문이다.

    ◇서울 아파트 전세금 상승률 하락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올 1~10월 서울 아파트 전세 가격 상승률은 작년(9.57%)보다 크게 둔화한 2.68%에 그쳤다. 올해는 전세금이 작년과 비교하면 많이 오르지 않은 셈이다. 아파트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인 전세가율을 살펴봐도 서울 아파트 전세 가격은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급속히 떨어지진 않지만 더 이상 오르지도 않는 것이다. 지난 7월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74.8%)은 지난 6월보다 0.3%포인트 떨어져 2009년 1월 이후 7년7개월 만에 처음으로 하락했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이후 10월까지 4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전세가율 추이 외
    전세 가격이 매매가격의 80%를 넘는 고가(高價) 전세의 비율도 하락하고 있다. 부동산 리서치 업체인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올 10월 서울 총 전세 거래 건수 3557건 중 전세가율이 80% 이상인 거래는 445건으로 전체의 13%에 불과했다.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전세가율이 80%를 넘는 전세 거래는 전체의 40~47%에 이른 점을 감안하면 눈에 띄는 감소세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실장은 "작년에 워낙 많이 올랐고, 올해 아파트값이 더 상승하면서 상대적으로 전세 가격 상승률과 전세가율도 둔화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전세난 피해 경기도로 이주

    각종 수치만 보면 전세 가격이 안정화된 것 같지만 실제 세입자들은 아직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전용 84㎡ 아파트에서 전세로 살고 있는 김모(32)씨는 "3억7000만원이던 전세 가격이 급등해 2년 전 매매가격(4억4000만원)과 같아졌다"며 "여전히 전세값이 미친 듯이 오르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서울과 달리 경기도는 전세가율이 고공 행진을 하고 있다. 경기도 아파트 전세가율은 10월 기준 78.3%로 전국에서 가장 높다. 경기도 아파트값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라 전세값이 조금만 올라도 전세가율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또 서울 전세난을 피해 경기도로 이주한 수요들이 많아지면서 전세 가격이 상대적으로 상승한 측면도 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경기도는 서울과 달리 투자 가치와 실제 거주 가치가 크게 다르지 않은 편"이라며 "서울의 전세난에 밀려난 수요자들이 경기도로 이주하면서 경기도 전세 가격이 상승했고, 서울 전세 가격 급상승의 완충 역할을 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내년 입주 물량 늘어나 수도권 전세난 완화 기대감

    전문가들은 일단 올겨울까지는 전세 가격이 높은 수준에서 큰 변동 없는 소강상태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신학기 이사 수요가 본격화되는 내년 2~3월 전까지는 일시적으로 거래나 수요 움직임이 둔화될 수 있다"며 "그렇다고 서울 전세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지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도권의 전세난은 내년 하반기 이후 본격적으로 완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내년 서울과 경기도 입주 예정 물량은 각각 2만6533가구, 12만468가구에 달한다. 이는 올해 입주 물량보다 각각 12%, 42% 많은 규모. 2018년에는 내년보다 많은 3만759가구(서울), 13만7719가구(경기도)가 입주하면서 전세난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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