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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 재건축 '35층 제한'… 무섭게 오르던 시세 제동

    입력 : 2016.10.06 19:42 | 수정 : 2016.10.06 23:14

    서울 강북에서 바라본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서울시는 6일 압구정동 24개 아파트 단지를 6개 재건축 사업 단위로 나눠 통합 개발하는 지구 단위 계획을 발표했다. /김연정 객원기자

    서울 강남의 대표적인 부촌인 압구정동 아파트가 개별 단지가 아닌 통합 개발하는 '지구단위계획'으로 재건축되고, 최고 층수는 35층으로 제한된다.

    서울시는 이러한 내용의 '압구정아파트지구 지구단위계획 구역지정 및 계획결정안'을 13일 공람공고한다고 6일 밝혔다. 이는 기존 단지가 몇 개씩 묶여 추진되던 기존 계획보다 도로와 학교, 상업시설 등 기반시설까지 재배치하는 대규모 개발계획이다. 지구단위계획은 교통 영향, 인프라 등을 고려해야 해 일반 정비계획보다 사업 추진 기간이 1~2년 더 걸린다. 이 때문에 그동안 급등하던 압구정동 아파트의 시세도 일부 조정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압구정 재건축 아파트 35층 이하로 제한

    압구정동 지구단위계획은 총 24개 아파트 단지를 6개 재건축 사업단위로 구분하고, 이를 특별계획구역으로 묶어 다양한 형태의 개발을 유도한다는 것이 골자다. 특히 서울시의 한강변 관리 기본계획을 적용해, 재건축되는 아파트의 최고 높이는 35층으로 제한한다. 그동안 압구정 아파트 거주자들은 "랜드마크급 아파트 건설을 위해서는 40~50층 높이로 지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김학진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은 "다른 주거지역과의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 최고 층수를 35층으로 제한하는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층수 제한을 바꿀 계획이 없다"고 했다.

    지구단위계획은 학교·도로 등 기반시설과 주변지역 연계성을 고려한다. 구현대아파트 뒤편 한강변에는 역사문화공원이 조성되며, 압구정역 5거리는 4거리로 바뀌고 토지 용도를 변경해 40층 높이의 주상복합이 들어선다. 상업시설을 압구정로 길가로 모았고, 교통이 압구정로에 집중되지 않도록 단지 주위를 둘러싼 도로를 뚫기로 했다. 일부 구역에는 저층 단지나 공원, 학교 등을 배치해 한강 조망이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재건축 호재로 6개월 사이 3억 이상 폭등한 압구정 아파트

    서울 강남 압구정동은 서울의 대표 부촌이다. 정부의 '강남 개발'과 함께 조성된 압구정동은 1976년 현대 1~3차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강남 1번지'로 불렸다. 현재 115만㎡에 24개 단지, 1만여 가구가 거주하고 있다. 20년 가까이 강남 부촌을 상징하던 압구정동은 아파트가 노후화하고, 대치동과 도곡동이 개발되면서 1990년대 '강남 맹주(盟主)' 자리를 넘겨줬다. 이후 재건축 추진 이야기가 나왔지만, 고층 아파트라 사업성이 떨어지고 재건축에 관심이 적은 고령의 거주민이 많아 사업 추진 속도가 늦었다.

    하지만 서울시가 압구정동 아파트를 재건축하는 개발기본계획(정비계획 변경안)을 마련해 지난 8월 발표하기로 하면서 압구정 아파트값은 수직 상승했다. 지난 1월 14억9000만원이었던 압구정 현대5차 전용면적 82㎡ 아파트는 7개월 만에 3억6000만원이 오른 18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서울시는 지난달 기존 입장에서 선회해 압구정동 아파트를 통합 개발하는 지구단위계획으로 추진한다고 밝혔고, 이달 6일 이를 확정 발표했다. 진경식 서울시 공동주택과장은 "광역 차원의 체계적 관리를 위해 지구단위계획으로 재건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압구정 재건축 아파트 관망세 진입

    압구정동 지구단위계획이 발표되면서, 최근 무섭게 오르던 압구정 아파트값은 제동이 걸렸다. 지구단위계획으로 사업이 추진되면 교통 영향 등을 고려해야 해 재건축 기간이 1~2년 정도 더 걸릴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특히 아파트 최고 층수 제한이 35층으로 확정되면서 주민들은 반발하고 있다. 그동안 재건축을 추진했던 재건축준비위원회 등은 압구정 지구를 40~50층 이상의 초고층 단지로 재건축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압구정동 G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그동안 주민들이 서울시에 요구했던 최고 층수 규제 완화 등이 반영되지 않아 실망하는 분위기"라며 "좋은 정비계획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에 그간 아파트값이 급등했는데, 당분간은 보합세를 유지하면서 상황을 관망하는 이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전문가들의 분석은 엇갈린다. 단기적으로 재건축 추진 속도가 늦어지면서 시세가 조정될 가능성이 크지만, 장기적으로는 호재라는 반응이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TF 팀장은 "현재 급등한 압구정동 아파트값의 일부 조정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고, 박합수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압구정 아파트는 입지 면으로는 전국구 넘버1"이라며 "시간은 걸리더라도 통합적 개발로 도로·공원 등이 잘 갖춰진 대규모 단지로 재탄생하면 강남 최고의 랜드마크 아파트 단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DB

    /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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