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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률 갈수록 떨어지는데… 돈 몰리는 오피스텔

    입력 : 2016.08.25 03:06

    [초저금리가 뒤흔드는 부동산 시장] [1] 오피스텔 異常 과열

    - 수익 年5%대… "적금보다 나아"
    올해 상반기 오피스텔 시장에 유동자금 2조8237억원 유입
    1억~2억 정도면 투자할 수 있어 분양 때마다 수십對 1 경쟁률
    입주 물량 증가로 空室 우려… 꼼꼼하게 따진 후 투자해야

    폭염(暴炎)이 이어지고 있지만, 아파트 모델하우스마다 관람객이 길게 줄을 서고 있다. 서울 강남권의 재건축 아파트 시세는 한 달 새 수억원씩 가격이 치솟고 있다. 상업용 부동산에도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침체 우려마저 나왔던 부동산 시장에서 일부 과열현상이 발생하는 것은 ‘초저금리’가 초래한 현상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유럽과 미국 부동산 시장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초저금리로 지각변동이 벌어지고 있는 부동산 시장을 점검한다.

    GS건설이 최근 경기 일산에서 분양한 킨텍스 원시티 오피스텔은 평균경쟁률 43.3대 1을 기록했다. 청약 1건당 1000만원씩을 받은 청약증거금은 370억원을 넘었다. 당첨자 계약은 하루 만에 끝났다. 롯데자산개발이 지난 2월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분양한 '롯데몰 송도 캐슬파크' 오피스텔은 아파트로 따져도 큰 규모인 2040실(室)을 분양했는데도 평균 경쟁률 4.46대 1이 나왔다. 경기 고양 삼송지구에서 분양한 '힐스테이트 삼송역' 오피스텔의 평균 경쟁률은 11대 1이었다. 이른바 '로열층'에는 500만~800만원의 웃돈까지 붙었다. 23일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의 한 오피스텔 모델하우스를 방문한 윤승호(54)씨는 "당첨되면 적금을 깨고 오피스텔을 장만해 월세 수익을 올려볼까 해서 구경 왔다"며 "금리가 엉망인데 은행에 두는 건 무의미하지 않으냐"고 말했다.

    지난 5월 경기도 고양시 고양관광문화단지 인근에 분양한 ‘킨텍스 원시티’ 모델하우스에 관람객들이 몰렸다. 이 단지 오피스텔 170실은 계약 첫날 완판됐다.
    지난 5월 경기도 고양시 고양관광문화단지 인근에 분양한 ‘킨텍스 원시티’ 모델하우스에 관람객들이 몰렸다. 이 단지 오피스텔 170실은 계약 첫날 완판됐다. /GS건설

    저(低)금리가 지속되면서 한때 끝나는 듯했던 오피스텔의 인기가 다시 치솟고 있다. 오피스텔 수익률은 한때 두자릿수를 기록하다가 수년간 하락해 최근엔 평균 5%대까지 내렸지만, 오피스텔 거래는 오히려 급증하고 있다. 기준금리가 연 1.25%까지 떨어지면서 예금이나 적금의 수익률보다 오피스텔 수익률이 높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저금리와 맞물린 '오피스텔 붐'이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공급 확대와 공실(空室)에 따른 수익률 저하 가능성을 경고했다.

    "'수익률 떨어져도 예·적금보단 낫다' 인식 팽배"

    연도별 오피스텔 분양, 입주, 연평균 수익률 그래프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전국 오피스텔 수익률은 2002년 8.11%에서 2011년 5.92%로 하락했고, 올해는 지난달까지 5.5%를 기록 중이다. 그럼에도 '갈 곳 잃은 뭉칫돈'은 오피스텔로 계속해 몰려들고 있다. 현재 1억원을 은행 정기예금에 넣으면 최대 연 150만원의 이자 수익을 얻지만, 오피스텔에 투자하면 임대료로 연 500만원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정보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오피스텔 거래시장에 몰린 유동자금은 2조8237억원이었다. 2010년 상반기(1조8332억원)보다 6년 동안 54% 증가한 것이다.

    오피스텔의 인기는 '아파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가격'과 '금리 이상의 수익률'에서 나온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1억~2억원으로 투자할 수 있는 부동산은 오피스텔이 사실상 유일한 데다, '오피스텔 수익률이 아무리 내려도 금리보다는 낫다'는 인식이 투자자들 사이에 퍼져 있다"고 말했다.

    수익형 부동산에 돈이 몰리는 것은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금리가 사실상 마이너스(-)인 미국에서도 마찬가지다. 미국 뉴욕의 투자자문회사 그린스트리트자문이 오피스·상가·공장 등 수익형 부동산의 가치를 합산해 산출하는 미 '상업용 부동산 지수'(CPPI)는 2009년 4월 61.2포인트로 바닥을 찍은 뒤 두 배 이상으로 치솟아 지난달 현재 125.5를 기록 중이다. CPPI 집계가 시작된 1997년 이후 최고치다. 종전 최고치는 금융 위기 직전인 2007년 7월의 100이었다.

    "고(高)분양가에 공실 우려…투자 신중해야"

    문제는 오피스텔이 공급 과잉에 빠질 수 있다는 점이다.

    국내 오피스텔 분양은 꾸준히 늘고 있다. 2013년 3만9158실, 2014년 4만3373실, 작년에는 6만5415실이 분양됐다. 올해 예상치는 5만7925실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이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올 하반기 서울 전체 입주 오피스텔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5244실이 입주하는 마곡지구의 일부 오피스텔은 수익률이 4% 대 초반까지 내려왔다. 이런 가운데서도 오피스텔 입주는 계속 쏟아지고 있다. 올 9월 전국에서 6385실, 10월에는 5476실, 11월과 12월에는 각각 3512실, 4321실이 입주할 예정이다. 올 하반기에는 매달 올 상반기의 월 평균(3429실)보다 많은 입주가 쏟아지는 것이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전문위원은 "저금리로 한동안은 오피스텔 붐이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며 "그러나 최근 오피스텔 분양가가 지속적으로 오르면서 수익률 자체가 하락세인 데다, 입주 물량 증가로 인한 공실 우려도 커지고 있는 만큼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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