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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학교 때문에…강남맘도 이사오는 송도의 트로이카

    입력 : 2016.11.07 10:46 | 수정 : 2016.11.30 22:45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라고 했다. 맹자의 어머니는 자식 교육을 위해 집을 세번 옮겼다. 교육열에 불타는 2016년 맹모에게 학교는 거주지 결정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다. 명문학군으로 입소문이 난 아파트는 수요도 꾸준하고 시세도 높다. 조선닷컴의 부동산·인테리어 콘텐츠 플랫폼 땅집go는 요즘 맹모들에게 주목받는 학군과 아파트를 집중 분석한다.

    [2016 맹모의 아파트] ②‘인천의 8학군’ 송도국제도시 1공구

    채드윅·신정중·포스코자사고 들어선 송도1공구
    江南서 이사올 만큼 인기…‘인천의 8학군’ 별칭
    채드윅 학비 비싸고 정원 찼지만 입학 수요 많아
    아파트값 평당 1400만원대…아직 고점 회복 못해
    상승 여지 있지만 개발 속도와 인구 유입이 관건

    송도신도시는 국제도시 조성을 목표로 인천경제자유구역청(IFEZ)이 21조5442억원을 들여 개발하는 프로젝트다. 사업부지만 53.4㎢(약 1615만평)로, 여의도 면적의 18배가 넘는다. 총 11개 공구 중 현재 1~4공구와 7공구는 기반시설 조성이 완료됐고, 나머지 공구는 진행 중이다. 송도국제도시 개발은 2020년 마무리될 예정이다.
    송도에서 가장 인기 있는 학군인 1공구에는 채드윅국제학교와 신정초·연송초·명선초, 신정중, 연송고·포스코자사고가 있다. /네이버 지도
    송도국제도시에서 학군만 놓고 봤을 때 가장 인기 있는 주거지는 1공구(국제업무단지)다. 1공구 아파트는 채드윅국제학교(Chadwick International school)를 걸어서 통학할 수 있고, 신정중과 포스코자사고가 가까워 송도 맹모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인천의 8학군’이라는 별칭도 얻었다.

    1공구의 경우 채드윅과 신정중이 일찌감치 인기를 끌었지만, 고등학교 학군은 약하다는 평을 받았다. 그러나 지난해 인천에서 두 번째이자, 송도 첫 자사고인 포스코자사고가 개교하면서 초·중·고 명문 학군이 완성됐다.

    ■채드윅·신정중·포스코자사고, 인천의 8학군

    채드윅은 2010년 9월 문을 열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채드윅스쿨 교육 과정을 그대로 가져왔다. 유아원(pre-k·만 4세)과 유치원(kinder·만 5세), 초·중·고(Grade1~12) 과정을 통합 운영한다. 한국어를 제외한 전 과목 수업을 영어로 진행한다.

    채드윅은 우리나라 국제학교 가운데 입학하기 가장 어려운 곳으로 꼽힌다. 등록금이 학년별로 연간 3200만~3800만원으로 높은 편이다. 하지만 교육열이 높기로 소문난 서울 강남 학부모들이 자녀를 채드윅에 보냈다는 이유만으로 강남에서 송도로 이사올 정도다. 채드윅측은 “정원이 꽉 찼는데도 입학시험을 보겠다고 문의하는 학생과 학부모들이 꾸준하다”고 말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채드윅국제학교 건물 외관, 교실, 브로드웨이 극장, 수영장. /채드윅국제학교 제공
    채드윅은 정원 2080명 가운데 40%인 832명에 한해 내국인 입학생을 받도록 인가받았다. 현재 1155명의 재학생 중 내국인은 832명이어서 정원은 꽉찼다. 채드윅 관계자는 “매년 졸업생과 미등록자 등을 감안하면 일부 신입생을 받을 여지가 있다”면서 “다만 신입생은 프리케이와 킨더, 그레이드1 학생 위주로 받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를 감안하면 매년 50~100명 정도의 내국인 학생 입학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채드윅이 인기있는 이유는 두 가지다. 외국 거주 경험이 없는 내국인 학생이 입학할 수 있고, 국내 학력도 인정되기 때문이다. ‘국내학력인증 프로그램’을 이수한 졸업생은 다른 국제학교 졸업생과 달리 국내 대학교에 가기 위한 검정고시를 따로 치르지 않아도 된다. 올해 배출한 첫 졸업생 68명 중 43명(86%)이 영국 대학평가기관인 타임즈고등교육(THE Times Higher Education)이 선정한 전 세계 최상위 100위권 대학에서 합격통지서를 받으며 입시 결과도 증명했다.
    송도 1공구에 있는 자이하버뷰1단지. /고성민 기자
    채드윅 1공구에는 신정중과 포스코자사고가 있다. 이들 학교도 인천에서 ‘공부 잘하는 학교’로 유명하다. 지난해 학업성취도평가 결과, 인천에서 해송중(인천 1위)과 신정중(인천 2위) 두 학교만 전국 상위 100위권에 들었다. 학업성취도평가란 ‘보통’ 이상의 학력을 보유한 학생 비율을 나타낸다.

    신정중은 학업성취도평가 순위에서 해송중에 밀렸지만, 지난해 459명의 졸업생 중 86명(18.7%)을 과학고·외고·국제고·자사고에 보내며 특목고 진학률에서 해송중(13.4%)을 앞섰다.

    포스코자사고는 인천에서 두 번째, 송도에서 첫 자사고라는 점에서 지난해 개교 당시부터 송도 맹모들의 기대를 모았다. 2018년 첫 대입 결과가 나온다. 맹모들은 그동안 포스코자사고를 운영하는 포스코교육재단의 자사고인 포항제철고와 광양제철고 입시 결과가 뛰어나다는 점에 주목한다.

