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08.17 03:52 | 수정 : 2016.08.18 10:42
[오늘의 세상]
압구정 현대·목동 하이페리온 등 고급 주택까지 숙박업 이용 늘어
관광객 몰리는 단독주택 값 올라… 제주도는 공유용 주택 건설 붐
주인 거주 안하는 민박은 불법
관광업계 "현실 맞게 법 고쳐야"
건축디자이너 이모(38)씨는 올 초 서울 삼성동에 전용면적 83㎡짜리 아파트 한 채를 11억원에 샀다. 그는 주택 공유 사이트 에어비앤비(Airbnb)를 통해 이 아파트를 관광객에게 '단기(短期)'로 빌려줘 월평균 700만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이씨는 "하루에 33만~38만원씩 숙박비를 받는다"면서 "호텔방 한 칸에서 함께 지내기 어려운 5~6명 가족 단위 미국, 유럽 방문객이 주고객"이라고 말했다.
서울 강남과 목동, 부산 해운대 등의 초고가(超高價) 아파트 소유자도 숙박 임대 서비스에 나서는 등 미국에서 시작된 주택 공유 사업이 한국에서도 본격화하고 있다. 주택 공유 사업은 자신의 주택을 호텔이나 콘도처럼 방문객에게 유료(有料)로 빌려주는 사업이다. 주택 공유 사업이 국내 주택 시장의 판도를 바꾸는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전세와 월세뿐이던 국내 주택 임대 시장에 '제3의 수익 모델'로 자리 잡고, 주택 공유 사업용 주택 건축도 잇따르고 있다.
◇10억 이상 아파트도 잇달아 등장
현행법상 에어비앤비 등 주택 공유 사업을 하려면 지방자치단체에 '도시 민박업 사업자'로 등록해야 한다. 6월 말 기준 서울 시내에서 에어비앤비 등 '도시 민박업'을 하겠다고 등록한 주택은 851가구이다. 작년 말 732가구에서 반년 새 16.2% 증가했다. 그러나 실제로 주택 공유 사업에 뛰어든 집주인은 이보다 훨씬 많다. 에어비앤비코리아에 등록된 한국 주택만 해도 2013년 2000여곳에서 올해 5월 기준 1만6000곳으로 2년 반 새 800% 급증했다.
이씨는 "하루에 33만~38만원씩 숙박비를 받는다"면서 "호텔방 한 칸에서 함께 지내기 어려운 5~6명 가족 단위 미국, 유럽 방문객이 주고객"이라고 말했다.
서울 강남과 목동, 부산 해운대 등의 초고가(超高價) 아파트 소유자도 숙박 임대 서비스에 나서는 등 미국에서 시작된 주택 공유 사업이 한국에서도 본격화하고 있다. 주택 공유 사업은 자신의 주택을 호텔이나 콘도처럼 방문객에게 유료(有料)로 빌려주는 사업이다. 주택 공유 사업이 국내 주택 시장의 판도를 바꾸는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전세와 월세뿐이던 국내 주택 임대 시장에 '제3의 수익 모델'로 자리 잡고, 주택 공유 사업용 주택 건축도 잇따르고 있다.
◇10억 이상 아파트도 잇달아 등장
현행법상 에어비앤비 등 주택 공유 사업을 하려면 지방자치단체에 '도시 민박업 사업자'로 등록해야 한다. 6월 말 기준 서울 시내에서 에어비앤비 등 '도시 민박업'을 하겠다고 등록한 주택은 851가구이다. 작년 말 732가구에서 반년 새 16.2% 증가했다. 그러나 실제로 주택 공유 사업에 뛰어든 집주인은 이보다 훨씬 많다. 에어비앤비코리아에 등록된 한국 주택만 해도 2013년 2000여곳에서 올해 5월 기준 1만6000곳으로 2년 반 새 800% 급증했다.
본지가 16일 서울시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5억원짜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를 비롯해 목동의 랜드마크인 주상복합 목동하이페리온, 잠실 엘스아파트 등 10억원 이상 고가 아파트가 리스트에 대거 이름을 올렸다. 특히 하이페리온의 경우 복층(復層) 펜트하우스는 1박(泊)당 50만원대였다. 주택 공유 사업자 김모씨는 "단체 관광객 입장에서는 여행사 등을 통해 호텔 방 여러 개를 잡는 것보다 에어비앤비를 통해 아파트 한 채를 구하는 게 이익"이라고 말했다.
