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11.17 00:59
['11·3 대책' 이후 틈새시장 각광]
동탄 오피스텔 335대1 기록, 평촌선 29대1… 3일 만에 완판
광교서도 평균 경쟁률 20대1
2억~3억원으로 투자 가능해 노후 대비책으로 적합하지만
임대수익률 지속적으로 하락… 지역별 공급 과잉 가능성도
'11·3 부동산 대책' 이후 오피스텔이 틈새시장으로 떠오르면서 투자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서울·경기 일부 택지지구에서 분양권 전매가 금지되는 등 정부 규제로 아파트 거래가 줄고 신규 분양이 모두 '올스톱'되며 얼어붙은 것과 대조적이다. 전문가들은 "초저금리 시대에 갈 곳 없는 뭉칫돈이 2억~3억 선에서 투자할 수 있는 오피스텔 시장으로 쏠리고 있다"며 "하지만 지역별로 공급 과잉이나 수익률 하락 등 위험성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은행 금리보다 3~4배 수익률 높아
최근 분양한 오피스텔은 모두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단기간에 '완판'(완전 판매)되고 있다. 경기도 광교신도시 중심상업용지에 공급한 주거용 오피스텔 '힐스테이트 광교중앙역'은 지난 11~13일 청약 접수한 결과, 876실 모집에 1만8127명이 몰려 평균 20대1 경쟁률로 모두 마감됐다.
앞서 지난 4일 청약접수에서 평균 335대 1 경쟁률을 기록한 경기 화성 동탄2신도시 오피스텔 '동탄린스트라우스 더 레이크'는 계약 시작 이틀 만에 186실이 모두 팔렸다.
오피스텔 시장은 수요가 몰리면서 몸값이 고공행진 중이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서울 오피스텔 분양가격은 3.3㎡당 1674만원으로 1년 전(1232만원)보다 36% 올랐다. 전국 오피스텔 매매가도 지난 3분기에 전 분기보다 0.22% 올라 작년 1분기부터 7분기 연속 오름세다.
이처럼 오피스텔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저금리 현상이 길어지면서 금융 상품들보다 높은 수익을 보장해줄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올 3분기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은 평균 5.5% 선으로, 연평균 수익률(금리)이 1.1~1.5%(정기예금 기준)인 은행보다 3~4배 높은 이윤을 가져다준다. 또 다른 수익형 부동산인 상가(연평균 3~4%대)보다도 수익률이 높은 편이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오피스텔은 별다른 청약 규제가 없는 데다 2억원가량 소액으로 투자해 월세를 받을 수 있어 은퇴한 베이비부머 노후 대비책이나 30~40대 직장인 투자처로 각광받고 있다"고 말했다.
◇'묻지마 투자'는 경계해야
전문가들은 그러나 최근 오피스텔 공급이 쏟아지고 있는 데다 임대 수익률도 점점 하락세를 걷고 있어 투자할 때 면밀하게 다양한 여건을 따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무엇보다 공급량이 크게 늘면서 공실(空室) 위험이 커졌다. 2013년 이후 매년 전국에는 3만~6만실가량 오피스텔이 분양되고 있다. 올해 전국에 입주하는 오피스텔도 4만1776실에 달한다. 내년과 내후년에는 올해보다 많은 4만6016실, 5만4223실이 입주에 들어간다. 여기에 아직 미분양된 오피스텔도 남아 있다. 부동산114가 2015~2016년 3월까지 분양된 오피스텔을 분석한 결과, 전국 222개 단지 중 95개 단지(43%)가 미분양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임대 수익률이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2011년 3분기 6%였던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은 작년 3분기 5.7%, 올해 3분기 5.5%로 떨어졌다. 김광석 리얼투데이 이사는 "경기도에서는 개발 호재가 있는 고양시, 화성시, 하남시 등의 택지지구에 분양 물량이 집중되고 있다"며 "오피스텔이 단기간에 대거 쏟아지는 지역에서는 세입자 구하기 경쟁이 치열해져 빈 방으로 놀리거나 월세를 낮춰야 하는 리스크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에어비앤비' 임대 영업도 금지
이달 15일부터 숙박공유서비스인 '에어비앤비'가 국내 오피스텔을 사이트에 올려 숙소를 찾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행위를 금지하면서 오피스텔 투자가치가 떨어진 것도 위험 요소다. 국내 에어비앤비에 등록된 전체 객실 중 오피스텔 비중은 30~4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상태. 그동안 오피스텔 5실을 월세로 임대해 에어비앤비 숙소 제공으로 활용했던 양모(39)씨는 "에어비앤비로 손님을 모집해 운영하면 한 달에 200만원가량은 벌었는데 이제 그게 불가능해졌다"며 "주위에서도 오피스텔로 숙박 공유 서비스를 못 하니 아예 이 기회에 팔겠다고 나선 사람도 많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