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10.27 03:01
◇수요자 맞춤형 주택단지 속속 등장… '큰손' 시니어 잡아라"
고령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면서 시니어층을 타깃으로 한 주택이 수요자 맞춤형 주택의 대표적인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전체 인구의 13%를 넘어섰다. 아파트를 처분하기보다 왕성하게 구입하는 고령층도 많다. 노인들의 생활 편의를 돕는 시설과 건강·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고령자 전용 주택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배경이다.
민간에서는 GS건설이 대기업 건설사로는 처음으로 노인복지주택 사업에 뛰어들었다. GS건설이 이달 말 경기 용인시 기흥구 중동 일대에서 분양하는 시니어주택(노인복지주택)인 '스프링카운티자이'는 부부 또는 홀로 사는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주택이다. 모든 가구를 전용 47~74㎡ 이하의 중소형으로만 구성했다. 아파트 단지의 곳곳에 '고령자 맞춤형'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갖춰져 있다.
우선 단지 내에서 대형 종합병원의 의료 연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가사 노동을 덜어주는 청소·세탁 서비스 등 홈케어서비스도 옵션으로 제공된다. 단지 내 식당 등 부대시설은 GS건설 자회사에서 통합 관리한다. 조상대 GS건설 분양소장은 "예를 들어 60대 주부가 '밥하는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 스프링카운티자이의 특징"이라며 "나이가 들어도 활동적인, 건강한 60대 이상의 입주민들이 풍요로운 여가생활과 의료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배려했다"고 말했다.
정부도 고령자 전용 주택을 내놓았다. 국토교통부는 저소득층 고령자들을 위한 공공임대주택으로 올해 처음으로 '공공실버주택'을 선보였다.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복지관이 공공임대주택 건물 내 또는 바로 옆에 자리 잡고 있다. 성남 위례, 성남 목련, 수원 광교 등에서 내년까지 2000가구가 공급된다.
◇'따로 또 같이' 대학가 부분 임대 아파트 인기
대학생들에게 독립된 주거 공간을 제공하고 집주인은 임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부분 임대 아파트'도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런 아파트는 같은 주택에 살더라도 별도의 출입문과 주방, 욕실을 설치한다. 집주인과 대학생 세입자의 동선(動線)을 완전히 분리해 각각 독립된 생활이 가능하도록 했다. 연세대·서강대·이화여대·홍익대 등이 있는 서울 마포구와, 중앙대·숭실대 등이 가까운 동작구 흑석동에서 이 같은 아파트 단지가 눈에 띈다.
지난 2월 입주한 마포구 현석동 '래미안 마포 웰스트림'(부분 임대형 가구 62가구), 이달 분양하는 마포구 대흥동 '신촌그랑자이'(46가구), 지난 6월 분양한 동작구 흑석동 '흑석뉴타운 롯데캐슬 에듀포레'(32가구) 등이 이에 해당한다. 정부에서 젊은 층을 위해 공급하는 '행복주택' 중에서도 서울 가좌, 인천 주안, 용마루 등 대학과 가까운 지역에 위치한 행복주택은 대학생 특화 단지로 지정됐다. 대학생 특화 행복주택에는 공용시설에 도서관, 게스트룸이 마련되고 내부에는 빌트인 가전제품이 설치된다.
◇신혼부부用 초소형주택, 자녀 교육 특화 단지도 잇따라
1970년대 후반~1990년대 초반 태어난 '에코 세대'를 겨냥한 주택도 등장하고 있다. 에코 세대 가운데서도 신혼부부와 자녀의 교육 수요를 충족시켜 주는 단지가 눈길을 끈다. 도심 역세권 아파트에서는 맞벌이 신혼부부 등을 위한 전용 40㎡대 초소형 평면 공급이 늘고 있다. 지난 6월 공급된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 파크자이'와 은평구 응암동 '백련산파크자이'에는 전용 49㎡ 주택이 각각 일반분양 물량의 31%(109가구), 20%(59가구)를 차지했다.
하남 미사, 서울 오류 등의 신혼부부 특화 행복주택의 경우 어린아이를 키우며 살 수 있도록 투룸형으로 공급되고, 국공립어린이집과 키즈카페 등이 단지 내에 들어설 예정이다.
자녀 교육 부분을 강조한 주택 단지도 아파트 시장의 새로운 경향이다. 경기 안산에서 이달 분양한 '그랑시티자이'는 어학원 YBM과 업무협약을 맺고 입주민들에게 영어 교실 등의 프로그램을 제공할 예정이다. 단지 인근에 있는 한양대 ERICA캠퍼스 사회교육원과도 연계해 대학생들이 재능 기부 형식으로 입주민 자녀들에게 영어, 미술 등의 교육 프로그램을 2년 동안 무상으로 제공한다. 김지은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원은 "실용성을 중시하는 1979~1992년생들이 주택 시장에 본격 진입하면서 초소형 아파트와 보육·교육 서비스를 강조하는 주택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