    ■1공구, 지하철역·상가 많아 유리…입시학원은 부족

    인천시는 중학교 배정시 정원의 50%를 1근거리 학생에게 배정한다. 신정중을 1근거리 학교로 지원할 수 있는 단지는 1공구다. 채드윅과 포스코자사고는 각각 전국·광역 단위로 학생을 모집한다. 따라서 주변에 살아야 학교를 지원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통학 측면에서 가장 유리한 곳은 1공구다.

    채드윅의 경우 학생 안전 등을 이유로 프리케이(pre-k·만 4세)와 킨더(kinder·만 5세), 그레이드원(Grade1·만 6세) 학생들은 통학버스 이용이 불가하다. 채드윅 관계자는 “저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통학버스가 다니지 않고 오랜 기간 통학해야 하기 때문에 송도에 집을 마련하기도 한다”며 “재학생의 50% 정도가 스쿨버스를 이용하고, 나머지 50%는 자가 차량을 이용하거나 걸어서 통학한다”고 말했다.
    송도 센트럴파크푸르지오에서 채드윅송도국제학교까지 거리는 약 826m로, 걸어가면 약 13분이 걸린다. 송도동 중심 상업지역 NC큐브커넬워크(푸른색 네모)와 학원가(주황색 네모)의 입지. /네이버 지도
    1공구 아파트 입지를 살펴보면 센트럴파크공원과 인천지하철 1호선 센트럴파크역, 상업시설인 NC큐브커넬워크 등을 걸어서 가깝게 이용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국제업무지역이나 포스코 송도사옥 등에서 근무하는 직장인은 직주근접이 가능하다. 계획도시답게 아파트가 학교를 둘러싸고 있는 점도 학군 측면에서 강점이다.
    송도 학생들을 태운 학원버스가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위), 할로윈데이를 맞은 송도 초등학교 학생들이 센트럴파크 공원에서 게임을 즐기고 있다(아래). /고성민 기자
    학원은 1공구 상업시설 건물에 군데군데 들어서 있고, 컨벤시아대로 건너편 2공구에 밀집해 있다. 초·중학생이 다닐 수 있는 유명 학원과 대형 프랜차이즈 학원이 곳곳에서 보인다. 송도 학생들은 주로 아파트에서 셔틀버스를 이용해 학원으로 이동한다.

    다만 고교생을 위한 입시 학원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다는 점은 약점이다. 송도의 한 공인중개사는 “고교생들이 다닐 만한 학원이 없어서 따로 과외 교사를 알아보는 학부모들이 많다”고 말했다.

    ■집값, 2009년 고점 회복 못해…장기 투자로 접근해야

    1공구 아파트 가운데 가장 인기 높은 단지는 센트럴파크푸르지오, 자이하버뷰 1단지, 더샵그린워크 1차 등 3곳이 꼽힌다. 통상 실수요자가 많을수록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금)이 높은데 이들 단지만이 1공구 아파트 중 전세가율이 80%를 넘었다. 센트럴파크푸르지오가 82%로 가장 높고, 자이하버뷰1단지 81.5%, 더샵그린워크1차 80.6% 등이다. 그렇다면 이들 아파트 단지를 지금 시점에서 매입해도 괜찮은 걸까.
    인천 연수구 송도동 아파트 매매가 추이. /자료=부동산114제공
    우선 송도국제도시 아파트 매매가 추이를 보면 2008년 3.3㎡당 1560만원을 기록한 이후 2013년 1218만원으로 5년 동안 342만원 떨어졌다. 2014년부터 다시 회복세를 타면서 올 9월 3.3㎡당 1289만원까지 올라섰지만 여전히 고점에는 미치지 못한다.

    1공구 센트럴파크푸르지오 전용 84.92㎡는 지난해 6월 입주 이후 3000만원, 자이하버뷰 전용 94.47㎡는 2014년 4월 입주 이후 2500만원, 그린워크 1차 전용 59.92㎡도 2014년 9월 입주 이후 8000만원 정도 각각 매매가격이 올랐다.

    현재 이 아파트들의 3.3㎡당 매매가격은 1400만원대로 송도국제도시 평균 시세보다 10%쯤 높다.
    센트럴파크푸르지오 전용 84.92㎡, 자이하버뷰 전용 94.47㎡, 그린워크1차 전용 59.92㎡ 과거 시세. /KB국민은행
    전문가들은 송도 집값이 아직 저평가된 상태여서 실수요자 또는 장기 투자자라면 지금 집을 매입하는 것도 손해보는 것은 아니라고 평가한다. 물론 변수는 있다. 아직 개발이 끝나지 않은데다 주택 공급이 계속 진행돼 공급 과잉 우려도 있다.

    박합수 KB국민은행 수석 부동산전문위원은 “송도는 백화점과 명품아울렛, 바이오산업단지 등이 계획돼 인구가 유입되는 지역”이라며 “집값도 조금이나마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009년 3.3㎡당 1500만원에 분양한 단지들이 현재 3.3㎡당 1200만~1300만원까지 떨어져 상대적으로 저평가돼있다”면서 “2009년 가격은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 TF팀장은 “장기적으로 도시가 완성되면서 송도 1공구 집값은 조금씩 상승할 것 같다”면서 “하지만 송도 규모가 분당의 3배에 달하기 때문에 분당 정도의 집값을 유지하려면 150만명에 달하는 인구유입이 필요하고, 결국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했다. 고 팀장은 “투자가 활성화되고 일자리가 따라 붙어주면 가격상승 여력이 있겠지만 지금으로선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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