서울시에서 도시 민박업 등록 주택이 가장 많은 마포구(267가구·31%)의 경우 중국인 관광객이 몰리고 임대 수익률이 상승하면서 주택 가격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서교동·연남동 등 마포 일대는 주택 공유 사업 수요의 급증과 상권 활성화 영향으로 단독주택 가격이 뛰고 있다"고 말했다.
지은 지 40년이 지난 한남동 유엔맨숀과 역삼동 개나리아파트 일부도 관광객을 받고 있다. 부산의 대표적인 부촌(富村)인 해운대에서도 랜드마크인 두산위브더제니스의 일부 주택이 주택 공유 시장에 나왔다. 제주도에서는 주택 공유 사업용 주택 건설이 잇따르고 있다. 서귀포시에는 지난 3월 외지 임대 수요를 겨냥한 376가구 규모 다세대 주택 '파우제인제주'가 문을 열었고, 제주시에서는 조천읍 '타운하우스더헤븐'(37채)과 구좌읍 '다랑쉬테레'(90채)가 최근 착공했거나 인허가 절차를 밟고 있는중이다.
◇제도 보완 필요성 제기… "공론화 통한 개선 필요"
'현실과 제도 간 괴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도가 관광산업 확대 등 급변하는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행법상 집주인이 자신이 거주하지 않는 집을 공유용으로만 내놓는 것은 불법이다. 관광객이 머무는 동안에도 기본적으로 집주인이 함께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에어비앤비에서는 '집 전체'를 내놓은 사례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또 원룸이나 오피스텔 등을 빌려주는 것도 불법이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관광 산업에 도움을 주는 집주인 상당수를 '범법 행위자'로 만들 수 있는 만큼 관련 법 정비가 필요하다"고 했다. 서울시는 최근 관계 법령의 완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문화체육관광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택공유 사업
주택을 호텔이나 콘도처럼 유료로 빌려주고 수익을 올리는 사업. 집주인과 방문객을 연결해주는 사이트 '에어비앤비'의 등장을 계기로 최근 급격히 확산하고 있다. 에어비앤비 한 곳에만 전 세계 주택 150만채가 등록돼 있다.
서울시에서 도시 민박업 등록 주택이 가장 많은 마포구(267가구·31%)의 경우 중국인 관광객이 몰리고 임대 수익률이 상승하면서 주택 가격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서교동·연남동 등 마포 일대는 주택 공유 사업 수요의 급증과 상권 활성화 영향으로 단독주택 가격이 뛰고 있다"고 말했다.
지은 지 40년이 지난 한남동 유엔맨숀과 역삼동 개나리아파트 일부도 관광객을 받고 있다. 부산의 대표적인 부촌(富村)인 해운대에서도 랜드마크인 두산위브더제니스의 일부 주택이 주택 공유 시장에 나왔다. 제주도에서는 주택 공유 사업용 주택 건설이 잇따르고 있다. 서귀포시에는 지난 3월 외지 임대 수요를 겨냥한 376가구 규모 다세대 주택 '파우제인제주'가 문을 열었고, 제주시에서는 조천읍 '타운하우스더헤븐'(37채)과 구좌읍 '다랑쉬테레'(90채)가 최근 착공했거나 인허가 절차를 밟고 있는중이다.
◇제도 보완 필요성 제기… "공론화 통한 개선 필요"
'현실과 제도 간 괴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도가 관광산업 확대 등 급변하는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행법상 집주인이 자신이 거주하지 않는 집을 공유용으로만 내놓는 것은 불법이다. 관광객이 머무는 동안에도 기본적으로 집주인이 함께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에어비앤비에서는 '집 전체'를 내놓은 사례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또 원룸이나 오피스텔 등을 빌려주는 것도 불법이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관광 산업에 도움을 주는 집주인 상당수를 '범법 행위자'로 만들 수 있는 만큼 관련 법 정비가 필요하다"고 했다. 서울시는 최근 관계 법령의 완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문화체육관광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택공유 사업
주택을 호텔이나 콘도처럼 유료로 빌려주고 수익을 올리는 사업. 집주인과 방문객을 연결해주는 사이트 '에어비앤비'의 등장을 계기로 최근 급격히 확산하고 있다. 에어비앤비 한 곳에만 전 세계 주택 150만채가 등록돼 있다.